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필먼트 센터가 없다면 라스트마일배송 불가능”

“고객이 온라인 쇼핑몰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편의성입니다. 정확히 이야기 하면 플렉서블 딜리버리(flexible delivery)입니다.”
- 박지혁 Nielsen Asia Pacific Director

국내 유통, 물류업계에 가장 뜨거운 감자는 현재 라스트마일(Last Mile)과 풀필먼트(Fulfillment)라고 할 수 있다. 박지혁 Nielsen Asia Pacific Director가 지난 9월 28일 킨텍스에서 열린 LMFKorea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 고객들은 가격이 낮은 제품보다는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제품을 배송해 줄 수 있는 기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고 고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질수록 온디멘드 중심의 라스트마일과 이를 뒷받침하는 풀필먼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 국내 에서 라스트마일과 풀필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 이러한 관심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은 인터넷 쇼핑몰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제조, 유통 기업은 물론 물류기업에게도 이제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된 것이다.

이와 함께 직구와 역직구로 불리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Cross Border E-commerce)의 비약적인 성장도 이러한 흐름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국내에서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LMF Korea 국제컨퍼런스의 발표내용 중 일부내용을 정리했다.

라스트마일(LastMile)의 원래 의미는 독방에서 사형집행 장소까지 죄수가 걸어간 거리이다. 하지만 유통, 물류업계에서는 사용되는 라스트마일이라는 개념은 라스트마일배송(Last mile delivery)으로 물류허브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상품을배송하는 행위다.

풀필먼트(Fulfilment)는 이행을 뜻하는 단어로 온라인몰, 홈쇼핑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
는 상품을 창고에 적재하고, 재고를 관리하며, 주문을 받아 포장하고, 마지막으로 고객에게 배송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온디멘드(On-demand)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이나 장소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이다. 내가 있는 곳으로 상품이나 서비스가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쉽다.

고객 접점이 변하고 있다?
라스트마일과 풀필먼트는 온전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이다. 그동안 제조, 유통은 물론이고 물류 또한 소비자의 입장보다는 좀 더 효율적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전달해 왔다. 하지만 고객의 요구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가격보다는 이제는 내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받길 원하는 니즈들이 강화되고 있다. 또한 제조나 유통기업들의 기존 경쟁력이 평준화 되면서 이제는 마지막 배송단계인 라스트마일에 집중하고 있다. 이렇게 제조, 유통기업이 라스트마일에 집중하는 원인은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온라인 시장의 성장은 고객과의 접점을 오프라인 매장의 점원에서 온라인의 배송기사로 이동시켰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속도는 얼마나 될까? 박지혁 Nielsen Asia Pacific Director는 한국의 이커머스 성장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다른 글로벌 주요 마켓들과 비교했을 때 이미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험 자체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Nielsen에 따르면 3년전 만 해도 유통시장의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 채널이 가져가는 매출이 4%대였는데 현재는 17%에 이르고 있다. 이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영국이 5~6%이고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도 아직 8%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실제 시장 사이즈로 봤을 때 비교할 수 없는 시장이지만 성장 속도에 있어서는 타에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일반소비재가 시장의 성장 이끌어
최근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제품은 초반의 패션관련 상품이 아닌 일반 소비재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현재도 중요한 품목으로 매출이 많이 일어나고 있지만 신선식품을 비롯한 일반 소비재가 이커머스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추세라는 것. 박 디렉터는 “온라인 시장의 초기에는 패션군의 제품들이 많았으나 이제는 신선제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미 의류 같은 경우 70%이상, 화장품 같은 경우 절반이상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구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신선식품의 경우 이미 37%가 온라인으로 구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주목해야 되는 것이 판매와 배송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됐던 제품군 두 가지의 대한 판매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박 디렉터는 “아이스크림과 제철과일의 경우 배송의 문제와 포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가 절대 판매가 되지 않을 것 같았던 제품군이다. 하지만 올 여름에 이 두 제품의 판매가 상당히 늘어났다”며 “배송속도가 빨라지고 포장상태 등이 좋아지면서 판매가 가능한 상품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사람이 갖고 있는 유통채널은 몇 개?
예전에는 일반적으로 한사람이 평균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포함해서 3개 정도의 유통 채널을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사람이 활용하는 유통채널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디렉터는 “개인이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평균적으로 한사람이 현재 스마트폰에만 관련 앱을 20정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서 숫자에 주목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숫자가 많아지는 원인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기서 주목할 점은 평균적으로 5개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는 고객들이 유통채널을 선택하고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하고자 하는 카테고리에 따라 쇼핑몰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디렉터는 반복적으로 구매를 하게 되는 물, 라면, 기저귀 등의 제품은 소셜커머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한 가지 예로 꼽았다.

