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톤 영업용 화물차 증차 요구도 거세, 고객들은 환영 일색

#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운송금지 소송이 합법으로 판결되자 A 온라인 기업 홍길동 부장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로켓배송 같은 차별화된 물류서비스가 필요하지만 당장 대규모로 1톤 자가용 화물차 구입과 직접 고용 직원을 통한 물류서비스에 대한 수익적 위험 부담 때문이다.

그렇다고 천편일률적인 택배서비스에 의존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시장 선점을 위한 물류서비스 차별화는 꼭 필요한 상황. 이에 따라 홍길동 부장은 중요하고 효과적인 지역과 전략 상품의 경우 쿠팡같은 자체 물류네트워크 구축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수익적으로 부담스럽고 골치만 아픈 부분은 여전히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바보 택배기업’들 경쟁을 통해 아웃소싱 할 생각이다.

▲ 덕평 물류센터 전경.
이처럼 택배기업들이 제기한 쿠팡의 로켓배송에 대한 운송금지 소송 첫 판결로 유통시장의 셈법이 각 진영별로 더욱 어려운 계산 국면을 맞게 됐다. 일부 개인 운송사업자들은 이번 판결이 1톤 화물차량에 한해 자가용 운송도 가능해 진 것 아니냐며 영업용 번호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지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한편 홈쇼핑업계를 비롯해 크고 작은 온라인 유통업계도 이번 판결로 각기 다른 대응책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 우선 유통업계는 이번 운송금지 소송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판결된 만큼 이번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부분은 최대한 소송 결과대로 구축하고, 쿠팡처럼 무모한 물류부문 투자는 자제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물류업계는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당장 이번 판결 이후 항소에 나설지에 대한 입장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협회 관계자는 “이번 판결에 따른 항소에 나설지 말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협회 차원의 대책 논의 후 최종 대응전략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B택배사 관계자는 “유통시장에서 택배서비스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세는 불가능 했을 것”이라며 “소송 결과에 상관없이 유통기업들이 쿠팡같은 직접 물류서비스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른 모양세 다. 당장 택배시장에선 자가용 택배차량 불법운송 단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택배기업들의 최대 고객들이 언제든 자가용 화물차를 이용, 직접 물류서비스에 나설 수 있게 된 만큼 향후 내부 대응책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택배사들 간 과당 경쟁으로 수익률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고객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책도 없어 이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한편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환영 일색이다. 이번 소송을 택배업계의 쿠팡에 대한 ‘몽니’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쿠팡의 승소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세다. 공짜 배송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경우는 향후 유통업체들의 빠르고 친절한, 그리고 무료 배송이 계속되길 바라고 있는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또 있다. 지난 달 3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8일 판결과는 별개로 쿠팡이 5000원의 반품 배송비를 받고 운영하는 쉬운 반품 서비스는 배송비 이외의 다른 이유로 금전을 지급 받는 행위로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법률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결이 났다. 이는 쿠팡의 ‘쉬운 반품’ 서비스가 법률 위반이라는 판결이다. 따라서 향후 소송 진행결과가 바뀌지 않을 경우 쿠팡의 ‘오천원 쉬운 반품’ 물류서비스는 무료화 하거나 중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쿠팡과 택배업계의 소송 결과는 양쪽 모두 웃을 수만은 없는 형국을 연출하고 있다. 과연 최종 승자는 누가 될지, 향후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지만 최종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무료 물류서비스를 맘껏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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