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세월호 참사같은 사고 생겨서는 안돼

지난 20년 간 물류현장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이들의 비보를 여러 번 접했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물류센터 화재 및 붕괴, 지게차 전복, 화물차 교통사고 등으로 인해 발생한 사망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세월호 침몰 사고 역시 물류와 관련된 안타까운 사고 중 하나다.

조금의 관심과 주의를 기울였다면 이들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기에 더욱 안타깝다. 원인이 명확하진 않지만 세월호 사고 원인은 화물 과적으로 인한 배의 복원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해진 톤수만의 화물을 적재했다면, 이를 보다 세심히 관리 감독했다면 어땠을까. 또한 사고 발생 시 적절한 대처가 있었다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게 된 이들의 수는 크게 줄 수도 있다. 물류센터 화재나 지게차 사고 역시 센터 내 안전 규정이 잘 지켜지고, 보다 나은 근무환경이 만들어져 있었더라면 사고 발생률은 낮아졌을 것이다.

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들도 많다. 이들이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복합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죽음을 결심한 배경 중 하나로 열악한 물류환경이 포함됐다는 점은 깊게 되새길 필요가 있다.
물류산업은 다른 산업군에 비해 사고 위험이 매우 높은 산업군으로 분류된다. 물류산업이 3D산업(dirty, difficult, dangerous)으로 평가받는 이유기도 하다. 물류산업에서의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이들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그들이 죽음을 통해 남긴 이야기와 숙제는 보다 나은 20년을 준비해야 할 물류기업들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들의 죽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며, 열악한 근무 환경과 현장 개선에 보다 많은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과도한 근무환경, 대형 사고로 이어져
물류산업은 모든 교통수단과 연관돼 있다. 자동차, 비행기, 기차, 배, 오토바이 등의 교통수단이 물류산업에서는 운송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일부 교통수단의 경우 여객과 화물이 함께 이동하기도 한다. 세월호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고속버스의 소화물 운송이 허용되면서 여객과 화물을 함께 나를 수 있게 된 교통수단이 늘어났다.

본지가 지난 2014년 ‘물류안전경영, 지속가능산업의 초석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600호 특집 자료(참고 자료 : 2013년도 국내 교통안전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연간(2012년 기준) 화물차의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약 2만 9,011건으로,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 대비 13%를 차지했다. 사망자 비중은 22.8%였다. 발생건수 대비 사망자수와 부상자수를 비교할 수 있는 차종별 치사상률을 비교해보면, 화물차의 치사율(사망자수/발생건수, (4.2%))은 특수차(5.7%) 다음으로 높게 나타났다. 화물자동차의 사고는 대형교통사고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치사율 역시 높은 것이다.

화물자동차 사고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과로다. 이는 화물자동차 기사들의 일평균 노동시간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화물연대의 ‘화물운수노동자 일평균 노동시간과 소득’ 자료에 따르면, 화물차 기사들의 1일 평균 근로시간(2012년 기준)은 12.1시간으로, 제조업 8.9시간과 비교했을 때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과도한 근무여건은 근로자의 피로를 유발하게 되며, 피로·과로한 상태에서 운전할 경우 사고를 유발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화물차 기사들은 주당 평균 22시간(일 평균 3.81시간)에 이르는 대기시간까지 합산할 경우 그들의 근무형태는 더욱 열악하게 된다.

과적 강요하는 행위 절대 사라져야
1998년 기사를 보면 당시 정부는 과적의 강요, 지시 또는 요구에 의해 운행제한을 위반한 자가 자진해 위반사실을 신고한 경우 벌칙을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있다.

과적행위 근절을 유도하려는 정책을 내세웠던 것이다. 그러나 화물차 등의 운임이 크게 하락하며 과적은 오히려 증가됐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짐을 실어야 기존의 수익을 유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과적과 적재불량은 도로파손 등의 경제적 손실도 발생시킨다. 또 갑작스런 낙하물로 인한 급제동, 급차선 변경으로 대형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화물차의 적재불량과 과적 등으로 인한 낙하물 수거건수는 연간 30만 건에 달한다. 또 고속도로에서 낙하물로 인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28.6%로 전체 사고 14.9%의 2배에 달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화물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2007년~2012년, 2009년 제외)은 연평균 1,269명이다. 2007년에서 2012년(2009년 제외)까지 화물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연평균 1,269명으로, 일평균 3명꼴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상 화재 위험성 높은 물류센터
물류센터나 물류창고는 공간이 넓어 화재가 확대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 근본적으로 화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물류센터에 보관되는 물품들은 일반 가공식품부터 위험품인 인화성 액체까지 매우 광범위하다. 화재의 위험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지어진 국내 물류센터의 구조도 문제가 있다. 특히 냉장·냉동창고는 철골구조의 경량 철판에다 단열을 위해 폴리우레탄폼이나 스티로폼으로 알려진 발포폴리스티렌 등을 단열재로 사용하고 있어 화재에 더욱 취약하다.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저장물품의 종류나 저장상태에 따라 화염의 크기가 다르고 연소 속도가 상당히 빨라 화재를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큰 화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천장이 높은 곳에 물품이 높게 적재돼 있거나 랙형 창고와 같이 고밀도로 물품이 적재돼 있는 경우라면 시야 확보가 안 돼 초기에 화재를 발견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센터 내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택배기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도
택배기사들의 근무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최근들어 택배기사들의 자살은 물론 과로로 인한 사망 소식도 자주 접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택배 종사자들이 ‘희망 없는 최악의 현실’을 살고 있다고 얘기하며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것들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들의 노동 대비 수익이 빠르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단가 폐해로 인해 노동력은 갈수록 증가하는 반면 수익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속되면 택배 노동 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택배기업의 경영자들이나 對화주고객 계약 책임자들은 정당한 가격 받기를 위해 특단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 때다. 기업의 자존심도 살리고, 택배 현장 근로자들의 삶도 책임진다는 각오로 어떤 형태로든 행동을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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