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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너는 내 운명’… 외국인 없이 운영 못해
불법이 합법처럼, 열악한 노동환경이 원인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8년 01월 15일 (월) 10:11:35
   

불법이 합법처럼, 마치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는 사업장 인양 운영되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물류 서비스 현장이다.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장단기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수만 2017년 11월 말 기준으로 총 213 만 명에 이른다. 또 이들 중 불법 체류자만 24만6천명에 달한다. 물론 이들 모두가 취업근로자는 아니지만, 불법체류자인 24만 여명은 국내 산업시장 구석구석 불법 취업 중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들의 경우 물류현장 근무가 많은 편이다.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사회보험 바깥의 노동자들이란 점과 물류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운영을 지속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한 인력 도급업체 대표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물류현장 취업은 불법이지만, 이들에게 ‘불법은 내 운명’인 셈”이라고 말할 만큼 노동력에서 절대적이다. 출입국관리소 이민조사과 관계자는 “물류산업 시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취업이 모두 불법은 아니지만, 중국동포 혹은 합법적인 취업비자를 받고 체류 중인 외국인은 굳이 불법 취업은 하지 않는 만큼 물류 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대다수가 불법 취업으로 보면 맞다”고 말했다. 과연 물류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법 취업 현황은 어느 정도며, 왜 불법취업이 합법인 것처럼 둔갑해 운영되고 있는지 물류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불법 취업 형태를 알아봤다.

전체 외국인 213명 만 명에 달해, H-2 비자만 합법
외국인 근로자 취업은 내국인 고용이 어려운 제조업, 건설업, 서비스업 등 상시근로자 300명 미만 중소기업에만 허용하고 최소한 1개월 이상 내국인을 구하려는 노력 후 채용이 어려운 사업주에 한해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허용한다. 2017년 11월말 기준으로 대한민국 체류 외국인은 213만 여명이다. 국적별 체류 외국인은 중국이 47.5%(101만2639명)으로 가장 많고, 베트남이 7.8%(16만6732명), 미국이 6.8%(14만4413명), 태국이 6.5%(13만8032명), 우즈베키스탄 3%(6만3287명) 등의 순이다. 이들 외국인 등록자들을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71만1704명(60.7%)이 거주해 가장 많고, 영남권이 21만8595명(18.6%), 충청권 12만2509명(10.4%), 호남권 8만1172명(6.9%) 순으로 거주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이 국내에 체류하려면 수 십 종의 비자 발급을 통해 가능하며 재외동포들의 경우 (F-4)를 받은 41만2450명, 방문취업 비자인 (H-2)를 통해 입국한 경우는 23만5804명, 영주권 비자인 (F-5)의 경우 8만9313명 등이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70만714명으로 전체의 83.6%를 차지해 가장 많고, 미국이 4만5550명(5.4%), 캐나다 1만6008명(1.9%) 등이다.

현재 외국인 근로자들이 법적인 테두리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제조업종이다. 건설부문과 중소 제조사들의 경우 H-2비자를 받은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을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 반면 서비스업종인 물류부문은 재외동포 비자인 F-4등의 비자가 있어야 합법적인 외국인 근로자들로 인정된다.

합리적 임금산정이 급선무, 인력 없어 불법 방관
물류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의 취업이 근절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어려워서다. A인력 도급업체 문 모 대표는 “대전을 비롯해 국내 대형 택배 분류터미널에서의 야간 분류작업과 상하자 작업인력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들이 상당수”라며 “이 같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법취업은 한국인 근로자를 지금의 일당으로 구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불법은 외국인 근로자의 운명인 셈이다. 또 다른 인력수급 업체 대표 김 모씨도 “불법인줄 알지만 야간 물류터미널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고, 통상 최저 임금보다 일당은 높다”며 “물류시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투입은 인력소싱 기업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불법 체류자란 이유로 정상적인 임금지급을 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일부 인력도급업체들의 경우 불법체류자란 약점을 이용, 정상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인력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이런 경우는 많지 않다. 이처럼 중소 제조업 현장 뿐 아니라 물류터미널에서는 조금만 힘들고, 일이 고될 경우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현장운영이 어려운 처지를 맞고 있다.

한편 외국인 노동자들의 물류현장 투입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십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렇다 보니 물류현장 곳곳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합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요구가 마치 정당한 요구처럼 들린다. 통상 물류현장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전체 체류 외국인들 가운데 24만 여명에 달하는 불법 체류자들이 대부분이다. 정상적인 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굳이 힘들고 임금도 열악한 야간 물류업무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면 외국인 근로자 수급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외국인 인력 도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점조직으로 불법 체류자들 사이에서 인력이 수급되며, 불법 취업된 외국인이 친구의 친구를 데리고 오는 식으로 다단계를 통해 1명이 5명 내외의 인력을 수급 한다”고 말했다. 인력 수급업체 입장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투입은 마지막 선택이다. 단속에 적발될 경우 외국인 근로자 당사자는 근무 일수에 따라 벌금과 강제 출국당하고, 사업주의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해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2천 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형사상 처벌을 받기 때문이다.

물류현장에선 외국인 근로자 없이는 운영자체가 어렵다며, 합법적인 고용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노동 현장에서의 시각은 정 반대다.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고, 합적인 물류서비스가 절실하다고 꼬집는다. 최저임금 인상과 더불어 열악한 물류현장에서의 임금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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