고령화와 1인가구가 라스트마일의 ‘Key'
1인가구의 증가와 인구의 고령화는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이슈이다. 하지만 라스트마일 관점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그동안 온라인 시장을 선도했던 20~30대보다 40대 이상의 소비가 온라인 시장에서 그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20~30대의 경우 80%가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에 유입될 수 있는 인구가 적지만 그 이상은 현재 온라인 시장으로 활발하게 유입이 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40대 이상뿐아니라 60대 이상의 소비자들이 온라인 시장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더욱 잘 살펴봐야 할 점은 40대 이상의 소비자는 구매의 성격이나 구매 후 나타나는 반응이 20~30대와 다른 성향을 보인다는 점이다. 박 디렉터는 “20~30 대의 경우 모바일 이전의 쇼핑몰에서 결재를 한다거나 택배를 통해 배송 받는 것에 대해 불만이 크지 않다. 이는 PC를 통해 구매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좋아져도 만족도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40대 이상의 고객은 스마트폰의 발전으로 인해 갑자기 유입되면서 라스트마일에 문제가 있을 경우 불만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유통업계가 판매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전략은 가격이 아닌 라스트마일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고 있다. 박 디렉터는 “고객들이 구매를 하기 위해서 쇼핑몰을 선택하는데 가격이 첫 번째 선택의 요인이 아니라 편의성이 가장 큰 선택의 요인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두 번째 선택요소이다. 편의성을 정확히 표현하자면 플렉서블 딜리버리이다. 빨리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 가져다주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소비자들이 과거에 제품을 선택하던 가장 중요한 요인이 가격이었지만 이제는 가격이 아니라 라스트마일이라는 것. 하지만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원하는 장소가 곧 주거지(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1인 가구의 특성상 집에 일을 하고 있는 낮 시간에는 집에 있지 않기 때문에 근처에 맡아줄 수 있는 믿을만한 편의점이나 경비실, 무인택배함 등을 원하는 장소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는 실제로 집에 있더라도 직접 집으로 배송해주기 보다 사람들인 많이 있는 주거지 인근에서 물건을 수령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나타났다.

라스트마일을 가능하게 하는 ‘풀필먼트 센터’
현재 온라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배송전쟁을 치르고 있다. 아니 이제는 속도를 넘어 고객 감동을 목표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배송전쟁의 시발점이자 현재 가장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쿠팡의 로켓배송이다. 물론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고객입장에서는 친절배송을 표방하는 쿠팡맨이 반가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상황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외에도 티몬의 슈퍼배송, 위메프의 지금사면 바로도착, 옥션의 스마트 배송 등이 현재 운영되고 있는 라스트마일배송 서비스이다.

이러한 라스트마일배송이 가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무엇일까? 서울 장지동에 풀필먼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티켓몬스터의 김성민 마트그룹 물류운영실 실장은 “풀필먼트 센터가 정상적이지 않다면 라스트마일은 이루어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즉 라스트마일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해야 하는 풀필먼트 센터의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라스트마일 배송서비스의 가장 기본은 속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그 앞단의 물류센터의 역할이 매우 크다. 앞단의 배송준비가 늦어지면 아무리 빠른 배송서비스가 있어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풀필먼트 센터는 뒷단의 라스트마일을 실현하기 위해 항상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적정재고는 물론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김 실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풀필먼트 센터는 작업자 개인의 의지가 반영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티켓몬스터가 풀필먼트 센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작업 동선은 1/5로 줄었지만 생산성은 2배 정도 올랐다. 작업자들이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을 정해놓고 하고 있었기 때문. 김 실장은 “현장에서는 작업자 개인이 프로세스를 통제하는 현상을 보게 됐다”며 “물류기술은 이러한 작업자의 의지 반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분으로 발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 ‘LMFKorea 2016 컨퍼런스 개최’

지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킨텍스에서 킨텍스와 싱가포르 SingEx Exhibitions가 공동 주관하는 LMF Korea 전시회와 국제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국내에서는 처음 개최된 행사로 LMF Korea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에 성공적으로 개최된 바 있는 LMF Asia(Last Mile Fulfilment Asia)를 국내에 유치한 것이다. 전자상거래를 통한 국내 수출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계획된 이번 행사는 크로스보더 특송 서비스를 비롯해 전자상거래에 특화된 물류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이 전시회에 참가했다.

3일 동안 개최된 컨퍼런스에서는 첫 날 ‘라스트마일 풀필먼트를 통한 한국 이커머스의 도약’이라는 주제로 라스트마일 풀필먼트의 의미와 역할, 라스트마일배송을 통한 비즈니스의 확장 방안, 풀필먼트 기술을 통한 이커머스 비즈니스 모델 등에 대한 내용이 발표 됐다. 첫날에는 소셜커머스 기업이 티켓몬스터와 대표적인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 또한 부릉을 운영하고 있는 메쉬코리아 등 국내 라스트마일 풀핍먼트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참여해 그동안의 과정들을 생생하게 전했다.

둘째 날은 ‘한국을 넘어 I : 풀필먼트를 통한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주제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가능성을 짚어보고, 비즈니스상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한 관리 방안과 혁신 방안 등을 살펴봤다. 마지막 날에는 ‘한국을 넘어 II: 아시아 지역으로의 비즈니스 확장’이라는 주제로 최근 물류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동남이사아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크로스보더 사업을 위한 마케팅과 풀필먼트 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한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이지쉽의 공동 설립자인 Augustin Ceyrac, Steve Suh 플로쉽 이사, Carol Chia 싱가포르우정 사업개발부 관리자, 유정범 매쉬코리아 대표, 소피아 리 S Lab 대표, 강대업 알테아 대표, 연혜민 아트리아 대표, 이태현 BLS코리아 대표 등 4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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