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 전 과정 가시성 높이고, 최적화된 서비스 갖춰야

국내 육상운송시장에 ‘표준운임제’도입에 따른 논란이 가속화되면서 산업 전반의 물류비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육상 운송 운임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각종 요구사항이 커지고 있다.

이는 운임을 인상하려면 기존의 단순 배송에서 벗어나 운송 전 과정의 품질을 높이라는 고객들의 요구 때문이다. 일본 육상 물류시장에서의 운임 인상 현황과 함께 운송품질을 확보할 수 있는 각종 노력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그 현장으로 들어가 봤다.

일본 도쿄 신주쿠역 인근에서 택배서비스를 하고 있는 야마토택배 차량.
◆일본 육상물류시장 운임 인상 ‘초읽기’

최근 일본을 대표하는 최대 택배회사 야마토운수가 올해 9월을 기점으로 요금 인상을 전격 발표함에 따라 일본 산업시장이 술렁거리고 있다. 현 운임도 우리 시장과 비교하면 저렴한 수준이 아닌 상황에서 운임 인상을 발표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특히 동종업계의 택배사들을 비롯해 육상운송업계 전체가 이번 야마토의 육상물류부문 운송운임 인상안에 동조현상을 보여 올 하반기 일본 육상운송 시장 전반에서의 운임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야마토운수의 운송요금 인상은 소비세 증세 때를 제외하면 무려 27년 만에 이루어지는 만큼 선도기업의 운임 인상은 향후 일본 산업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도미노 현상처럼 전체 산업시장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파장이 일 것으로 산업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현재 일본 육상운송 물류시장은 우리나라와 같이 운송 운임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자는 표준운임제와 같은 요구는 없는 순수 자유경쟁 시장이다. 즉 수요에 따라 운임이 결정되는 시장인 만큼 운송사 별 운임을 각 운송조건에 맞춰 지불하고 있다. 특히 일본 육상물류시장은 이번에 야마토가 밝힌 운임 인상도 논쟁거리지만, 더 큰 문제는 당장 차량 운송에 나설 운전자들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전체 시장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운임 인상은 운전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 인상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운임인상 요구 수용, 서비스 품질 높여야

일본 육상 물류시장에서 운임 인상이 불가피해 지자 일부 운송의뢰 고객들은 운임인상을 감수 조건으로 최적화된 물류서비스를 요구하고 나섰다. 일본 소비자들은 택배가 아무리 저렴하고 빠른 서비스라고 해도 전체 배송과정과 최종 전달자의 서비스 태도나 라스트 마일 서비스가 난폭하면 곤란하고, 배송의 효율성이나 비용절감만 추구한 나머지 상품 관리에 하자가 생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객들은 운송요금 인상 계획과 함께 상품을 안전하고 확실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라면 다소의 가격인상이나 불편함도 감수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이런 요구에 적극적인 산업부문은 식품이나 의약품 배송 물류시장이다. 이들 고객들은 안심·안전을 요구 목소리가 높고, 이 중 신선식품이나 의약품 등을 생산·수송·소비 과정까지 중단되는 일 없이 저온을 유지하는 콜드체인 적용도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배송과정에서의 온도, 습도, 충격에 대비한 수송 환경의 관리가 요구가 커지고 이를 위해 배송상품을 관리하는 수단인 데이터 로거(data logger)도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 로거란 별도의 센서를 통해 계측·수집한 수송중의 온도, 습도, 충격 등의 환경 정보를 기록하는 기기로 매년 10% 이상의 성장률을 보여 일본 전자기기 회사들이 앞 다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재 계측기기를 생산하는 日 키엔스(Keyence)社가 발매하고 있는 데이터 로거 ‘NR600/500’시리즈는 기존의 기기와 비교해 7개의 계측 유닛을 본체 한 대에 연결, 개별 데이터 수집 번거로움을 없애고 경비를 절감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한편 데이터 로거는 화물 내부에 설치되고 사용 후 버려지는 경우도 많아 장기간 수송하는 경우까지 고려해 배터리의 소형화·부품의 개수 삭감을 통한 소형화와 저비용화가 요구되고 있다. 또 콜드체인에 대한 美 FDA의 법규제와 GDP(Good Distribution Practice)와 같은 가이드라인 운용으로 수송 중 화물의 상태를 확실하게 기록하는 등 기록(로그 데이터) 조작을 방지하는 편집 불가능한 PDF파일을 출력하는 작업까지도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야마토운수를 비롯한 육상운송 업체들은 요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산업계의 온·오프라인 수송 수요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화주들은 저렴한 가격경쟁이 아닌 수송할 화물에 대해 보다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지 수송품질을 요구하는 쪽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새 정부 들어 국내 육상운송 물류시장은 육상운송 운임과 관련한 논란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소모적인 논쟁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단순 운임 인하에서 벗어나 물류현장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안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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