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위축으로 더욱 힘든 한 해 보낸 3PL시장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3%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낮게 측정된 수치로, 제조업 붕괴 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올해 조선업과 중공업 등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체들은 극심한 경영난으로 매우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그리고 물류업체들은 힘들어진 제조업체 보다 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어려움 봉착한 제조업체들의 물동량은 크게 감소하고, 공장 운영 중단 등으로 인해 일부 물류업체들 또한 불가피한 구조조정을 실시하기도 했다.

일부 물류기업들은 제조업체 부도로 인해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물류비를 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

꾸준한 물류기업 입찰 진행, 입찰가는 낮아져
올해도 많은 화주기업들의 물류운영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등을 진행했다. 대표적인 업체들로는 삼성전기, 비투링크, 미니스톱, 삼성물산, 위드미, GM대우, 정관장, 홈플러스, 공영홈쇼핑, 롯데홈쇼핑, 한양대병원, 한국보랄석고보드, 놀부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올해 물류사업자 입찰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신규로 발생하는 물류입찰 건들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업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 업체 모셔가기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는 당연히 업체들 간 저단가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한해로 평가 받는다.

연간 물류비가 1,0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히 큰 A화주사 입찰의 경우 최종적으로 선정된 물류기업이 제시한 단가는 기존 물류업체가 제공하던 금액의 7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연간 물류비 규모가 약 200억 원 수준인 또 다른 화주기업인 B사 역시 입찰을 통해 물류업체를 변경했다. 이 역시 새로 선정된 기업의 단가가 기존 물류회사의 단가보다 15%이상 낮았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한편 물류업체 선정 작업을 실시한 화주기업 중에는 저단가 물류업체를 선정했다 낭패를 본 기업도 있다. 겨우 계약 기간이 만료되길 기다렸다가 새롭게 업체 선정 작업을 실시한 업체도 있다.

C화주사의 경우 국내 굴지의 대형물류기업의 제안을 믿고 계약을 했으나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곤혹을 겪은 바 있다. 계약 주체를 바꿀 수 없는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계약할 수밖에 없었지만 실제 자신들의 물류서비스를 수행할 업체를 새롭게 선정해 운영을 맡겨왔다.

한 물류전문가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물류업체들 역시 저단가로 우선 실적부터 채우고 보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물류기업들의 피해도 피해지만 서비스가 제대로 수행될 수 없는 금액으로 수주하게 될 경우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화주기업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자 물류대세론! 시대 흐름인가, 시대 역행인가
올해는 유독 물류자회사를 만들려는 대형 그룹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했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 폭스콘의 물류 자회사인 저스다와 합작법인 설립을 선포한 SK그룹을 비롯해 최소 3개 이상의 그룹들이 자회사 설립을 검토했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SK그룹은 지난 11월 24일 중국 홍하이 그룹 폭스콘의 물류 자회사인 저스다와 설립한 글로벌 융합 물류 합작사 사명을 ‘FSK L&S’로 확정,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한 물류합작기업 ‘FSK L&S’는 향후 IT 분야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고객들을 공략, 본격적인 IT 특화 물류 서비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그룹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대단위 물동량과 중국 폭스콘의 아이폰 및 다양한 IT제품 등을 중국뿐 아니라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베트남, 미안야, 캄포디아 등에도 전 방위 시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포화, 해외에서 먹거리 찾으려는 움직임 확산
올해 많은 물류기업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에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국내 물류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먹잇감을 찾겠다는 의지가 제대로 엿보인 한해였다는 평가다. 이러한 움직임은 올해 초 조직개편 때부터 조심스럽게 점쳐지기도 했다.

올해 초 인사발령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CJ대한통운은 인도차이나반도 물류시장 선점 및 독보적 지배력 확보를 위해 인도차이나담당 신설했으며, 신설된 인도차이나담당을 통해 베트남 사업 확대 및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 신흥국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기존 동남아사업담당은 동남아담당으로 개칭 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지역 사업에 집중해왔다.

현대로지스틱스는 글로벌사업본부를 2담당 7팀 체제에서 2담당 8팀 체제로 변경함과 동시에 중공업영업팀과 EPC영업팀을 새롭게 신설, 동남아지역을 비롯한 중동아시아에서 발생하는 신규 프로젝트 공사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는 유독 외국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기업들이 늘었다. 또 지금까지 대부분 외국계 기업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경우는 국내 기업이 해외로 나가 현지에 설립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해외 기업이 국내에 들어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경우가 늘었다.

이는 역으로 해외 기업들이 국내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자국으로 수입되는 물량을 우리나라 현지부터 일괄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략적인 관계 유지와 신규 사업 확대 등을 위해 외국계기업과 국내외에서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늘었다.

해외 중에서도 많은 기업들 베트남에 관심 커져
올해 해외 진출을 추진한 물류기업들이 집중된 곳은 바로 베트남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제조업체들의 베트남 진출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물류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사례 역시 크게 증가한 것이다.

베트남 물류시장은 500~60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5~20%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 5~10년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할 전망이다. 또한 베트남 수출액 역시 증가 추세로, 생산기지화를 위한 대베트남 투자의 증가, FTA 및 TPP 체결 등은 베트남 물동량 상승과 함께 물류산업 발전의 잠재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베트남에 진출한 물류기업으로는 한진을 비롯해 세방, 로지스올, 하나로티엔에스 등을 꼽을 수 있다.

한진은 올해 5월 동남아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베트남 법인을 신설했다. 한진은 베트남 법인을 통해 남중국과 베트남 간의 국경운송 서비스를 개발·확대하고 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 주변 국가 간의 국경운송망 확보에 나섰다. 물류거점 기반의 3PL서비스를 갖추고 의류와 같은 특화상품에 대한 검사, 포장, 보관 등 부가 물류사업을 베트남 현지에서 수행할 계획으로, 이로 인해 화주기업의 물류비용와 운송시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활발하게 진행됐던 M&A건 다수 존재
올해 물류업계에서는 다양한 M&A들이 진행됐다. 진행된 M&A들 중에는 물류기업이 매물로 나와 있던 것도 있었으며, 인수자로 참여한 것들도 여럿이었다.

올해 물류업계 큰손은 CJ대한통운이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7월 중국 종합 전자회사인 TCL그룹의 물류 자회사 스피덱스(Speedex)의 지분 50%를 811억 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9월에는 말레이시아 2위의 종합물류기업인 센추리 로지스틱스의 지분 31.4%를 471억 원에 인수, 센추리 로지스틱스의 1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특수목적법인 '이지스1호'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88.8% 가운데 71%를 인수했다. 이로써 그룹 내 두 개의 물류회사를 소유하게 된 롯데그룹은 양사의 시너지 극대화를 비롯한 그룹내 물류경쟁력 향상을 위한 전문 컨설팅을 받고 있는 중이다.

범한판토스는 지난 6월 LG전자 자회사이자 국내 전자제품 설치 물류를 비롯한 내수물류 전문물류기업인 하이로지스틱스를 최종 흡수 합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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