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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2016~2017 물류시장 회고와 전망 : 해운항만 부문
이국적선사 Big2 비극…3대 얼라이언스 전쟁 개막
이경성 기자 | bluestone@klnews.co.kr   2016년 12월 19일 (월) 17:26:00

세계를 누비던 국적선사 Big2가 결국 위기로 내몰렸다. 지난해 강제합병설에 휘말렸던 현대상선은 값나가는 자산을 모두 팔고 간신히 살아남아 2M 가입을 공식 발표했지만,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중소선사들, 특히 벌크선사들은 괜찮은 성적을 냈다. 국내 항만들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나름의 방안을 꾸준히 시도하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세계 해운시장은 내년에도 회복세를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노선에 한해 수급상황이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또한 3대 얼라이언스(해운동맹체) 재편이 완료되면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컨테이너 공급과잉은 난제로 남을 것이며, 벌크는 양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명암 갈려
현대상선은 올해 2월 그룹사에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발표했다.

대중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300억 원 사재 출연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해운업계는 벌크전용선사업부(12척)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50%+1주) 등 자산 매각이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미 상당한 자산을 내놓은 상황에서 추가 매각은 자칫 사업 기반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현대상선은 협상을 통해 용선료 인하 약속을 받아내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에는 발빠르게 미주와 유럽노선에 대체 선박을 투입하며, 일정 부분 수요를 흡수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상선 유창근 대표는 내실강화에 초점을 맞춰 현대상선을 미주노선에 특화된 국적선사로 성장시키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현대상선은 7월 14일 2M과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구조조정 완료를 선언했다. 가입 실패냐 아니냐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지만 마침내 12월 12일 3년짜리 계약을 맺으며 일단락지었다. 1단계 제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남있지만,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연초부터 원가절감에 사활을 건 한진해운은 아시아-미주 프리미엄 급행노선을 개설한데 이어 유럽노선을 개편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치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월 31일 한진해운은 서울지방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 당시 채권단은 7,000억 원 확보를 요구했으나 한진그룹은 5,000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맞섰다. 불과 2,000억 원 차이가 40년을 이어간 세계 7위 선사 한진해운의 역사를 바꾼 셈이다.

법정관리 소식이 알려지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선박은 압류됐고, 항만들은 입항을 거부했다. 화주와 포워더, 하역업체 등 덩달아 피해를 입는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한진해운발 물류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법정관리 직후인 8월 전국 해상물동량은 전년대비 5.8%나 감소할 정도였다.

   
  △한진해운은 사실상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세계 7위의 국적선사가 사라지면서 국내 해운업계와 지역경제는 물론 국내 산업계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아시아-미주노선’을 비롯해 해외자회사 등 유무형 자산 매각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청산의 길에 들어섰다. 미주 노선은 SM그룹이 가져갔지만 또 다른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은 해외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정부는 부랴부랴 비상대응반을 가동했지만, 내놓은 대책은 이전과 별 다를 것이 없어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현대상선에 우량자산을 인수하도록 함으로써 세계 5위 선사로 키우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정책 지원이 부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벌크선사 영업실적, ‘대체로 양호’
Big2가 휘청거릴 때 벌크선사들은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영업이익 2,298억 원을 거둔 팬오션은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81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팬오션은 곡물사업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틈새시장 공략의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폴라리스쉬핑도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247억 원을 기록했으며, 최근 세계 광산 1위기업 발레와 운송계약 확대라는 성과를 거뒀다. 가스선을 전문으로 하는 KSS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SK해운 등 3분기 실적 악화를 겪는 벌크선사도 적지 않았다.

인트라아시아 컨테이너선사들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노선 개설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현대상선과 고려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이 뭉친 미니얼라이언스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항로를 개설했다. 남성해운과 고려해운은 대만과 필리핀을, 흥아해운이 일본 센다이 단독항로에 이어 인천-하이퐁 직항로를 열었다. 천경해운은 캄보디아에 진출하기도 했다.

소비 감소와 해운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전국 항만물동량은 7억 3,977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항과 울산항, 대산항 등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부산항이 -0.6%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컨테이너 수출입 물동량의 감소세를 떨쳐내지 못했다. 1~3분기까지 전국 항만물동량은 11억 487만 톤이었으며, 컨테이너는 전년 동기대비 0.4% 증가에 그친 1,928만TEU 처리를 기록했다.

“아시아 시장 수급 여건 더욱 악화될 것”
내년 세계 컨테이너 시장은 3대 얼라이언스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감에 따라 시장점유율을 두고 치열한 운임 경쟁이 예고된다.

아시아-유럽항로에서는 2M이, 아시아-북미항로는 오션얼라이언스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4월 중에 디얼라이언스 소속의 일본 3개 선사인 NYK, MOL, K라인의 컨테이너 부문이 통합되면 3파전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주요 항로들을 살펴보면 성수기와 한진해운의 공급 축소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북미항로의 2017년은 유가상승과 추가 신조발주 자제, 소석률 소폭 증가 등으로 수급과 운임 모두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점진적인 개선이 기대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럽항로는 공급과잉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데, 40% 중반대까지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는 유럽노선에 수급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소폭 운임상승이 있을 수 있으나 체감은 극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바닥운임을 기록한 아시아 역내 시장은 거의 대부분 구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원양항로의 대형선이 역내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파나마운하 확장에 따라 아시아 구간을 지나는 파나막스급 선박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수급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시장의 수급격차는 다소 좁혀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대형선의 지속적인 유입은 유가승상과 소폭의 수요증가라는 긍정적 측면을 상쇄시킬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해운시장의 경우 미주노선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현대상선이 2M과 동거를 통해 얼마나 수익을 낼 것인지가 관심을 끈다. 일부 전문가들은 롱비치터미널 인수 여부가 내년 현대상선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의 미주노선을 인수해 2017년 3월 출범할 SM상선의 연착륙도 관심거리다. SM상선과 계열사인 대한해운의 시너지효과가 창출된다면 모기업인 SM그룹은 국내 원양업계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진해운 사태 이후 급감한 수송능력 저하 현상에 대해 아시아 해운시장의 여파와 국내 산업계의 영향에 따라 내년에도 큰 폭의 개선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컨테이너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아 내년에도 운임은 바닥 수준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벌크의 경우 우량 장기계약들이 많아 컨테이너 시황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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