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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박철수 아워박스 대표이사
“물심동류와 풀필먼트, 이네이블링이 우리의 핵심 가치”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7년 09월 06일 (수) 13:19:16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이사.  
가정간편식(HMR, Home Meal Replacement) 전문 브랜드 샐러드미인을 운영하고 있는 엠디에스마케팅(대표 박철수)이 최근 소호사업자와 중소업체들을 위한 냉동냉장물류서비스 브랜드 ‘아워박스(OurBox)’를 별도 법인으로 분사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법인으로 재탄생한 아워박스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인프라 확대에 나서는 등 사업영역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2곳에 상품화센터를 오픈하는 것은 물론 향후 세중해운그룹과 파트너십을 통해 오송바이오물류R&D센터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엠디에스마케팅과 아워박스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는 박철수 대표이사는 식품과 식음료 업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물류전문가다. 그는 아워박스를 통해 작지만 강한 식품 전문기업과 동반성장을 실현하는 진정한 풀필먼트(Fulfillment)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박철수 아워박스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공기업 새내기가 구매전문가가 되기까지

박철수 대표이사의 첫 직장은 공기업이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해서 입사한 공기업은 대우가 좋았고 안정적인 것으로 손꼽히던 곳이었다. 누구나 꿈꾸는 직장이었기 때문에 주위에 부러움을 샀지만, 정작 그는 시간이 갈수록 갈증을 느꼈다고 했다.

“좋은 직장이었지만, 내 적성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 대신 활동적이고 예측하지 못한 변수를 해결해나가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 외국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소망도 있었다. 한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자리에서 나왔다.”

그는 입사 6년 만에 과감하게 사직서를 낸 뒤 외국계 외식 프랜차이즈기업 구매과장으로 입사했는데, 이때부터 물류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구매와 SCM의 개념을 공부하고, 물류창고와 배송현장을 살펴보면서 실무를 배웠다. 그의 눈에 비친 물류는 역동적이었으며, 개선할 수 있거나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도 많은 매력적인 일이었다.

“당시 구매업무는 SCM의 역할을 중시했지만, 정작 물류업무는 부수적인 것으로 여겼다. 나는 구매업무의 성과를 끌어올리려면 물류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해 직접 물류창고와 운송업체를 관리했다. 그때부터 좋은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박철수 대표는 외국계 위스키전문기업을 거쳐 외국계 맥주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구매전문가로 출발해 아시아퍼시픽 구매담당 부사장이 됐다. 중국에서 일할 때는 현지에서 유니폼 구매부터 물류계약까지 크고 작은 일을 맡으며 업무 체계를 개선했고, 국내로 돌아온 뒤에는 전국에 흩어진 물류센터 운영체계를 통합하고 S&OP 개념을 도입해 전반적인 효율을 향상시켰다

그가 입사했을 때 회사의 연간 맥주판매량은 6,500만 상자 정도였지만 그가 퇴사할 때에는 1억 4,000만 상자 수준까지 늘어났다. 생산라인을 증축하고 마케팅에서 성과를 거둔 부분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물류체계를 재정비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 박철수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맥주회사에서 거둔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임원은 사업성과를 책임지는 자리라고 여기고 열심히 일했다. 6,500만 상자 정도를 판매했을 때 하루 배송량 30만 상자를 넘기면 현장에 과부하가 걸렸지만, 문제점을 개선한 뒤에는 하루 100만 상자 이상 처리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가정간편식’ 시장에 도전하다
박철수 대표는 10여년 간 재직하다가 물러났다. 그곳에서 이미 해볼만한 일들은 충분히 했다고 느껴 서운한 마음은 들지 않았단다. 대신 스스로 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웠다. 퇴사 후 그는 제주도를 찾아 무작정 걸었다.

“비가 심하게 오는 날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제주도를 걸어다녔다. 한 달 정도 제주도에 머물면서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고민했다. 사실 나는 워크홀릭이다. 일이 고되더라도 해냈을 때 보람과 희열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나중에 계산해보니 550km 정도를 걸었더라.”

평소 경제 트렌드를 즐겨 읽었던 박철수 대표는 가정간편식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생활양식과 생활패턴, 가족구성원의 변화가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을 지속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또 자신의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그는 샐러드미인을 운영하고 있는 엠디에스마케팅과 인연을 맺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의 가능성을 보고 지분을 인수했다. 제대로 일을 하려면 회사 운영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컸다.

엠디에스마케팅은 기존 샐러드미인의 제품을 필두로 베이글, 치킨, 떡볶이, 만두, 즉석밥, 다이어트음식, 더치커피, 돈까스, 스트링치즈, 유산균 등 다양한 회사의 제품을 소싱하며 취급품목을 늘렸다. 할인행사와 푸드체험단 등 고객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고, 평일 정오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발송과 익일 수령을 지원하면서 구매량도 점점 증가했다. 여기에는 박철수 대표가 가진 구매와 물류 노하우도 적극 활용됐다.

