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모르는 물류센터 이야기

지난 회에서는 물류센터 매각 시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하지만 물류센터를 실제 사용하는 화주 입장에서는 부동산 가치의 높은 것과는 별개로 사용하기에 총 운영비용이 낮고 편리한 실용적인 물류센터를 원할 것이다. 이번 회에서는 물류센터를 실제 사용하는 화주들 입장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인들과 요인에 따른 물류센터 입지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A사는 운영비용 및 수도권 고객사에 배송이 유리한 물류센터를 찾고 있다. A사의 물류센터 운영 기준은 아래 <표1>과 같으며, 이천, 용인, 김포, 수원/군포, 광주 지역 중에서 어느 지역에서 물류센터를 임차, 운영할 때 총 물류비용이 가장 낮게 나오는 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다.

1) 인력 확보에 의한 판단
물류센터 운영 시 인력 확보의 용이성은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물류센터가 위치한 지역 및 배후도시의 인구 규모가 크고, 대중교통이 편리하여 인력 확보가 용이한 경우 물류센터의 아르바이트 및 비정규직을 구하기도 쉽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래 그림은 통계청에서 발표한 수도권 인구 분포에 대해 행정구역별로 시각화한 자료이다. 가장 진한 색은 인구가 40만 명을 넘는 지역이며, 가장 흐린 색은 5만 명 이하인 지역이다. A사가 고려하는 지역들 중에서 김포와 수원/군포 지역에는 많은 사람이 거주하고 있으며, 그 인근 지역에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반면에 이천 지역에는 김포와 수원/군포에 비해 적은 수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근거리 지역에도 거주 인구수는 높지 않다. 당연히 물류센터가 김포나 군포/수원 지역에 위치한다면, 이천 지역일 때 보다 거주하고 있는 인구수가 많아 인력 확보가 용이할 것이다. 반면 물류센터의 평당 임대료 수준은 군포/수원 지역이 이천보다 훨씬 높다.

A사가 고려하고 있는 5개 지역의 평당 임대료와 인건비를 비교해보고 임대료와 인건비를 합했을 때는 지역적으로 어느 정도 차이가 발생하는지 어느 지역이 유리한 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다.

이천, 용인, 김포, 수원/군포, 광주 지역의 평당 평균 임대료를 비교해보면 이천 지역이 평당 평균 임대료가 가장 저렴한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비정규직에 대한 일일 인건비를 각 지역별로 비교해보면 김포와 수원/군포 지역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프1> 그렇다면 A사가 정한 기준으로 1년을 운영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임대료와 인건비를 합한 비용은 어떻게 달라질까? 정규직 1인당 월급은 5개 지역이 300만 원으로 같다고 가정하고 각 지역의 비용을 비교해보면 임대료와 인건비만 고려하였을 때, 물류센터의 연간 운영비용은 용인이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주, 이천, 수원/군포, 김포 순으로 비용이 낮은 것을 알 수 있었다.<그래프2>

2) 거래처에 의한 판단
물류센터 운영 시 임대료와 인력확보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자사가 배송해야하는 거래처가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 분포되어있는지도 고려해야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만약 자사의 거래처가 주로 서울지역에 분포되어 있다면 물류센터는 서울에 가까울수록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A사 기준으로 거래처가 200곳이며, 이천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 차량대수 20대가 필요하고 각 운영차량 당 매월 지입료 및 기사인건비 300만 원, 통행료 및 톨게이트비 100만 원이 든다고 가정하였을 때 지역별로 차량 회전율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 지역별 비용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뮬레이션을 실시하였다.

이천 지역을 기준으로 A사의 거래처 200곳이 서울 및 인근 수도권에 분포하였을 때 필요한 운영 차량대수를 20대라고 가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지역의 차량회전율을 아래 <표2>와 같이 가정하여 지역별 필요한 운영대수를 계산하였다. 거래처의 납품시간이 특정한 시간으로 크게 제한이 없다는 전제하에, A사의 물류센터가 이천지역에 위치할 경우 20대의 차량이 필요하다면, 김포지역이라면 5대의 차량으로 배송을 감당할 수 있다. 차량 운영 대수를 계산한 근거로 이전에 실시한 지역별 임대료와 인건비에 차량 운영비를 더한 값을 총 물류비용이라고 보고 이를 지역별로 정리하면 아래의 <그래프3>과 같다.

임대료와 인건비만을 고려하였을 때는 용인 지역이 가장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배송지까지의 접근성을 고려하여 차량 운영과 회전율까지 고려하였을 때는 김포 지역이 임대료는 높지만 총 물류비용은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A사는 물류센터가 김포에 위치하였을 때 가장 낮은 비용으로 물류센터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물류센터가 위의 결과처럼 김포에 위치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회사의 배송처가 어느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지, 납품시간의 제약조건은 없는지, 거래처당 납품에 걸리는 시간은 어떠한 지 등등 여러 요인과 서비스를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입출고나 배송이 많지 않아 차량 회전율이 낮은 경우라면 차량 운영비용 보다는 임대료가 저렴하면서 인력 수급이 용이한 지역에 위치하는 것이 총 비용은 줄어들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하루에 한 차량의 배송 횟수가 높아 차량 운영 효율이 중요한 업체라면 다른 지역보다 임대료가 높더라도 서울지역에 가까울수록 총 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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