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설비는 작품, 정성 들인 작품이 고객의 신뢰를 얻는다”

글로벌 종합장비기업 에스에프에이(대표 김영민)는 지난 1998년 설립된 이후 올해까지 물류설비 분야에서 기술 개발과 자체 제조를 통한 고품질 설비로 국내외 물류시장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이다. 전신인 삼성항공 시절을 포함해 30여 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에스에프에이는 강점을 가진 클린물류, 유통물류, 중량물 등을 위한 물류설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명재 에스에프에이 부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항공을 거쳐 에스에프에이에 이르기까지 물류설비만을 고집한 전문가이며, 회사의 과거와 미래를 함께 한 물류인이다. 이명재 부사장을 만났다.

설계 직원으로 시작해 창립 멤버로
이명재 부사장은 19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삼성전자 내 여러 사업 중에서 그가 소속된 곳은 물류사업 부서였다. 주어진 일은 물류시스템 설계였고, 영업 업무도 병행했다. 당시 그가 맡았던 설계 아이템들은 자동화 창고 관련 시스템이나 설비들이었다.

당시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항공, 삼성엔지니어링이 물류 관련 사업을 영위했는데, 그룹에서 시너지효과를 위해 1991년 물류자동화사업을 삼성항공으로 통합시켰다. 이 부사장도 삼성항공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삼성항공 시절에는 물류시스템 영업에 주력했는데, 이때 반도체와 유업, 제약, 유통, 타이어, 가구 물류시스템 등을 하기도 했다. 이어 1999년 삼성항공의 사업부가 분사하면서 에스에프에이가 설립됐고, 이명재 부사장은 창립 멤버가 됐다.

수석부장과 임원을 거친 그는 현재 부사장으로서 물류시스템사업부와 공정장비사업부, R&D센터, 해외사업 등을 총괄하는 사업운영부분장(COO)을 맡고 있다. 회사의 전신에서 창립을 거쳐 현재까지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셈이다.

에스에프에이 역시 90년대 표준형 유니랙(Uni-Rack), 소터, 고속수직반송기를 개발한데 이어 2000년대 들어 해외법인과 아산사업장을 마련하고, 국내 최초로 초중량물(20톤) 자동창고를 개발하는 등 꾸준히 성장해왔다. 현재의 사명인 에스에프에이는 ‘Solutions For Advancement’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진보를 위한 솔루션’이란 뜻이다.

△에스에프에이가 제조한 물류 자동화 장비.
클린물류장비 등 특화 장비 강점
현재 에스에프에이는 유통물류, 유업, 화장품, 제약, 중량물, 태양광, 반도체, 디스플레이(글라스), 타이어 등의 다양한 품목을 위한 물류관련 설비를 개발, 제조하고 있다. 클린물류장비와 자동창고시스템, 물류센터를 위한 자동화 설비와 컨설팅이 대표적인 물류사업영역에 속한다. 또한 공정장비, 모듈장비, 반도체 제조장비, 태양광 장비 등 특화된 장비도 다루고 있으며, 수주한 프로젝트를 턴키로 수행하고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이명재 부사장은 에스에프에이의 과거와 현재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클린(Clean)물 류장비사업의 고도화를 꾀한 것을 꼽았다. 클린물류장비 사업은 먼지 등 오염에 취약한 공정을 위한 물류장비로 클린스토커와 클린리프트, 클린컨베이어셔틀, 클린OHS 등이 대표적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우 과거 브라운관(CRT)이 주력일 때 본격적으로 진입하게 됐다. 당시에는 글라스 물류라고 불렀는데, 이후 클린물류로 통칭하고 있다. 빠른 시장진입 덕에 현재 에스에프에이의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클린물류 외에도 특화된 사업이 많다. 케이블 제조공정과 관련된 전선 물류설비, 제품을 자동으로 픽킹하고 분류하는 로봇 피커 등은 특정 사업장에서 쓰인다. 여기에도 에스에프에이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부설 기술센터 통해 R&D 매진
기술력의 밑바탕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의 힘이다. 삼성항공 시절에 개설된 물류연구소는 현재 한국자동화기술센터 소속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설계와 제조가 함께 이루어진다. 직접 제조해야 하는 입장에서 기술을 보유하지 않으면 국내외 기업들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시장의 추이와 기술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성과도 꾸준하다. 최근 에스에프에이는 셔틀과 크레인의 개념을 합친 멀티스토리지시스템을 개발해 성능 평가를 마치고 24시간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물류연구소는 컨설팅에서도 뚜렷한 실적을 내고 있다. 컨설팅 과정에서 고객사에게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에스에프에이는 데이터를 받으면 실질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는 수준까지 보고서를 도출한다.

“물류설비 분야에서 지금까지 유상으로 진행한 컨설팅 건수만 180여건이나 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물류시스템분야에서는 유일무이한 연구소라고 자부한다.”

영업은 ‘신뢰’, 경쟁력은 ‘트렌드’
이명재 부사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신뢰를 쌓고 트렌드의 변화를 읽을 것을 주문하곤 한다. 신뢰는 영업에서 중요한 요소이며, 트렌드는 설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직급과 관계없이 영업 현장에 있는 직원들은 에스에프에이를 대표하기 때문에 한 번 뱉은 말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또한 우리와 고객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제안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트렌드는 설비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소비자들의 성향이나 산업계의 변화를 남들보다 빨리 파악할 수 있어야 그에 따른 시스템이나 설비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에스에프에이가 3년 전부터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도 트렌드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시장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물류시스템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데, 자국의 기술력 부족으로 한국산 설비를 주목하고 있다. 에스에프에이는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중국 내 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현지 업체들을 지역별로 조사해 파트너사들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엔지니어링과 핵심설비는 국내에서 준비해 중국으로 보내지만, 일부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랙처럼 부피가 커 높은 운임으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설비는 현지 파트너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물론 철저한 검증으로 우수한 설비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인터뷰 도중에 이명재 부사장은 설비를 ‘작품’이라고 칭했다. 많은 설비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제품 대신 작품에 비유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자 그는 또렷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나는 설비를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이 아니라 작품이라고 생각해야 더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정성이 들어가야 고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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