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투자는 스타트업에 연료를 더하는 것”

엔젤과 VC 투자는 다르다
“우선 한 가지 정확하게 하고 해야 할 것은 VC와 엔젤 투자는 아주 다른 단계의 투자라는 것을 전제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VC는 초기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는 엔젤과 VC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엔젤 투자는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킬 때, 즉 초기에 필요한 투자이며 VC는 평균 3년 이상 된 스타트업, 또는 다수의 유저(고객)이 존재하거나 특정한 수익이 이미 발생하는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를 한다는 것. 그는 “VC 투자는 아이디어를 증명하고 Product-Market Fit이 형성되었으며, 사업 확장 등 Scaling에 집중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연료를 더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첫 단추는 ‘KPI’
사실 각 VC나 파트너(투자자)들 마다 정해진 기준이 없고 각자의 배경, 경험, 전문성, 지식, 네트워크를 토대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투자의 기준을 일반화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 알렉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대한 일반화해서 기준을 설명을 하면 KPI(Key Performance Indicator), 제품/사업, 창업자, 시장, Grit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KPI가 가장 첫 번째 기준이다. 그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스타트 업이나 시장에 따라 KPI의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결국은 고객, 충성도, 수익, 가능성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은 보통 3가지 솔루션으로 정리 된다.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Pain Killer, 현재의 솔루션을 향상시키는 Vitamin, 그리고 ‘즐거움’을 선사하는 Candy가 그것. 적어도 이 3가지 안에 들어 있어야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결국 VC에서 솔루션에 대해 묻는 질문은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좋은 해결책인가?’,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지불할 정도로 향상된 대책인가?’, ‘이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비용을 제공하거나 불편을 감수할 만큼 즐거운 것인가?’를 본다”며 “여기에 덧붙이면 ‘얼마나 중독성 있는가?’를 본다”고 전했다.

스타트업의 경우 사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명확한 KPI를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많지 않을 경우 창업자나 팀을 보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통 VC에서 초기 창업자와 동업자를 팀으로 보는데 이들이 사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전략, 실행력, 팀웍 등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투자사마다의 기준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창업자의 경우 나이가 낮을수록 학력을 따질 수밖에 없고 나이가 높으면 경력을 따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 또한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는 창업자가 투자가 수월하게 받을 수밖에 없고 네트워크가 좋은 창업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력이 좋고 경력이 많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반대의 케이스도 많이 봤다. 하지만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울 경우 창업자의 학력과 경력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팀원들의 경력과 같이 일한 기간, 사업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전분가, 또 그들이 모인 배경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알렉스는 “Paypal의 유명한 사례가 있는데, Peter Thiel 와 Max Levchin (Paypal의 창업자)는 학교를 다니며 알게 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30명중 24명을 고용했다. 그들의 기준은 무엇보다 스마트함이었다. 초기팀을 구성하는데 이러한 기준이 없다면, 결국에는 Turn-over가 많을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 초기가 되었던, 성장 단계에 있던 결국에는 Team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크기도 투자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혁신적인 솔루션이 있더라도 시장이 작으면 결국 큰 성공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 그는 “Litmus Test는 작은 파이의 100%를 가질 것인지, 큰 파이의 1%를 가질 것인지의 차이다”라며 “시장의 크기는 결국에 잠재 고객 수, 서비스의 파장력, 그리고 묶여있는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큰 시장에는 경쟁자가 있기 마련이고, 여기서 중요한 기준은 해당 스타트업의 경쟁력 또는 스타트업이 가지고 있는 경쟁우위(Competitive Advantage)가 될 수밖에 없다. 추천하는 방식은 아니지만, 여러 유니콘(1조 이상 기업가치의 스타트업)들은 좋은 인재들이 모여, 시장을 먼저 보고 솔루션을 만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창업자의 투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그는 “Grits을 찾아보면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로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나타냄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다”며 “쉽게 말해 Grit는 투지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무리 팀이 좋고, 시장이 크고, 솔루션이 획기적이더라도, 수많은 변수와 어려움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투지가 없거나, 약한 자는 결국에는 포기를 한다”며 “‘버티는 자가 성공한다’는 말이 있듯이, 결국에는 성공을 하겠다는 의지와 투지는 중요한 판단 요소”라고 전했다.

