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경의 스마트물류

- Last mile delivery economics -


“아마존? 경쟁은 두렵지 않다. 고객의 실망이 두렵다.”
쿠팡 김범석 대표이사가 지난해 3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밝힌 향후 사업전략에서 구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것을 책임지는 전국 단위의 물류배송인프라를 구축하는 ‘한국형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을 설명하면서 밝힌 말이다.

쿠팡이 아마존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지만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에 찬 설명이었지만, 고객을 접점으로 하는 라스트마일배송이 단순한 배송기술이나 서비스가 아님을 시사하는 말이기도 하다.
온라인으로 출발한 쿠팡이나 아마존이 결국 기존 오프라인 유통망과 경쟁하고 협업하는 최근의 옴니채널유통(omni-channel distribution) 흐름은 더욱 복잡하다.

라스트마일배송의 기본은 택배
라스트마일의 전형적인 배송방법은 택배(미국의 경우 UPS, FedEx, USPS가 3강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를 이용하는 것인데, 문제는 최근 그 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중량에 의한 비용정책에서 최근에는 부피와 중량을 혼합하는 가격정책을 수용하고 있다(Fedex는 2015년 1월 1일부터 과도한 부피의 제품에 대해 추가비용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배송을 직접 하기 시작한 이유는 첫째가 비용이고 둘째는 배송 전체에 대한 관리에 있다. 미국의 택배 비용 자체가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가이고 (상대적이긴 하지만) 배송을 컨트롤하지 못한 책임은 판매자인 아마존에게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즌에 따라 들쭉날쭉한 배송물량(연말이나 블랙 프라이데이), 물류센터, 차량 및 물류 종사자 등 인프라에 대한 막대한 투자 때문에 과연 배송을 직접 하는 것이 이익인지에 대해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택배사업은 UPS의 미국 내 마진이 2012년 1.42%에 불과하고 국내 택배사 마진도 3% 미만일 정도로 대표적인 저부가가치산업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이 필요한데, 아마존은 그 모델을 라스트마일비즈니스에서 찾으려하는 것 같다.

배송밀도, 배송 비용에 큰 영향 미쳐
당일배송이나 2시간 내 배송서비스가 증가할수록 소비자가 바라보는 배송품질의 수준은 높아질 것이고 배송회사가 지불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배송비용은 배송차량의 배송밀도(배송지간 이동하는 평균시간(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모 기업은 택배에 대해 배송센터와 고객 간의 거리에 따라(10, 25, 50 마일 등) 배송비용을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거리는 짧을수록, 배송밀도가 낮을수록 배송비용이 낮았다.

특히 배송밀도는 비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는데 배송밀도가 4분일 때 4.05달러이던 것이 7.24분으로 늘면서 무려 110% 증가한 8.53달러로 비용이 올라갔다. 또한 포장된 제품의 중량 증가보다는 부피 증가가 비용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분석 결과 아마존은 20~50마일 근교의 미국 주요도시에 배송센터를 짓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하고 점차 중소형도시에도 배송센터를 마련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 프레시, 1석3조 효과 만들어
신선물류는 정온유지라는 제약조건으로 인해 물류상황이 다르다. 시애틀의 경우 최소 50불 이상의 신선식품에 대해 7.99달러를 소비자에게 부과한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이정도 비용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아마존은 대도시 주변에 위치한 배송센터의 활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배송센터를 통해 신선제품의 배송거리가 짧아지고 배송밀도가 낮아지는 효과를 얻고 있다. 물론 신선식품만 별도로 배송되기보다 일반제품과 같이 배송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아마존이 내세우는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 서비스는 당일배송으로 인한 비용은 줄이고 신선물류시장은 확대하는 1석3조의 ‘트로이의 목마’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크라우드소싱 통한 라스트마일배송
화두를 스타트업 기업으로 돌려보자. 딜리브(Deliv), 인스타카트(Instacart) 등과 같은 신생기업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크라우드소싱모델을 개발해 라스트마일배송을 사업화하고 있다. 물류분야에서는 DHL이 2010년 대중을 이용한 택배서비스(‘bring.BUDDY’)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현재는 중단).

크라우드소싱은 프렌드쉬퍼(Friendshipper), 피기비(PiggyBee)와 같이 대중들을 운송에 이용하거나 버나클(Barnacle), 넘버(Nimber) 등 전문 운송자를 이용하는 방법, 나아가 우버카고(UberCARGO)의 국제물류서비스까지 확장되고 있다. 또한 트웨덱스(TwedEx)나 딜리브(Deliv)는 트위터나 GPS를 이용해 이용자의 실시간위치를 파악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물론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 전문적인 배송기사가 아니라 배송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고 법규, 보험, 물류상의 안전이나 보안문제 등으로 실제 사업화나 수익창출에는 많은 장벽이 있다.

또한 크라우드소싱모델이 배송비용을 줄일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다. 피자나 치킨 배송을 생각해보자. 아무래도 1대1 형태의 배송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한사람이 여러 개의 물품을 유사한 장소에 배송하는 경우에나 경제성이 보장될 것이다.

빅데이터로 저비용 택배서비스 제공
영국에 기반을 둔 파슬투고닷컴(Parcel2Go.com)은 DHL, UPS 등 세계적인 물류기업과의 계약을 통해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이들 기업에 직접 배송을 맡기는 것보다 절반에 가까운 가격을 제시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파슬투고닷컴(Parcel2Go.com)의 유연한 영업전략과 투명한 소비자정보정책이 한몫을 한다.

예컨대 글로벌 물류기업이 프리미엄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분실과 파손에 제품가격의 10배의 보험 커버리지를 보장한다고 하면 이 기업은 IT(빅데이터)기술로 제품의 손망실 패턴을 분석해 보험의 ‘표준’을 제품 성격에 맞게 수정해 훨씬 낮은 가격을 책정한다.

실제로 컴퓨터모니터와 같이 민감한 제품의 분실은 보험처리하지만 파손에 대해서는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소비자에게 사전에 공지한다. 물론 소비자가 파손까지 보험처리하고 싶으면 비용을 더 지불하면 된다.

독자 여러분도 알다시피 택배회사든 우체국이든 여러분이 지불하는 비용에 가운데 어떤 항목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있는지, 어떤 항목은 사실상 옵션인지 알 수 없다. 비교를 위해 장폭고 각 30cm, 중량 30kg, 파손 우려가 없는 제품을 기준으로 3개 기업의 택배주문 사이트를 방문해 보았다.


배송기사가 고객 가정을 방문했을 때에 고객이 없거나 지연되는 경우, 또는 배송지가 변경될 때마다 총비용은 증가한다.

경제적인 라스트마일 운용을 위해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도 상용화되고 있다. 온타임360(OnTime360)은 100% 크라우드 베이스 배송소프트웨어로 운전자에게 최적의 물류경로를 위한 정보는 물론 배송관리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에게도 실시간 배송정보를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용비용은 기존 통상적인 배송소프트웨어의 1/14에 불과하다.

라스트마일 배송서비스의 복잡다양성을 생각할 때 비용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존은 대도시 주변에 거대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를 운영하는 등 라스트마일배송의 유연성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배송비 절감 노력을 계속해왔다.

앞으로 IT기술을 활용해 배송자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키거나 배송루트의 최적화, 라스트마일 특화비즈니스모델(예 Amazon Fresh, Incart)과의 융합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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