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신유통물류story 104

지난 겨울 동안에 우리가 기억할 만한 매서운 추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늘 우리 마음은 봄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따뜻한 봄 햇살과 살랑 살랑 스치는 봄바람에 숨어 있는 봄내음은 생각만으로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사계절의 변화처럼 우리 개개인의 인생과 기업, 크게는 우리나라까지도 자연 순환의 흐름이 반복되면서 변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해가 되면 토정비결 같은 신년 운세를 재미로 보던 그냥 보던 한번은 보게 된다. 우리가 보는 운세를 요즘 말로 근사하게 표현하면 트렌드가 된다. 트렌드는 트렌드일 뿐 나와는 상관없고 ‘내 운명은 내 스스로 개척하는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질 수도 있지만 그냥 보던 재미로 보던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올 한 해 자신의 운세 흐름이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어디에 속하는지를 분석하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현재 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이게 된다.

자신의 흐름이 봄을 지나서 여름을 향해 가고 있는지 아니면 가을을 지나 겨울로 접어들고 있는지 등등 이다. 예를 들면 초겨울을 지나 한겨울로 접어드는 흐름에서는 아무리 씨를 뿌려봐야 헛고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지금이 한겨울인지 늦봄인지를 모르게 되면 씨를 뿌리는 전략을 선택하는 우를 범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모든 것이 연결되고 소통하는 시대에서는 자신이 계획한 것을 실행하는 것보다 예상하지 못한 이벤트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훨씬 더 중요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키워드는 모바일,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인더스트리 4.0 등이다. 이런 키워드를 기본으로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상해 보면 가장 큰 상위의 트렌드는 바로 연결과 소통이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과 소통에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까지 모든 것이 연결되고 소통되는 트렌드로 진행이 될 것이라는 것 하나와 빅데이터의 생활화로 요약 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것이 연결되고 소통되는 시대가 가져올 파생효과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상상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시대가 정말 코앞이다.

소통되고 연결되는 것은 양방향을 의미한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현실에 맞게 풀어보면 앞으로는 더욱 더 고객의 소리가 중요해 질 수 밖에 없는 산업구조가 된다는 것이고, 다른 말로 하면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마 전 한국소비자원이 2013년부터 2016년 10월까지 ‘온라인 쇼핑몰 배송서비스’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를 유형별로 분석하여 발표한 자료가 있다.

발표 자료는 크게 온라인 쇼핑몰에서 시행하는 당일배송이 얼마나 배송 기한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와 배송서비스와 관련하여 소비자가 느끼는 피해 유형을 분석한 것이다. 참고로 이 자료는 홈쇼핑을 제외한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분석 자료다.

먼저 당일 배송의 배송 기한 준수는 20.8%이고 배송지연은 79.2%로 나온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당일 배송은 고객이 요구한 서비스가 아니라 온라인 쇼핑회사에서 고객에게 당일 배송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약속했다는 점이다.

수치도 수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당일 배송을 위해 투입한 천문학적인 비용이다. 당일 배송을 기반으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심각한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일방향의 당일 배송은 지속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태생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당일 배송에 대한 마케팅 전략은 그런 측면에서 전면 재검토 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고객들은 당일 배송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의 일반적인 배송리드타임인 2~3일에 대한 배송 지연에 불만이 더 많은 실정이다.

온라인 쇼핑의 본질은 가격이다. 모바일을 통해서 쉽고 편하게, 가장 싼 곳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2~3일내에 택배를 받는 것이 현재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이다. 그냥 ‘빨리 배송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는 단순한 전략으로는 가격의 본질을 유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없다(다음 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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