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일본 콜드체인의 예시:프리고와 시모하나물류

일본 콜드체인시스템의 발전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9월 물류신문사의 일본연수에 참여했던 일본 콜드체인기업 중 2곳의 사례를 통해 그 배경을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로 제시할 기업은 국내외에서 식품원재료를 구매하고 가공해 주요 식품시장과 외식업체에 공급·판매하는 프리고(フリゴ, Frigo)사, 식품과 식재료 판매회사의 물류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시모하나(Shimohana)물류다.

두 회사는 단순한 냉동냉장시설을 갖춘 창고보관업체가 아니다. 식품과 식재료 공급사슬 전반을 취급하는 사업목적에 따라 콜드체인의 성패가 사업의 기본임을 잘 인식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콜드체인산업이 지향할 미래를 살펴보기에 적합하다.

끊임없는 투자와 서구적 관리 시스템의 도입-프리고
일본 최대 냉장능력(130만톤)을 가진 니찌레이냉장과 달리 사업목적에 적합한 규모인 6만톤의 냉장능력을 가진 프리고는 일본 내 5곳에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프리고는 1969년 사이간 히로유키 사장이 설립했는데, 그는 현재 사장직과 더불어 일본냉장창고협회 부회장이자 오사카 지역 회장을 맡고 있다.

프리고는 최신 수직운송 보관기에 의한 다층고속처리장치를 가진 자동창고를 비롯해 신속하고 정확한 입출고를 유지하는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24시간 365일 연중무휴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보관가공과 통관, 배송 등 식품식자재 공급을 위해 일관된 콜드체인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획득한 업종 허가는 냉장창고업, 냉동가공업, 냉동식품가공업, 유통가공업, 통관업, 보세장치장 운영 등이며, 이는 식품공급을 위한 원스톱 공급체계를 갖추는 기반이다. 프리고는 최신 콜드체인 설비를 도입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최종 전달되는 식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냉장트럭의 입출고 데크에서 냉열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출입문 개선이 눈에 띈다(사진 1). 일반적인 오버헤드 개폐 방식 대신 최신 접이식 스테인레스 도어 장치를 사용하고 있는데, 가운데를 기준으로 2단계에 걸쳐 양옆으로 접히면서 열리기 때문에 빈 공간 없이 빠르게 열고 닫을 수 있다.

자동창고에 입출고할 때에도 차폐 방지와 속도를 개선한 스테인레스 도어를 사용했다. 또한 창고 입출고 관리 시각 출입구에 설치된 모니터는 작업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사진 2).

프리고가 보유한 독특한 시설로는 냉동식품의 해동 기술을 보강하는 설비를 꼽을 수 있다. 프리고는 최근 개당 8,000만 엔에 달하는 최신 설비 4대를 도입했는데, 냉동식품 해동 능력이 뛰어나다. 이는 해동에 대한 기술력이 향후 냉동식품의 질적 수준을 가늠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에 따라 설치한 것으로, 설비 고도화를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것에 부러움을 느꼈다(사진 3).

프리고는 식품 입고 후 포장 상태와 품질에 따라 상중하로 평가하는 등 철저한 검품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출고 시 소매점포까지 배송되기 때문에 유통 이전에 더욱 완벽한 품질을 위한 검사도 실시하고 있으며, 플라스틱이나 비철류, 철류 등 이물질을 가려내는 검사 설비도 갖추고 있다(사진 4).

이와 더불어 프리고는 공장 내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지게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기능 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친환경 냉매로 불리는 암모니아 CO2를 전량 사용하는 등 곳곳에서 서구적인 운영 방식을 보이고 있다.

일반 식품회사의 물류를 총괄하는 시모하나물류
관서지역에서 창설해 관동지역으로 확장하고 있는 시모하나물류는 일본 제일의 식품물류서비스를 목표로 삼고 연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식품·식자재 공급을 위한 전문적인 3PL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1955년 창립한 이후 현재 약 5,000명의 종업원, 1,120대의 배송차량, 15개 도시에 영업소와 40곳이 넘는 대형 거점을 두고 있다.

