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미래 -

산업의 플랫폼화로 다양한 서비스·사업 모델 증가
4차 산업혁명은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기술 기반의 플랫폼 발전으로 산업구조를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바꿀 것이다. 대표적인 것인 공유 경제(Sharing Economic)와 온디맨드 경제(On Demand Economy)의 급부상이다.

공유경제는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이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쓰는 온라인 기반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말한다. 온디멘드 경제는 모바일 기술 및 IT 인프라를 통해 소비자의 수요에 즉각적으로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한다.

플랫폼의 활용은 그 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품질, 가격 등을 빠르게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와 거대 기업을 추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렌트카 회사 ‘릴레이라이즈’와 운송회사 ‘우버’다. 이 둘의 공통점은 차량을 한 대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공유경제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Uber)의 시가 총액은 최근 5년 사이에 약 100년 된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기업 포드, GM을 추월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기술 기반의 플랫폼을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와 사업 모델이 증가하면서 쉽게 창업(Start-up)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는 물류스타트업도 이러한 물결을 타고 다양한 형태로 기존 물류시장에 편입되면 전통적인 물류산업의 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네트워크로 연결된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인지가 앞으로 기업 생존에 있어서 중요한 전략적 이슈가 될 것이다.

산업 간 경계의 소멸
전 산업의 플랫폼화는 산업 간 경계의 소멸을 의미한다. 이것이 4차 산업혁명의 본 모습이다.

컴퓨팅 기능이 모든 제품·서비스의 기본 기능이 되면 다방면에서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성하고 플랫폼을 형성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자동차, 선박, 가구, 가전 등의 제조업과 의료, 교육, 금융 같은 서비스업이 모두 네트워크와 이에 따르는 컴퓨팅 기능을 기반으로 수평적 협력관계의 플랫폼을 형성하면 자연히 산업 간 경계도 약화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동차 산업, 금융산업, 미디어 산업, 유통산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지능정보기술 기반 플랫폼 제공 능력을 갖춘 ICT 기업의 위상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물류산업은 3자물류를 표방하지만 실제론 기존 산업에서 물량을 받아 처리하는 고급 하청수준에 불과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런 수준의 물류산업으로 남지 않으려면 화주산업군이 지향하는 지능정보기술 기반 플랫폼과 IT 기술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전체 산업에 존재하는 물류산업의 입장에서 산업 간 경계의 소멸이란 다른 말로 먹거리를 나눠놓은 시장의 진입 장벽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더 많이 먹든, 아예 못 먹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 간 경쟁에서 플랫폼 간 경쟁으로
수많은 산업이 플랫폼화 되면 시장경쟁은 자연히 기업 간 경쟁에서 플랫폼 간 경쟁으로 변화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제품·서비스의 경쟁력은 경쟁자의 추격에 따라 단기간에 대체 가능한 일용품화의 함정에 빠지지만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결합된 플랫폼은 장기간 경쟁우위를 지속하는 게 가능하다. 일정 수준의 시장 지배력을 가진 몇몇 플랫폼 간의 경쟁이 각 산업별로 일반화되면 각 플랫폼은 서로 유사한 제품과 서비스 그룹을 일괄 제공하지만 세부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는 차별성이 존재할 수도 있다.

애플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스마트폰의 하드웨어는 이미 경쟁기업의 증가로 인해 범용화되었다. 그럼에도 애플이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이용 가능한 콘텐츠에서 차별화(스마트폰 플랫폼)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자보다 더 많은 데이터, 보다 우월한 알고리즘을 보유한 기업은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경쟁우위 요소인 데이터와 플랫폼 참여자를 더 많이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3자 물류에서 IT를 활용한 4자 물류, 혹은 물류4.0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물류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구조 및 의사결정 과정의 변화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술 중 하나가 블록체인 기술이다.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로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른다. 비트코인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의 좋은 예다.

이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거래비용의 감소로 기업의 규모가 지금처럼 클 필요성이적어지고 보다 탄력적인 조직 형태가 등장할 전망이다. 극단적인 예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개입이 최소화된 자율기업(DAC : Decentralized Autonomous Corporation)도 일부 분야에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역시 자율기업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빅데이터 등에 기반해 보다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이 일반화되어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통적인 BI(Business Intelligence)가 보다 진일보하고 공급망 관리, 수요자 분석 등도 보다 정교해질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은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스마트 커넥티드 월드(Smart connected world)라는 새로운 환경이 왔음을 의미한다. 이 세계에서는 제품, 고객, 서비스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데이터가 기업의 핵심연료가 될 것이다. 이러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시스템 기술, 그리고 데이터 기반 서비스 설계 역량이 결국 기업의 핵심 경쟁 우위가 될 것이다.

