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하고, 인간 다운 삶 추구 나설 터

생활 물류서비스로 전 국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택배서비스 시장이 업종을 대변할 수 있는 노조를 처음으로 공식 출범시킴에 따라 산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 출범한 노조설립이 연착륙할 경우 택배 업종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은 물론, 담배가격에도 못 미치고 있는 택배가격도 인상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준비위원회는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창립을 선포했다. 공식 출범은 오는 8일로 예정되어 있다.  가칭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이 출범하면 1992년 국내에서 (주)한진이 처음으로 선보인 민간 택배서비스 업종 이래 첫 번째 노조설립인 셈이다. 이렇게 택배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20년이 넘어서야 처음 노조설립에 나선 배경은 택배업종 일선 근로자들 대부분이 개별 사업자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한편 택배업계에서는 노동 강도와 비해 낮은 수입으로 노조 출범에 필요를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해 왔다. 현재 택배서비스 근로자들은 대부분 개별 사업자로 노동자이면서도 일종의 특수고용 신분으로 노동 3권을 보장받지 못해 왔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택배노동자들은 일부만 민주노총 화물연대 산하조직에 '지역별 분회’ 형태로 운영되어, 산발적인 파업에만 나서왔다. 하지만 이번 노조 설립이 본격화될 경우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택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택배업종 노조가 결성되면 하루 12시간, 일요일만 쉬는 살인적인 노동현실에서 벗어나는 요구로 이어지고, 지금 같은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택배가격 인상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번 노조설립을 바라보는 시각들은 각각 정 반대의 의견으로 모아지고 있다. A택배사 이철승(가명 34, 남)씨는 “하루 12시간이 넘는 혹독한 노동현실에도 불구하고, 점심한끼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열악한 업무를 하면서 운영비와 차량 할부금을 제외하면 손에 쥐는 돈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이번 노조 설립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Z택배사 이모 상무는 “그 동안 현장에서 묵묵히 일해 왔던 현장 근로자들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던 만큼 근로여건과 비용 인상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며 “하지만 일반 소비자뿐 아니라 중소형 온라인 쇼핑몰 업주들의 경우 가격인상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택배업계 노조설립 연착륙으로 업계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과연 택배업종 노조가 제대로 설립돼 육상운송 물류시장을 대변하는 화물연대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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