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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림목재, 선박용 목재 시장 석권 노린다
고품질 난연 목재 생산…까다로운 유럽 인증 획득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7년 03월 20일 (월) 17:47:03

   
   
1969년 설립 이후 국내 목재산업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영림목재(회장 이경호)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특수목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영림목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난연 목재의 국산화에 성공한데 이어 우리나라와 미국, 유럽에서 잇따라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았다. 영림목재는 난연 목재를 앞세워 크루즈선과 로팩스선 등 고부가가치 조선산업에서 소비되는 수입목재의 수요를 대체하는 것은 물론 해양플랜트와 인테리어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난연 연구개발에 특수목 가공 역량·노하우 쏟아
난연 목재란 특수 약품을 가압주입한 뒤 가공을 거쳐 화재에 강한 목재를 말한다. 일반 목재는 화재에 매우 취약하지만, 난연 처리한 제품은 불이 잘 붙지 않기 때문에 안전성이 우수해 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영림목재가 난연 처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화재에 강한 목재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부터다. 2010년 들어 고층 주상복합 건물의 화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건축자재의 안전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대두됐는데, 영림목재도 이 같은 고민 끝에 직접 난연 목재 제조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수입목으로 잠식된 국내 선박용 목재 시장에서도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연구개발은 쉽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난연 목재를 제대로 만드는 곳이 없어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었고, 제대로된 정보도 없었다. 영림목재는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난연 약재를 골라 테스트를 진행했다. 최고 품질의 난연 목재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가장 좋은 약재를 사용해야 하며, 그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수 차례 테스트 끝에 미국업체를 선정한 뒤 공급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제조에 나섰다.

관건은 가공 기술이었다. 약재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가공이 미숙하면 난연 효과를 거두기 어려웠다. 영림목재는 오랫동안 특수목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역량과 노하우를 쏟아부었고, 수분과 접촉해도 변색되지 않는 우수한 품질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침 약재를 공급하던 미국 업체에서 전화가 왔다. 한국의 조선기자재 업체에서 난연 목재를 구한다는 문의가 들어와 영림목재를 알려줬다는 연락이었다. 선박용 난연 목재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였다.

   
  △난연 목재는 크루즈선 등 고급 선박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급 특수목 제품이다. 난연 목재가 시공된 크루즈선박의 모습(사진제공=영림목재).  
세계 최고 수준 ‘EU-MED’ 인증 획득
조선산업에서 난연 목재의 수요는 꾸준하다. 일반 목재보다 비싸게 팔리지만, 운항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치명적인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선주들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

특히 나무의 따뜻한 느낌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상선(화물선)보다 크루즈선과 로팩스(Ro-Pax)선에서 더욱 많이 사용한다. 더구나 최근 세계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상선과 달리 크루즈선과 로펙스선의 수주 계약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난연 목재 관련 시장의 성장세에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난연 목재를 제조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납품은 결코 쉽지 않다. 선박의 안전성과 직결되는 자재이다보니 국제선급에서 품질을 인정한 제품들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국내 조선산업에서는 선박용 난연 목재를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다. 이는 선급의 인증을 획득하지 못하면 수출도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난연 목재 개발에 성공한 영림목재는 즉시 인증 심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국제해사기구(IMO,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와 선급의 기준을 살펴보고, 난연 처리한 목새를 불태우기를 반복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을 통해 실험용 쥐를 이용한 유독가스 실험도 진행했다.

노력 끝에 불을 붙여도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아 겉부분만 검게 탈 뿐 제대로 불이 붙지 않는 목재를 완성했다. 이 제품으로 영림목재는 2015년 6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선급으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기업으로 기록됐다. 7월에는 미국선급의 ABS인증을 획득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영림목재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최대 수요처인 유럽시장에 진입하려면 노르웨어독일선급(DNV GL)이 발급하는 EU-MED인증이 필요했다. 공장실사와 제품검사는 물론 조직운영시스템, ISO인증 보유, 부설연구기관 확보 등 매우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탓에 EU-MED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전 세계에서 최상품으로 취급한다. 주위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지만, 목재 내부까지 약재 성분을 주입하는 첨단 설비를 두루 갖춘 것을 확인한 DNV GL는 오케이 사인을 냈고, 마침내 지난해 7월 인증 획득에 성공했다. 영림목재의 의지가 결실을 이룬 순간이었다.

   
  △최근 일반 건축물에서도 인테리어에 목재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안전성을 위해 난연 목재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인테리어 공사에 시공된 난연 목재의 모습(사진제공=영림목재).  
“내년부터 대량 납품 개시”
영림목재는 난연 목재를 앞세워 해양플랜트와 크루즈선, 로팩스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인증을 획득한 제품은 순수 원목으로 크루즈와 로팩스 같은 선박에서 주로 사용된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수입산보다 좀 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 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영림목재의 생산량이 증가하면 할수록 수입 제품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용 이외에 인테리어용 난연 목재 판매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영림목재 관계자는 “올해 내년부터 대량 납품 주문이 개시되기 때문에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물론 소량 납품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난연 처리한 합판으로 해양플랜트 바닥재를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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