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신유통물류story 109

우리를 괴롭혀 온 미세먼지가 어느 순간 사라지고 한층 깨끗해진 공기와 파란 하늘을 보며 당연하지만 정작 실생활에서 잘 실천되지 못하는 자연 보호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초등학교 시절 식목일이 되면 언제나 산에 가서 나무를 심던 생각이 난다. 그런데 그 시절 고사리 손으로 하나 둘 심은 나무가 지금과 같은 푸른 강산의 씨앗이었음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나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벌거숭이 황무지 산이 오늘의 푸른 숲으로 재탄생한 것이나 놀라운 경제 성장으로 최빈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것은 실재하는 기적이다.

언제나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의 DNA와 행동 특성은 지금도 계속 진행형이다. 1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린다. 여태까지 그렇게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에 최고가 되는 것은 당연히 우리의 목표이며 또한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잘 생각해보면 나 자신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되면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유통과 물류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여하튼 지난 호에 이어서 이번에는 물류에 대한 트렌드 리드타임 10년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아직 끝나지 않은 택배시장의 M&A
2007년 유진의 로젠 인수를 시작으로 로젠은 2010년과 2013년에 두 번 더 주인이 바뀌는 과정이 있었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에 있다. 2008년에는 금호아시아나가 우리나라 최고의 물류회사인 대한통운을 인수했지만 ‘승자의 저주’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결국 3년 뒤인 2011년에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하게 되었다.

CJ는 대한통운을 인수하고 기존 CJ GLS와의 통합에 신중을 거듭한 후 2년 뒤인 2013년에 통합을 진행했다. 통합 초기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지만 2015년까지 잘 극복하면서 독보적인 1위 업체가 되었다.

2014년에는 동부택배를 KG로지스가 인수하면서 중소택배사의 시장재편이 시작되었고, 2015년에는 로젠이 KGB택배를 인수하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어 가는 흐름이다.

2016년에는 롯데가 현대택배를 인수하면서 우리나라 최고의 유통 기업이 택배업계 2위 회사를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물류에 뛰어들게 된 한 해였다.

홈쇼핑 등 온라인쇼핑의 성장과 함께 택배시장은 요동쳤고, 결과적으로 제조와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최고의 두 회사가 모두 물류회사를 인수하게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0년의 트렌드 리드타임 결과는 택배사를 보유한 E-커머스사와 택배사를 보유하지 않은 E-커머스사의 경쟁 구도와 제조와 유통을 기반으로 하는 물류회사와 순수 물류회사의 경쟁 구도로 확연히 나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 흥미진진한 사실은 지금도 택배시장의 M&A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고객과 소통하는 스마트 배송으로 진화 중
2007년 인터넷서점이 세계 최초로 그것도 무료로 당일배송서비스를 시작했다. 무료 당일배송을 통해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었다면 그 때부터 우리나라는 아마 당일배송이 활성화 되었을 것이다.

2009년에는 몰테일이 미국배송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금의 직구 활성화는 이때부터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012년에는 스마트택배가 기존의 SMS를 모바일 앱으로 대체하여 택배정보를 앱으로 고객에게 자동으로 안내함으로써 스마트 배송서비스의 서막을 올렸다고 볼 수 있다.

2013년에는 여성과 1인 가구를 위한 여성안심택배서비스를 서울시에서 시작했으며, 지금은 거의 모든 지자체가 안심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5년에는 로켓배송 열풍이 불었고 그 여세를 몰아 2016년에는 라스트마일이 이슈가 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O2O서비스가 연결되기 시작했다. 기존 택배 위주의 배송서비스가 퀵이나 지하철 등과 연계되는 공유형 네트워킹 서비스 형태로 진화한 것이다.

정리해 보면 2007년 인터넷서점의 당일배송, 2009년 몰테일의 미국 배송대행서비스, 2012년 스마트택배 앱, 2013년 서울시의 여성안심택배, 2016년 라스트마일 이슈가 고객과 소통하는 스마트 배송의 시작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이 융합되고 연결되는 초연결 스마트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가 지난 10년의 유통과 물류의 변화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지금이 ‘어느 때에 해당하는가?’를 보는 안목과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씨를 뿌리는 것이다.

봄에 씨를 뿌려야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씨를 뿌리는 사람이 지금이 봄인지 겨울인지 알지 못하고 씨를 뿌린다면 그 씨가 어떻게 되겠는가? 겨울에 뿌린 씨는 한파를 이겨 낼 수 없다.

반면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너무나 명확하다. 초연결 스마트시대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씨를 뿌려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결실을 맺으며 생존을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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