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주체 신 회장, 이제 적극적 투자로 국면 전환

롯데그룹이 신동빈(61)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빠져나오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계는 검찰의 신 회장 구속영장 신청에도 불구, 결국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돼 향후 추가적인 검찰수사도 점차 시들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검찰수사가 예상했던 대로 ‘용두사미’꼴로 꼬리를 내리자 유통시장과 물류업계도 향후 신 회장과 롯데그룹의 투자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물류시장은 신 회장의 검찰수사가 영장기각으로 결정되자 롯데그룹의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유통부분의 경우 그 동안 속도를 내지 못하던 호텔롯데의 주식 상장과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작업도 빠르게 진행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은 이미 지난 6월 불거진 신영자(74)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의 네이처리퍼블릭 면세점 입점과정에서의 뒷돈 거래와 비자금 혐의로 7월 신 이사장이 구속됐고, 신동빈 회장이 배임과 횡령 등에 대한 검찰수사도 더 이상의 어려운 상황을 맞았기 때문.

신동빈 회장은 검찰의 영장기각 후 일성에서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며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그룹도 공식 성명을 통해 “하루 빨리 경영활동을 정상화해 고객과 협력사, 임직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위축된 투자 등 중장기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제 롯데그룹이 시장에 투자와 변화에 모습을 보여줘야 할 시점이 된 셈이다.

한편 롯데그룹은 이미 롯데제과와 롯데로지스틱스 등 그룹의 8개 계열사들을 통해 순차적으로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을 88.8%까지 인수한다는 계획에도 큰 차질이 없을 전망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검찰 수사로 일부에서 인수 작업이 늦어질 것이라는 시장 우려와 달리 그 동안 차분히 인수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9월 현대로지스틱스 35%의 지분을 갖고 있는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가 1100억원을 재투자하면서 롯데그룹의 지분 인수 작업도 예정했던 10월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할 부분은 오릭스PE가 현대로지스틱스의 경영권 및 지분(31.08%)을 롯데그룹에 넘긴 후, 다시 지분 일부(17.76%)를 재인수한 점이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오릭스가 현대로지스틱스 재투자 배경에는 신 회장의 절대 지분 인수이후 롯데그룹의 후방 물동량을 통한 성장성을 크게 보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정서와 맞물려 롯데그룹의 인수자금에도 숨통이 트이는 윈-윈 구조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현재 현대로지스틱스 최대주주는 오릭스PE(35%), 롯데그룹(35%), 현대상선(30%) 등이 공동 출자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이지스1호’로, 지분 인수 예정은 롯데 계열사 8곳이 ‘이지스1호’ 지분 전량을 9월까지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따라서 신동빈 회장 검찰수사로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최종 영장기각으로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작업은 예정대로 큰 변수 없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현대로지스틱스 인수 주체가 될 롯데로지스틱스(주주현황:(주)L제2투자회사 45.34%, (주)롯데리아 17.31%, (주)호텔롯데 8.84%)의 경우 전체 주식의 95.04%를 소유하고 있는 실질적 대주주가 신동빈 회장인 만큼 이번 영장기각은 현대로지스틱스의 인수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이 대주주인 롯데그룹의 물류자회사가 될 새 합병 법인의 예상 매출액은 4조 5444억원(현대로지스틱스 1.6조원, 롯제로지스틱스 2.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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