3PL 중에서도 식품공급에 특화된 전문적인 물류서비스는 식품은 물론 가공 과정에서의 품질 유지, 고객사(외식업체)의 재고 관리, 배송 기획과 실행, 고객불만 관리까지 요구된다. 시모하나물류처럼 전국 단위로 식품·식자재 공급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대규모 3PL서비스는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몇 종류의 식자재를 취급하거나 지역에 한정된 형태의 운송서비스가 주를 이루는 편이다.

관서지방 최대 규모의 저온센터라는 시모하나물류의 롯코아일랜드센터(사진 5)는 10개가 넘는 대형 식품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약 2만 2,000평방미터 규모의 롯코아일랜드센터는 고객사의 식품·식자재를 받아 냉동 또는 냉장보관하고 있다. 또한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약 1,000여개의 외식업체 매장과 대형마트로 배송하는 3자물류 역할도 수행한다. 롯코아일랜드센터 외식팀은 약 1,500개 품목의 식품을 상온, 냉장, 냉동, 초저온으로 각각 보관한다. 또한 점포별 품목 조정과 소분, 패킹 작업과 배송 작업을 병행한다.

특이한 점은 박스 분류를 위한 DPS시스템과 DAS시스템이 한 공간에서 동시 운영되는 혼합형을 쓰고 있는 점이었다(사진 6). 입고되는 식자재는 피스 소터를 활용하여 자동창고에 보관하고, 출고용으로는 자동피킹 멀티셔틀시스템으로 운반해 디지털아솔터시스템, 피스 소터와 DAS시스템을 이용하여 소매 지역까지 배송할 수 있도록 소형 포장작업을 완수한다.

시모하나물류의 모토는 ‘물류+α의 가치’인데, 배송 품질에서 관리 품질까지 모두 자사에서 실시하는 원스톱 물류 아웃소싱을 통해 제공한다는 의미다. 시모하나물류는 독특한 콜드체인 운송관리 체계를 가지고 있다. 실시간 운행관리시스템을 전 차량에 도입하여 실시간으로 차량의 상태를 전사적 수준에서 파악하고 있다.

이 관리 시스템은 속도, 엔진 회전 등 운전 정보, 주행 궤적, 온도 등의 운행 정보를 기록하고 배송경로의 선택과 속도 제한에 의한 연료비 절감, 배송 안전과 환경에 공헌하는 것을 실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시모하나물류는 용차를 줄이고 직영차량 비율을 늘리는 중이며(현재 50%가 자사 보유 차량이다), 향후 직영차량과 직원을 통해 식품의 안전과 품질 유지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관리사항을 살펴보면 △연속 운행 시 차량에서 음성경고 발신, △장소·시간을 실시간으로 영업소의 운행관리시스템 화면에 팝업 표시, △각 지역의 운행관리자·품질 관리 본부 담당자의 휴대폰에 운행 위반 정보를 전송, △운행 위반 시 즉시 대응함으로써 철저한 안전 운전지도와 지원 실시, △차량 내 온도 모니터링시스템은 상온·냉장·냉동 중 임의로 2가지 온도 범위를 관리할 수 있으며, 배송 과정에서 온도를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사진 7).

운전직원에 대한 관리 방안으로는 엄격한 업무준비 점검을 꼽을 수 있다. 시모하나물류는 배송출발 몇 시간 전부터 직원들을 관리하는데, 그 중에서도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알코올 검사가 특이하다. 운행 전에 IC면허증 확인과 함께 이루어지는 알코올 검사는 전용 검사키트를 이용하고 있으며, 측정값이 정확히 0.00이 되지 않으면 운전대를 잡을 수 없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시모하나물류는 관서지방에서 관동지역으로 영업소와 물류센터를 확대하고 있으며, 일본 열도의 콜드체인 시장을 전부 지배할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본 일본 콜드체인기업이 시사하는 점은 우리나라 콜드체인 업계가 물류와 콜드체인의 병합형태라고 한다면 일본은 식품·식재료공급사업의 주체가 콜드체인은 물론 가공과 물류사업까지 통합하고 있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라는 점이다. 또한 식품산업의 3PL서비스는 구매, 냉장보관, 가공, 검사, 배송까지 공급체인을 망라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소비자가 찾는 식품이 소매 소량구매와 신선한 품질을 조건으로 하는 추세에 부응하는 일본의 콜드체인은 우리가 빨리 따라가야 할 본보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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