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안된 중개 앱 수두룩… 이중삼중 피 빨리는 현장 근로자들

유선전화를 통한 화물정보가 스마트폰 앱으로 급격히 전환되자 화물운송시장이 큰 변화의 파도를 만나며 불공정 경쟁과 물류 현장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사업자들 간 기득권을 뺏고 뺏기는 복마전이 확산, 여기 저기 볼멘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정작 일선 물류현장에서 앞만 보고 일개미처럼 일하는 개별 노동자들의 시장 개혁 목소리는 여전히 공허한 허공을 멤 돈다. 시장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고, 불만만 가득한 산업시장 동맥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육상 운송물류시장에서 모바일 앱으로 웃고 우는 물류 현장으로 들어가 보고 그 대안을 찾아 봤다.

구글 이사화물 중계 ‘앱’, 물류시장 불법 조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토바이를 제외한 유상 화물 정보는 화물 주선사들이 독점, ‘화물주선업면허’를 갖춘 사업자들만 취급했다. 하지만 최근 구글 등에서는 ‘스타트업 기업’ 이란 미명 하에 일부 이사화물 시장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거래되는 무분별한 화물중계로 기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구이사업협회 관계자는 “구글 등이 필터링 없이 운영되는 앱을 통해 불법을 조장하는 셈”이라며 “이들 불법 사업자들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는 상황이며, 교묘하게 법을 피해가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루하루 오토바이에 목숨을 걸고 일하는 물류시장 가장 하부에 자리한 퀵서비스 노동자에게 화물정보는 생존을 좌우하는 먹거리다. 이 시장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유통되는 화물정보는 퀵 노동자뿐 아니라 관련 시장 관계자들 모두의 수익으로 나뉜다. 하나의 정보에 적게는 몇원에서 많게는 몇 천원에 수수료가 발생시키기도 한다.

취재 결과 하루 거래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소화물 퀵 물동량 정보만 하루 약 20만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이 수치는 1건당 몇 십 원의 수수료만으로도 누군가는 어마 어마한 수익을 얻는 시장이다. 물류시장 관계자들은 퀵서비스를 포함한 소화물 물류비는 연간 거래량만 2~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앱을 통해 정보를 유통하고, 이를 이용해 수수료를 얻는 업종 관계자들에겐 물동량 정보가 곧바로 수익이어서 생존을 좌우하는 민감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그러면 물류현장에 힘없고, 빽 없이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는 성실한 물류시장 노동자들과 영세 사업자들은 공정한 수익분배를 받고 있을까? 이 시장에 모바일 앱 출현으로 이들은 예전보다 더 격한 경쟁에 내 몰리는가 하면 생계를 위협하는 기존 수익 하락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덤덤히 맞고 있다.

물류현장에서 만난 한 퀵 노동자는 “퀵과 소형화물시장에도 다음카카오가 정보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현 수수료체제의 변화와 더불어 가만히 앉아서 앱 이용료만 받는 시장의 불공정분배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 구글앱 스토어 앱에서 찾은 이사짐 관련 앱 모음.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앱’이용 수수료 너무 높고, 불법 화물주선 방치

물류시장 모바일 앱 출현에 따른 시장불만의 근본 원인은 수익에 대한 불공정 배분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일선 배송서비스는 매순간 목숨을 걸고 노동자들이 하는데, 수익은 엉뚱한 곳으로 쏠린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현재 일명, 구내발(서울의 각 구별 안에서 배송되는 화물)의 경우 퀵 가격은 7천원~8천원, 구를 넘어 50km에 가까운 배송은 약 4만원의 가격을 받는다. 여기서 화물 중계 콜센터는 22~3%, 앱 운영자는 1% 내외의 수수료를 떼어간다. 평균 퀵 물량 1건당 1만원의 물류비를 받으면 여기서 수수료로 2300원을, 다시 그 안에서 앱 운영자가 1% 내외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퀵 서비스 종사자 김모씨는 “정작 목숨 걸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몫은 타이어 감가, 엔진 오일, 각종 수리비 등 이것저것을 공제하면 60% 정도 노동자 몫으로 남는다”며 “이 같은 분배가 공정한지는 짚어봐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수입이 없어 화물연대와 같은 조직을 꾸리지도 못한다. 그나마 몇몇 카페에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지만, 이 역시도 이들을 대변하지 못해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거나 대안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한편 퀵과 소형화물 운송 물류시장에서 절대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모바일 프로그램 앱 운영사 I데이타에 대한 일선 물류현장 노동자들의 불만도 취재 중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다. I데이타는 퀵 서비스 물류시장에서 80% 가량의 절대적 시장 점유율로 이용료만으로도 큰 수익 얻고 있다. 하지만 이 앱을 사용하는 퀵 노동자들이 개선을 요구하는 불법 자가용 퀵 서비스 필터링은 고사하고, 하나의 앱이면 충분한 것을 세분화해 앱 이용료를 중복 징수한다는 불만도 컸다.

여기다 콜센터 수수료 23%에서 앱 운영사인 I데이타는 여기서 다시 1%의 수수료를 뗀다. 일부에선 화물정보에 목마른 일선 노동자들의 심리를 이용, 매달 2~3개에서 많으면 타 업체 앱까지 5~6개의 앱 이용료를 지불해야하는 덕에 가뜩이나 열악한 월 수입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와 함께 이사화물 시장에서도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 모두는 스타트 업을 내세운 이사화물 앱을 통해 화물주선업 면허 없이 이사 화물 중계로 불법을 방치하고 있다. 각종 이사 앱들 중 일부는 주선업 면허 없이 이사화물을 주선하거나, 소형 화물을 중계, 수수료 수익을 얻어 공정 경쟁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화물주선업 협회는 이들 불법 화물중계 앱에 대한 필터링을 구글과 다음카카오 등에 요구하고 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불법 무허가업체를 통해 이사를 맡긴 소비자들의 경우 일부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앱 이용료 낮추거나, 상생 노력 필요해

물류시장 모바일 앱은 하루하루 새로운 진화를 거듭 하고 있다. 고고밴과 바달닷컴, 무브잇등 신규 화물정보 물류 앱들은 기존 모바일 앱들과 달리 콜센터 수수료와 앱 사용료를 아예 받지 않거나, 최소화 해 현장 노동자들과 정보제공 앱사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신규 화물정보 모바일 앱 대표는 “일손이 모자라면 자신도 배송에 나서는데, 서비스 현장의 노동 상황이 정말 열악하다”며 “진입제한이 없어 노동력 공급이 무제한이고, 경기 불황에 따른 가격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지만, 화물정보 유통에 따른 수수료 체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보 유통과정을 통합, 공유하거나, 앱 운영사들이 물류현장 노동자들과의 상생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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