적시수요(On-Demand) 경제의 부상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피부에 와 닿을 4차 산업혁명의 변화는 아마도 적시수요(On-Demand) 경제의 부상일 것이다.

네트워킹으로 모두가 연결되고 그 네트워크가 지능적 서비스를 구현하는 환경에서는 소비자-생산자는 항상 연결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작은 수요라도 언제, 어디서나 충족시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우버(택시)와 에어비엔비(숙박정보 공유서비스) 등이 이러난 적시수요의 경제적 특성을 잘 구현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혁신 기업은 개인차원에서도 일종의 프랜차이즈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형태의 비즈니스가 확산될수록 시장 메커니즘이 보다 강화되고 적시에 틈새 수요까지 충족시켜주는 경제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개인·소집단이 공급자로 전환하는 것도 용이해진다. 크라우드 펀딩(금융), 개인 방송(미디어), 저렴한 클라우드 서비스(SW개발자), 3D 프린팅 및 DIY(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급자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전 분야에서 일종의 공급자 민주화가 확산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물류·유통산업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제조업 가치사슬에 서비스의 역할이 새로 편입되거나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제조업에 ICT기반 서비스를 결합하는 비즈니스를 추진해왔으며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애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소비자와 콘텐츠 제공자를 그 플랫폼으로 연결시키는 새로운 소비생태계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사물인터넷(IoT) 기술의 확산으로 제품의 상태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알려주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용이해졌다. 구글이 2014년 인수한 자동온도조절기 네스트도 제품 시장에서 서비스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SW 업그레이드를 통해 판매한 자동차의 성능을 개선하고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 GM, 포드 등이 차량 공유서비스에 나서거나 관련 업체에 투자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스마트TV를 판매한 후 다양한 콘텐츠 및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물류기업의 주 고객인 제조사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류기업 역시 어떤 형태로든 이러한 변화에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여전히 물량 하청업체로 남거나 혹은 물류 서비스를 포함한 새로운 서비스라는 뉴 마켓을 찾아내는 것은 온전히 물류기업의 선택에 달렸다.

 

제조업의 미래와 물류산업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제조업은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하드웨어 제작 플랫폼 퀄키(Quirky)는 고객이 직접 원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로 B2B기반의 대량생산이라는 전형적인 제조업 사업모델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생산방식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알려져 있다.

퀄키는 지금까지 150여개의 제품을 출시하고 113만 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하드웨어 제작업체로, 회원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투표를 통해 선정한 후 클라우드 소싱을 이용해 하드웨어를 제작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이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4차 혁명시대의 제조공정은 3D 프린팅 기술 도입으로 맞춤형 소량생산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는 혁신을 넘어 가히 혁명의 수준이다. 제조 산업의 근간은 물론 물류·유통산업을 뿌리 채 흔들어 놓을 변화이기 때문이다.

DHL 같은 글로벌 물류기업에서는 자체 발간하는 미래 보고서를 통해 이런 변화를 전망하고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지만 국내 물류기업들은 규모가 크건 작건 강 건너 불구경이다.

디지털 제조는 저비용 기반의 대량생산·유통 시대에서 인터넷을 통해 생산, 유통, 소비가 가능한 시대로 전환되는 걸 의미한다. 개인이나 벤처, 중소기업들도 등도 소규모 자본으로 생산이 가능한 시대다. 당연히 물동량 생산과 유통에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이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할 때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제조공정이 가능해짐에 따라 비용절감을 위해 해외로 나간 공장이 국내로 회귀하는 리쇼어링이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은 이런 지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제조업의 또 다른 변화는 스마트공장(공정의 자동화, 지능화)의 확산이다. 미래에는 IoT를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클라우드 방식으로 공유하고, 빅데이터로 상황을 분석해 생산시뮬레이션을 가동하는 생산체계 구축이 가능하게 된다.

제조설비, 부품, 제품 등에 센서와 RFID를 장착해제조환경, 설비 운영현황 등 생산공정 전반에 걸친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IoT 및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을 통해 생산 공정의 사전검증 및 실시간 할 수 있게 된다. 실제 GE가 표방하고 있는 산업인터넷 전략은 바로 이런 스마트공장 시스템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화주(제조)기업의 공급망관리(SCM)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물류기업 역시 이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ICT/IT 기술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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