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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횡단철도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3
정성희 | news@klnews.co.kr   2017년 08월 17일 (목) 11:22:08

   
 
   
 
정성희의 유라시아 물류이야기 3

유라시아 횡단철도는 유럽과 아시아를 이어주는 철도다.

유라시아 대륙에 위치한 장거리 철도는 일반적으로 시베리아 (횡단)철도, 중국 (횡단)철도, 몽골 (종단)철도, 만주 (종단)철도를 꼽는다. 하지만 횡단철도로 운송하는 물동량은 극히 미비했으며, 아시아와 유럽 간에는 지중해 수에즈 운하를 통한 해상 운송이 주로 이루어져 왔다.

유라시아 철도를 기피한 이유는 크게 2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선박의 대형화로 인해 상대적으로 해상 운송료가 2배 이상 저렴했다. 둘째, 선박운송의 도착 시일이 철도보다 정확했다. 철도는 운송일수 편차카 컸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폴란드까지 선박운송은 45일이 소요되지만, 철도운송은 약 25일에서 70일이 걸릴 정도로 정시성이 부족했다. 따라서 유라시아 횡단철도 운송은 발전하기 어려웠으며, 유라시아 무역은 대형 선박을 통한 해운만이 선호되어왔다.

시베리아 철도가 유라시아 횡단철도다
시베리아 철도는 러시아 동서를 횡단하면서 유럽과 아시아를, 중국 철도는 중국 동서를 횡단하면서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몽골 철도는 몽골 남북을 종단하면서 중국과 시베리아를, 만주 철도는 만주 남북을 종단하면서 중국과 시베리아를 연결한다.

즉, 몽골 철도와 만주 철도는 단거리이면서 종단 철도이기에 유라시아 횡단철도라고 명함을 내밀기에는 쑥스러우며, 이는 시베리아 철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유라시아 횡단철도는 크게 시베리아 철도와 중국 철도다. 하지만 중국 철도도 시베리아 철도에 속하는 카자흐스탄~러시아를 거쳐야만 유라시아를 횡단하기에 진정한 유라시아 횡단철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시베리아 철도다.

시베리아 철도는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라트비아 등 각 국가가 주관하는 철도로 운영되지만, 광궤의 중심지인 모스크바에서 각 국가간의 철로 이동을 조정한다. 러시아 동부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오갈 때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라고 부르는데, 시베리아 철도는 광궤가 깔린 구소련의 철도망이므로 아주 광범위하다(이 글에서는 이해를 돕기 위해 러시아 (횡단)철도라고 표기한다).

   
 
   
 
러시아 철도 VS 중국 철도
유럽과 아시아를 횡단하고자 할 때 러시아 (횡단)철도와 중국 (횡단)철도 중 하나를 사용하게 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러시아 철도는 1,524mm 광궤이며, 중국 철도는 1,435mm의 표준궤다. 즉, 러시아 철도는 궤의 변경없이 유라시아를 횡단할 수 있지만, 중국 철도는 중국-카자흐스탄 국경에서 표준궤에서 광궤로 변경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철도는 러시아 화차가 주로 사용하고, 중국 철도는 중국 화차로 운행하다가 카자흐스탄 국경에서 카자흐스탄이나 러시아 화차로 갈아타야 한다.

따라서 러시아 철도는 블라디보스톡과 나호드카항에서 모스크바, 타슈켄트, 시베리아, 민스크 등 도착지까지 직행열차를 바로 보내는 반면, 중국 철도는 중국의 각 출발역에서 직행열차로 일단 중국을 횡단한 후 중국-카자흐스탄 국경에서 모스크바, 타슈켄트, 브레스트 등 도착지별로 직행열차를 다시 구성한다.

시진핑 정부, 유라시아 철도 시대를 열다
2015년 중국 시진핑 정부가 ‘일대일로’를 주창한 이후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시대가 도래했다. 특히 중국-카자흐스탄-러시아, 즉 중국 철도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이전에는 청도와 연운항과 같은 동부 항구에서만 열차가 발차했지만, 2015년부터 중경, 성도, 우한, 서안, 정주, 장사, 우루무치 등 중서부 내륙뿐 아니라 닝보, 이우, 광주 등 동부 지역에서도 발차하고 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자신들의 관할 역에서 발차하는 경우, 컨테이너당 상당한 보조금을 화주에게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철도와 만주 철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방 정부에 보조금을 지원한다. 유럽과 아제르바이잔, 이란, 모스크바 인근 등 주로 선박운송을 이용하는 화물을 대상으로 한다. 보조금은 컨테이너당 1,000~2,000달러에 달할 정도로 파격적이다. 물론 중앙아시아나 시베리아 등 원래 철도를 사용하던 지역으로 향하는 화물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물류전문가들은 지나치게 파격적인 보조금을 ‘초기의 일시적인 유행’으로 간주하기도 했으나,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매주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화물 열차를 발차시키기로 했는데,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부족하자 비어있는 컨테이너까지 유럽행 정기 열차를 출발시킨 지방 정부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2016년에 무려 1,702회의 유럽행 열차를 운행했으며, 올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횡단, 만주 종단철도를 통한 유럽향 운송이 발달하자 이제는 몽골 종단철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려고 한다.

최근 유라시아 횡단철도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 시진핑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을 들 수 있다. 낙후된 중국 내륙 지역을 발전시키고, 해상 운송로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이용하면 운송 보조금을 지원한다. 해양에는 친서방적인 국가들이 많이 포진한 반면, 유라시아 철도 국가들은 친중국 국가들이 많기 때문에 추후 중국의 해상로가 막힐 것을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둘째, 철도를 사용하면 중국에서 유럽까지 약 20~23일 만에 도착하며, 해상운송보다 14~20일이 단축된다. 카자흐스탄 철도청은 유럽행 화물에 최우선적으로 환적을 진행하고 있으며, 늘어나는 물동량을 소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화차를 보충하고 있다.

셋째, 2015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벨라루스의 통화가치가 40~50% 하락함으로써 철송료가 저렴해졌다.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경기침체, 환율 평가절하로 인해 유라시아 횡단철도의 가격 경쟁력이 커졌다.

‘일대일로’ 정책이 채택되기 이전까지는 유라시아 횡단철도 사용에 있어 우리나라는 중국을 앞섰다. 하지만 일대일로 정책이 수립된 이후부터 중국이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주도하고 본격적으로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하며 유라시아 시대를 열어가려 했지만 흐지부지되었다.

유라시아 철도는 유럽연합, 벨라루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몽골, 중국을 서로 연결하면서 유라시아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유럽의 시대, 아시아의 시대를 넘어 유라시아 시대가 다가왔다.

유라시아 횡단철도, 유라시아 시대의 도화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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