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2일부터 파업을 진행해 왔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29일 일시적으로 파업 중단을 선언하고, 사측과 임금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30일 열린 첫 번째 교섭 결과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을 확인했을뿐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평행선만 그었다.

이처럼 사측과 조종사노조 간 협상에 대한 전망은 대체적으로 합의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같은 배경은 대한항공 사측과 조종사들간의 신뢰가 근본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

그 대표적 사례가 대한항공 사측의 조종사들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 의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대한항공 부기장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조종사 업무가 힘드냐’는 의미의 댓글로 조종사들의 자존감을 깍아 내리며, 노사 간 불신의 벽을 쌓았다.

이는 항공사의 핵심 인력으로 엘리트 의식이 강한 조종사들의 자존감을 건드렸고, 이후 한진그룹 최고 경영진들이 지난해 한진그룹의 주요계열사로부터 높은 보수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양측의 임금 협상안은 지금의 감정싸움식의 평행선을 긋는 결과로 이어지게 됐다.

2016년뿐 아니라 대한항공 경영진과 조종사 노조는 지금까지 끊임없는 갈등을 이어왔다. 이는 기본적으로 사측이 항공기 운항의 핵심을 이루는 조종사들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개 자동차 운전 노동자 정도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조종사들 역시 여타 운송수단과 달리 유독 자존감을 높이며, 불가능한 임금인상안 인줄 뻔히 알면서도 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버리지 못하는 바보같은 대응을 고집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 참가한 대한항공 A 기장은 “빨리 임금협상이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며 “사측의 임금협상 자세를 보면 파업을 이어가는 것이 맞지만, 비현실적인 임금 인상안을 고수하는 것은 애초부터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인식된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대한항공과 노조의 협상은 평행선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사측은 조종사노조, 즉 노동자들 월급만 주면 일하는 갑을 관계로 생각하고, 조종사들 역시 협상이 불가능한 임금인상을 고집하는 자존심 싸움에만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 같은 양측의 평행선 싸움의 폐해는 고객의 몫으로 남는다. 사측은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수요가 부진한 노선만을 골라 결항하면 그만이고, 조종사들 역시 파업에 따른 손실이 크지 않고 대체제 역시 원활치 못한 현실을 빌미로 무리한 파업에 나서 양측이 감정싸움은 결국 승객들과 항공화물 화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뿐이다.

대한항공 이용 고객 김인식씨는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의 노사간 감정싸움이 고객 불편으로 이어지는 만큼 양측 모두 전향적인 대화에 나서 하루빨리 고객 불편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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