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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노조 ‘정부‧공정위에게 묻다’, 공은 정부로…
5만여 택배종사원, 상시해고‧부당노동 강요 등 대책 물어
손정우 기자 | 2315news@klnews.co.kr   2017년 08월 25일 (금) 09:46:02

생활 물류서비스로 자리매김한 택배산업이 새로운 서비스 패러다임 마련을 위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위원장 김태완, 이하 택배노조)은 지난 22일 국토교통부와 공정거래위원회를 대상으로 현재 불명확한 택배관련 법규와 정책, 불공정 계약 행위에 대한 공개 질의에 나섰다.

현재 국내 택배업종에 몸담고 있는 종사원은 약 5만 여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은 열악한 노동환경과 택배회사와의 ‘갑을 계약관계’로 상시적 해고불안과 부당노동 강요에 대한 변변한 대응력 없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택배노동자들은 택배회사(원청) > 영업소(1차 하청) > 택배종사자(2차 하청)의 구조 속에서 최소한의 법적보호도 없이 하루 평균 14시간의 노동에 노출되어 있어 이번 질의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하도급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대형업체들의 각종 불공정행위’를 감시 조정하는 공정거래위원회에게 각각의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택배노조 김진일 정책국장은 “이번 질의서에 대한 답변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항목 자체에 민감한 부분이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공정위 질의 역시 관련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있지만 종사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야 할 사안인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답변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택배노조가 질의한 새 정부의 택배업종 관련 법규와 정책방향, 그리고 공정계약 부문에 대해 어떤 질의들을 했는지 정리했다. 

   
 
   
 
◆택배차 공급 방향등 법 제도와 택배표준운임 도입여부 등 물어
 
택배노조가 국토부를 대상으로 첫 번째로 질의한 내용은 택배회사와 영업소간 계약에 대한 명확한 정의 부분이다. 현 택배회사는 ‘화물 집화, 배송 관련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공급기준 및 허가요령 (국토교통부 고시 제2016-167호) 제3조 제2항’에 근거해 택배업을 영위하고 있다. 또 택배영업소의 경우 같은 고시 제7조 1항인 ‘화물을 집화·분류·배송하는 형태의 운송사업을 하는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자는 집화 등을 담당하기 위해 허가를 받은 자와 계약을 체결한 후 운송업무 및 수수료 지급 등 관련 사항을 영업소로 하여금 관리하게 할 수 있다’에 근거하고 있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영업소’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혼돈을 주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설립기준, 허가사항, 업무범위 등에 관해 물었다.

두 번째는 경제적 우월적 지위에 있는 택배영업소들이 행하는 일방적 지시, 명령, 지침 등의 강요, 불공정 계약서, 일방적 계약해지, 낮은 수수료 지급, 계약 이외의 타 업무 강요 등이 적법한지를 물었다. 이는 대다수 택배노동자들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상황에서 택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화물의 집화. 배송 관련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공급기준 및 허가요령’ 등 관련 법제도 정비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물은 것이다.

세 번째는 지난 2016년 국토교통부 훈령 제758호를 통해 ‘화물운송서비스(택배) 평가업무 지침’에서 택배서비스 평가 항목 중 ‘택배기사 처우수준’에 대해 보다 더 사실적 조사 필요성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물었다.
네 번째로는 저가 운임에 대한 질의다. 육상화물운송시장은 저가 화물 운임문제 해결을 위해 오는 2021년부터 화물 표준운임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택배시장도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택배 배송수수료 최저 요율제’ 도입과 ‘택배 표준운임제’등 택배기사의 낮은 수수료(운임) 문제 해결 대책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물은 것이다.

다섯 번째는 신규 화물차에 대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화물차 직영제 도입방안”을 검토하는 정부정책에 대한 질문이다. 택배노조는 정부의 직영제 도입과 더불어 택배종사자들에 대한 “임금 등 처우 부분에서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정부 정책이 어떤지 물었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지난 7월 “상‧하차 작업 자동화·차량 적재함 높이 조절 등 근무 환경 개선” 대책을 발표했는데, 현실적으로는 현장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는 정부가 현장 택배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공청회’나 ‘토론회’등을 개최, 적극적으로 택배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정부 대책에 일정을 물었다.

   
 
   
 
◆상시해고 불안, 택배영업소와의 계약 불공정 여부는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서울지역 택배종사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계약 실태조사에 따르면 계약 상대방 대리점은 80%에 이른다. 이는 5만 여명에 달하는 택배기사들 대부분이 택배회사가 아닌 1차 하청사업자인 대리점(영업소)과 계약을 맺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현재 대리점(영업소)과 계약을 맺고 있는 대다수 택배종사원들이 상시적 계약해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대리점(영업소) 수수료의 경우도 협의 없이 변경, 택배현장에서 벌어지는 여러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일들이 상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런 문제에도 불구, 종사원들은 택배회사와 대리점에게 항변하거나 도움 받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전무한 상황이다. 여기다 많은 택배종사원들은 이런 계약조차 맺지 못한 채 근무하는 취약한 노동 상황에 놓여 있다.

택배노조는 대다수 택배기사들이 계약서도 작성하지 않은 채 일하고 있으며,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도 택배기사인 ‘을’의 책임만을 서술한 불공정 계약이 대부분인 만큼 택배대리점(영업소)과 택배종사원 간의 표준계약서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첫 번째 질의는 택배종사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택배대리점(영업소)과 택배기사 간 표준계약서를 제정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두 번째는 택배대리점(영업소)과 택배기사의 불공정한 관계에 놓여 있는 만큼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에서 어느 조항을 위반한 것인지 물었다. 또 공정위 소관 타 법령 가운데 위반한 조항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세 번째는 택배종사원들이 대리점(영업소)과 계약관계 임에도 불구, 실제 택배회사 본사의 규정과 지침에 종속되어 있는 것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의는 현재 택배종사원들이 택배회사, 대리점(영업소), 택배기사로 이어지는 수직적 다단계 예속관계에서 가장 위에 자리한 택배회사 본사의 지위 남용 문제여부에 대한 질문이다. 예를 들면 상위 택배회사가 고객 접점에 있는 종사원들에게 유니폼 구입을 강요하거나, 택배기사 본인 차에 택배회사 로고의 강제 도색 요구, 택배회사에서 정한 업무지침을 따르고 지표를 달성하라는 지시가 불공정한 행위가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다.

네 번째는 택배기사들은 개인사업자이므로 소속 대리점(영업소)의 계약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타 대리점(영업소)과 계약을 맺을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기존 대리점(영업소)에서 허락하지 않으면 동일 회사 내 타 대리점(영업소)과 계약을 맺을 수 없는데 따른 부당함이다. 결국 거래조건 등이 훨씬 유리한 타 대리점(영업소)이 있음에도 거래조건이 열악한 기존 대리점(영업소)을 통해서만 유통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 같은 대리점(영업소)의 행위는 ‘불이익 제공행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공정위 입장을 물었다.

택배노조는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에도 불구하고, 택배현장에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택배기사들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면 대다수 택배기사들은 ‘거래관행’이라는 이유로 ‘무임금 분류작업’을 강제 당하고, 이 때문에 하루 14시간 이상의 과중한 노동과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이렇게 각종 계약이외의 업무를 강제 당하는 것에 대한 공정위의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을 위반하고 있는 건 아닌지도 물었다.

이번 택배노조의 질의로 이제 공은 정부와 공정위로 넘어갔다. 5만여 택배종사원들은 그 동안 택배업계의 부당한 법 제도와 계약관계가 이번 계기를 통해 명확하고 올바르게 재정립되고 보다 낳은 서비스를 제공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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