미리 준비하고 상대를 파악해야
그는 현재 투자에 관련된 심사도 하고 있지만 스스로도 많은 VC들과 투자를 받기 위해 접촉한 경험이 있으며 현재도 자신의 사업을 준비하면서 그와 관련된 일들을 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을 경험해 본 그는 투자가 필요한 스타트업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투자가 필요 없을 때 투자를 받아라.” 그가 투자를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들에게 던지는 첫 번째 조언이다. 조금 과장된 말이기도 하지만 그가 투자사들과 멘토에게 종종 듣는 말이다. 이 얘기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져 있다. 그는 “먼저 투자가 완성되는 시간을 고려해서 투자 계획을 잡아라. 돈이 다급하거나, 절박하면, 될 투자도 안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받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투자시점이 오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스타트업은 늘 성장을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VC단계는 성장을 목표로 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사업의 본질이 튼실하고, 위 사항에 다 해당이 된다면, 여유를 두고 미리 투자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최고의 발표 자료는 데이터다.” 그는 한 예로 Outreach라는 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Outreach라는 Cold Calling을 자동화 시켜주는 세일즈 소프트웨어는 단 한 장의 투자 자료로 300억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물론 그 뒤에 재밌는 스토리가 있고, 급성장을 하는 과정이긴 했지만 자료는 고작 Revenue Growth Chart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Outreach의 대표인 매니 메디나는 자기 사업의 본질과 핵심 KPI를 파악하고 있었으며 글로 포장된 계획보다는 숫자 몇 개가 가끔은 더 파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토리가 가장 설득력이 있다.” 위의 사례는 독특하지만 그만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2014년도까지는 Recruiting Software를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던 Outreach는 파산 직전에 2개월의 런웨이가 남았었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창업자와 그의 Founding Team은 Cold Call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단시간에 개발하여 영업에 매진했다. 그 과정에서 정작 판매하는 소프트웨어 보다 Cold Call을 자동화해준 사내 솔루션이 고객들의 관심을 받아 결국 Pivot을 선택했다. 알렉스는 “Outreach는 새로운 제품으로 2년 사이에 연 매출 100억 이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사는 동시에 수 십개의 스타트업들을 검토한다. 때문에 그들과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제안된다”고 말하고 “스타트업의 솔루션과 배경에 대한 스토리텔링이 많은 경우에는 발표 자료나 형식적인 질문에 포함이 안 되어 있는 무언가를 보여줄 때가 많다”며 “여담이지만, 경직된 발표 자료보다 듣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발표 대상을 잘 알아라.” 투자는 결혼과 비슷하다. 때문에 서로에 대한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알렉스는 “연애를 할 때도 상대에 대해 성향, 취미, 배경 등을 포함해 그 주변인들에 대해도 알아가지 않느냐”며 “투자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는 “투자사는 스타트업이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그 여정을 함께 할 존재인데, 그 투자사에 대해 아무런 정보 없이 다가가는 스타트업들이 대다수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꼼꼼한 스타트업은 투자사의 포트폴리오사와도 연락을 하여 접근하는 경우도 봤다”며 “영업에도 그렇듯, 대상 투자사를 잘 알아야, 대화도 수월해진다”고 조언했다.

“Reference가 가장 좋은 쇼트컷(Shortcut, 지름길)이다.” 스타트업이 투자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Cold Calling(무작정 이메일을 하거나 전화를 하는 것), 발표, 엑셀러레이터·인큐베이터 등 Network을 통한 소개다. 그 외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Reference다. 그는 Reference에 대해 “투자사가 신뢰하는 누군가로부터 소개뿐아니라 극찬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이러한 방식은 그 어떤 방법보다 빠르고 정확하다”며 “투자사들도 네트워크가 있다. 요즘 Linked IN 등 투자사 웹페이지에만 가도, 네트워크가 어떻게 형성되어있는지 알 수 있다. 그런 정보를 잘 활용하여, 투자사가 신뢰하는 네트워크 내의 인물을 통해 극찬을 받고 소개를 부탁한다면, 빠른 시일에 만남뿐만 아니라, 투자가 형성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얼핏보면, 이 방식이 소위 ‘그들만의 리그’ 등, 낙하산 방식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알렉스는 중요한 전략이라 설명했다. 그는 “태어났을 때부터 네트워크가 있는 사람은 없다. 네트워크는 많은 시간과 노력, 결과로 만든 신뢰이며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투자사의 ‘고객’
보통 투자가 결정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물론 한 번에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도 존재하긴 하지만 사례는 많지 않다.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알렉스는 투자자와 스타트업의 관계를 결혼과도 같다고 강조한다. 그는 “서로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하고, 신뢰를 쌓는데 시간이 필요하고, 결정 하는데는 비교적 확신이 있어야 한다. 투자자료, 발표자료 외에도 많은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거절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투자가 안 되었다고 등을 돌릴 필요는 없다”며 “스타트업은 투자자에게 고객에 해당하기 때문에 네트워크가 형성이 될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또한, 현재 시점에서 NO는 영원한 NO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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