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현장과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글로벌 이슈들이 우리 생업 바로 옆 시장에 보이지 않는 악 영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는 대한민국 사드 배치와 미국의 대선 정국, 그리고 남중국해 분쟁조정 결과 등 일련의 예측불허 국제정세가 직접적으로 우리 물류현장에 까지 영향을 미치리라곤 사실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먼 나라 얘기로만 치부했던 글로벌 뉴스가 바로 옆 우리 유통 물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말 그대로 세계화 시대를 톡톡히 느낄 수 있다.

그러면 이와 같은 국제 정세가 도대체 우리 물류시장엔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

당장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힐러리의 민주당이 표방한 보호무역주의에서 한발 더 낳아가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무역협정 필요성을 표방하며 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선거 프레임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던 올해 11월 미 대선이후 보호무역 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미국 차기정부에서는 글로벌 통상마찰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수출로 생존해야 하는 대한민국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취재 중 저녁자리에서 만난 중소 제조사 대표는 “상반기 원화강세로 미국 수출에 상당한 차질을 빚었는데, 미국 대선이후가 더 걱정”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국내 수출 물동량에도 상당한 악 영향이 미칠 수 있는 만큼 최근 미국 대선 뉴스에 예민해 진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같은 자리에 동석했던 물류기업 매니저도 “미국 대선이 우리 생업에 영향을 미칠지 누가 알았겠냐”며 “당장 미국 대선이 끝나면 무역협정 개정 논의를 시작으로 많은 규제가 생겨 수출입 물동량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장 미국의 사드 한국 배치 결정으로 중국과의 무역마찰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며 산업계를 급랭시키고 있다. 올해 가을 중국으로 미용 마스크팩 수출을 준비하고 있던 김모 대표는 “곧바로 수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사드배치가 최종 결정되면 양국 간 무역 분쟁 소지가 커질 수 있는 만큼 매일 매일 살 어름 판을 걷는 느낌”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처럼 미국 뿐 아니라 세계화에 따른 자국 이기주의가 심화되면서 무역환경은 더욱 공고한 보호무역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의 블랙시트 역시 세계화에 따른 자국 시장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던 만큼 향후 무역부분의 자국 보호주의는 공고해 질 전망이다.

이제 우리 물류산업시장도 국제정세에 한 순간도 긴장추세를 놓을 수 없다.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수출 물량이 줄고, 수출물량이 감소하면 보관과 배송등 실질적인 물류시장에도 곧바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요즘처럼 전 세계가 가깝게 느껴졌던 시기도 없었다 싶을 만큼 이제 민초들도 국제 뉴스에도 촉각을 세워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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