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입 물류의 문제점, 물류·유통·기관 함께 풀자”

2015년 세계 최대 무역국은 중국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무역 규모는 3조 9,570억 달러로, 2위인 미국과 격차는 1,440억 달러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의 수출량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는데(2조 2,750억 달러) 2위인 미국과 차이는 무려 7,7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수입도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미국 2조 3,080억 달러, 중국 1조 6,820억 달러).

9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미국이었으나 지금은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매일 수많은 화물이 우리나라와 중국의 교역을 통해 이동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기업은 물론 중국 온라인몰(Online marketplace)을 통해 1인 셀러들도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중 간 무역 그래프의 상승 곡선은 물류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 우수한 품질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수출입 물류서비스가 마냥 장밋빛을 띄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는 복잡하고 강화되어 가는 규정, 물량 확보, 현지 인프라 문제 등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물류신문사는 날로 치열해지는 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 시장의 현안을 살펴보고, 현장 실무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공유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대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의 현안 진단 좌담회’를 개최했다.

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의 일선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물류·유통 전문가인 CJ대한통운 이재철 팀장, 비투링크 권혁열 팀장, 아이씨비 김동철 부사장, 인천항만공사 김종길 실장, 티피엘코리아 이구한 대표, 한진 권기덕 팀장, 현대로지스틱스 서정원 팀장이 참여했으며, 지에스엠 모상희 대표가 참관자로서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지,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두고 심도 있는 논의를 펼쳤다.

물류신문사는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의 현안을 지속적으로 진단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언론사로서 노력할 것이다. 좌담회에서 언급되었던 주요 내용을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편집자주, 정리 : 장지웅, 이경성 기자-

역동하는 중국 물류시장

▶사회 : 결국 제도 개선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민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는 중국 정부에도 개선을 설득하거나 요구하는 시도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다른 측면에서 살펴보면 중국시장에 대한 루트를 다변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시장에 대한 정보는 한정적이다. 실제 중국시장에서 국내 수출입 업계가 활약할 수 있는 범위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서정원 : 한류 열풍으로 국내 제품이 중국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중국은 전 세계 상품이 전자상거래, 직구, 역직구 형태로 들어간다. 전 세계를 커버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보니 각국의 운임을 알 수 있고, 가격도 중국이 스스로 정하기 때문에 매우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사회 :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상품은 대부분 국내 업체들이 운송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를 노리는 중국업체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현지업체가 해관(세관)과의 관계 등의 이점으로 국내 물류업체보다 배송과 통관에서 우위를 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향후에는 이들이 국내 물류업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서정원 : 현장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중국의 상위 물류기업 몇 곳이 진출한 상태다. 한 중국업체는 특송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우리 돈으로 8,000억 원대의 이익을 냈을 정도다. 시장의 규모부터 다르다.
또한 중국 물류업체들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 거점을 만드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도 공격적이다. 이익 규모와 자국 시장의 수요 등 상당한 이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국내 물류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면 상당히 버거운 상대가 될 것이다.

▶사회 : 국내로 직접 진출해 중국 수출서비스를 하겠다는 계획을 가진 중국 물류업체들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항공사들과 중국 물류업체의 협력을 통한 저단가 영업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서비스 품질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그것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에서 우리 화주들을 빼앗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국내 물류업계에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서정원 : 사실 이건 막을 방법이 없다. 만약 주선업(포워더) 형태로 영업에 나선다면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중국의 역직구 시장은 다른 국가의 직구 시장과 같다. 국내 직구 고객이 미국온라인몰에서 구매하고 배대지를 통해 배송을 받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한류상품의 수요를 같은 방법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더군다나 중국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플랫폼들은 우리나라보다 더 고도화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국내 물류업체들이 하는 방식대로 중국 물류업체들이 국내에서 사업을 개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사회 :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나?

▶권기덕 : 중국 업체들을 만나보면 사드와 관계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수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본다.

▶권정열 :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민감한 사안이라 주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변화는 없지만 향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재철 : 전자상거래가 아닌 일반 화물시장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직구 같은 시장에서는 잘 팔리는 상품들이 있지만, 일반 화물에서는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상품을 찾기 어렵다.

성공적인 중국 수출물류를 위한 팁

▶사회 : 열띤 토론을 마무리할 시점이 됐다. 참관했던 모 대표를 포함해 참석자 모두 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의 개선을 위해 시급하거나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를 강조해주길 바란다.

▶이구한 : 가장 중요한 건 중국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점이다. 중국의 정책은 빠르게 변하고, 지역마다 다르며 모호한 점도 많다. 냉정하게 보면 사실 현업에 있는 이들이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다. 따라서 중국의 변화를 빠르게 알 수 있는 확실한 채널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것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재철 :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한·중 전자상거래 시장은 상품을 많이 수출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출혈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
킬러 아이템도 개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국내 제조사는 중국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개발해 판매해야 하는데, 화장품을 제외하면 현재로서는 내세울만한 제품이 많지 않다. 오히려 중국에서 더 많은 물건들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나. 우리가 사들이는 중국 상품은 품목도 다양하고 양도 상당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사는 한국 상품은 한정적이다. 오히려 다른 국가의 상품들을 산다. 물류도 중요하지만 킬러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김동철 : 환적을 위한 프로세스나 정책이 빨리 수립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환적이 용이할수록 다른 주변 국가에도 국내 상품을 더욱 신속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업계와 공기업, 정부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프로세스 중에 전산화가 가능한 것과 다른 나라의 사례, 물리적 공간 확보 등 챙길 것들이 많다. 구체적인 사항이 논의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서정원 : BWT를 위한 거점을 빨리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중국 물류서비스의 경쟁사는 중국의 물류업체들이다. 우리 물류업계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비가격적 경쟁 요소를 만들어내야 한다.

▶권기덕 : 물류업체 입장에서는 중국 고객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고객의 물량을 처리하는 상황에서 중국 수출입 물류의 니즈도 있는 만큼 효율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제기됐던 환적 제도의 어려움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권정열 : 유통업체의 요구와 물류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이 소통해야 한다. 최근 중국은 복합운송으로 물류비 절감을 시도하고 있다. 민관 차원에서 유통업체의 요구가 반영된 다양한 물류서비스가 마련되길 바란다.

▶김종길 : 가장 중요한 건 정시성과 신속성이다. 인천항은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해외직구, 역직구, 직배송을 위한 거점을 신국제여객터미널 배후부지에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선적 마감 시간을 60~90분 더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상을 통한 중국 수출입 물류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환적화물에 대한 신고가 간소화되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전자상거래, 배송대행, 전자결제, 물류 등 연관된 업체들을 유치해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천항만공사는 중국 수출입 물류서비스를 원활하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모상희 :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범위는 생각보다 매우 넓다. 그러나 국내 유통업체들이 진출하는 방법은 중국 온라인몰에 입점하거나 직접 사이트를 구축해서 유입되도록 하는 것인데, 쉽지 않은 일이다. 무역 관련 기관들을 중심으로 민간업체들과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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