   
  △박철수 대표이사는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트렌드를 읽고 시장변화를 살펴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덕분에 그는 첨단 IT기기와 친숙한 CEO이기도 하다. 바쁠땐 블루투스 키보드와 스마트폰으로 업무를 볼 때도 많다.  
고객 요청으로 탄생한 ‘아워박스’
“어느날 한 고객에게서 포장과 배송을 대행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샐러드미인은 자체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의 물류역량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물량이 많지 않으니 함께 처리해줄 수 없느냐는 문의였다. 처음에는 정중하게 사양했는데, 점점 의뢰하고 싶다는 문의가 늘어나더라. 어쩌면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엠디에스마케팅이 물류서비스를 고민한 건 지난해부터다. 샐러드미인이 더욱 성장하면서 고객사들과 교류가 활발해졌고, 그 과정에서 물류에 대한 애로사항을 듣거나 협업 제의를 받았다. 고객 중 상당수는 제품은 우수하지만 생산량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해 전문적인 물류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기업 규모가 작은 탓에 인프라 투자에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와 사업방향이 같고, 품질을 맞출 수 있다면 물류를 대행하는 것이 고객과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봤다. 단순한 물류대행 대신 깔끔하게 브랜드를 만들고 프로세스를 정립하는 방향으로 사업추진을 결정했다.”
‘아워박스(Ourbox)’는 박철수 대표가 지은 이름이다. 박스(Box)라는 단어가 ‘선물을 상자에 담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우리가 물류서비스를 선사한다’는 의미를 넣었다. 명칭을 정한 뒤 상표출원과 홈페이지 제작 등의 과정을 거쳐 지난해 12월에 론칭을 결정했다.

아워박스는 입고부터 검수, 보관, 분류, 합포장, 배송, 반품까지 생산을 제외한 모든 범위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적의 물류서비스를 위해 직접 컨설팅을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신상품 소싱이나 공동판매채널도 마련한다. 물론 규모가 작은 소기업들도 동일한 품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는 아워박스가 풀필먼트 서비스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서비스는 고객의 원하는 것을 가능하도록(Enabling) 돕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샐러드미인을 통해 식품산업의 특성과 소비자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 다른 물류서비스보다 더 우수한 서비스 품질을 안겨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안성상품화센터는 포장공정 시 내부 온도를 1도로 맞춰놓는다. 온도를 조금 올려도 상품에 문제가 없고, 오히려 전력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냉동상태로 입고되는 상품은 몇 도 차이로 처음 입고할 때외 최종 배송이 이루어질 때 품질에서 작은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아워박스는 굳이 고객이 말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부분에서 더욱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인프라 확대·셔틀서비스 등 차별화 방안 모색
엠디에스마케팅은 지난 6월말 아워박스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했다.

이커머스 플랫폼을 지향하는 엠디에스마케팅은 샐러드미인 운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아워박스는 가정간편식을 포함한 온라인쇼핑몰 식품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역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박철수 대표의 각오다. 특히 스타트업들을 위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생각이다.

“스타트업이나 식품산업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업이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중소제조기업들에게 가장 큰 난관은 창고 확보이며, 그 다음이 포장과 배송이다. 우리는 이들에게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인프라를 넓혀가고 있다.”

현재 아워박스는 경기도 화성시에 발안 상품화센터를, 경기도 안성시에 안성 상품화센터를 운영 중이다. 상품화센터는 제품의 보관은 물론 합포장과 라벨링 등을 지원해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상품으로 완성시킨다는 의미로, 내년에는 동탄과 서울지역에도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9월 중에는 셔틀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영세한 고객사들은 상품화센터에 상품을 입고하는 과정에서 용차를 사용하는데, 일반 냉동냉장차량이 대부분이라 온도가 제대로 유지되는지 알기 어렵다. 아워박스는 용차 비용보다 좀 더 저렴하면서도 온도 체크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특수장비가 적용된 셔틀차량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워박스는 작은 기업이지만 여전히 큰 기업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품 보관과 배송을 위한 향균플라스틱 용기를 준비하고 있는데, 고객사들과 공동투자를 통해 저렴하고 안전한 운송을 실현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철수 대표이사의 업무철학은 ‘물심동류(物心同流)’로 정의된다. 그는 “중국에서 일하던 시절 우연히 거리를 지나가다가 물심동류라는 단어를 접했는데, 전율을 느낄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라고 회고했다.  
“물심동류로 고객 꿈 실현할 것”
박철수 대표이사의 사무실 한켠에는 화이트보드가 있다. 화이트보드의 가장 상단에서 항상 적혀있는 단어가 ‘물심동류(物心同流)’다. 그의 업무 철학으로, 물건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같이 보낸다는 의미다.

“예전에 중국에서 물심동류라는 단어를 봤다. 보는 순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물류를 잘 표현했다고 느꼈고, 내 업무 철학이 됐다. 지금도 직원들에게 물심동류를 강조한다. 물류가 물적인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정보와 자본, 시스템이 구성되어야 좋은 물류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여기에는 서비스 마인드와 열정이 함께 있어야 한다. 열정이 있으면 70%는 이미 성공한 인재다.”

그는 항상 현장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현장에 있는 이들은 자신보다 더욱 전문가이기 때문에 의견을 경청하고, 일을 맡긴단다. 따라서 현장에서 결정짓는 일들은 대부분 박 대표 대신 현장 책임자의 손에서 마무리된다.

“제품을 보는 눈이나 평가, 시장을 분석하는 안목은 현장 직원들이 나보다 낫다. 따라서 그들이 나보다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하고, 그들의 결정을 믿는다. 대신 나는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쳐주는 일을 한다. 상급관리자가 현장에 관여하다보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현장에서 보는 사람과 좀 더 멀리서 보는 사람의 안목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박철수 대표는 앞으로 샐러드미인의 운영 대부분은 다른 직원들에게 맡기고 아워박스에 더욱 공을 들일 계획이다. 물론 아워박스도 현장 직원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뒷받침을 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워박스는 풀필먼트에 집중할 것이다. 다행히 아워박스의 고객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식품을 통해 꿈을 실현하길 원한다. 아워박스는 물심동류를 기반으로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업(Enabler)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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