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이코노미·싱글슈머 등 새로운 소비주체로 부상

지난 3월 서울시의회는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종합 대책을 담은 ‘서울특별시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 가구 지원 기본 조례’를 통과시켰다. 일주일 뒤 경기도의회도 ‘경기도 1인 가구 지원 사업 추진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처럼 1인 가구를 위한 정책이 하나둘 나올 정도로 1인 가구는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인 가구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1인 가구, 새로운 시장을 열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개인화·다양화·정보화 등이 확산됨에 따라 소비행동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와 다른 수요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새 수요를 혈안이 돼 찾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소비 주체는 ‘1인 가구’이다. 기존 4인 가구 중심의 시장에 1인 가구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경기 침체로 꼼짝도 않던 소비가 1인 가구로 인해 미력하나마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제품을 소량화, 소형화해 내놓아도 팔리기 때문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1인용 시장이 열린 것이다.

2035년 3집 중 1집은 1인 가구
1인 가구의 부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이미 세계 여러 대도시에서는 흔한 현상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전체가구의 35%를 넘어섰고 미국과 일본도 각각 26.8%, 29.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5년 506만 가구(26.5%)로 지난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0년 15.5%에서 2010년 23.9%까지 확대됐다. 이러한 증가세는 2035년까지 지속돼 2035년에는 763만 가구(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가구의 1/3이 1인 가구가 된다는 것이다.

1인 가구의 가구주를 성별로 살펴보면 2010년 기준 414만 1인 가구 중 남성은 192만 가구, 여성은 222만 가구로 여자의 비중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교육정도는 대학 졸업 이상이 154만 가구(37.2%)로 가장 많고, 고등학교 졸업 110만 가구(26.6%), 초등학교 졸업 64만 가구(15.4%)순으로 나타났다.

혼인상태는 미혼이 184만 가구(44.5%)로 가장 많고, 사별 121만 가구(29.2%), 이혼 56만 가구(13.4%), 배우자 있음은 53만 가구(12.9%) 순으로 나타났다.


다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 빠르게 추월
시장이 1인 가구에 주목하는 것은 그들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서만은 아니다. 소비력도 남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가구원수별 소비지출 규모 전망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는 120조 원으로, 전체 민간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9%에 달할 예정이다. 2030년에는 194조 원으로, 4인(18.0%)과 5인 이상(5.4%) 가구의 비중을 추월하며 20%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10년 후 1인 가구는 4인 이상 가구를 누르고 가장 강력한 소비주체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 규모는 2006년 84만원에서 2020년 103만원, 2030년에는 120만원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를 4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 규모와 비교해보면 2020년 1.4배, 2030년 1.5배 수준이 된다.

또한 1인 가구는 가구 수 증가에 따른 소비시장에서의 비중 증가뿐만 아니라 개별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여 소비시장에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화·간편화·다양화 소비성향 강해
주요 항목별 소비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1인 가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주거·수도·광열비용으로 2012년 19.0%를 차지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 등의 항목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반면 4인 이상 가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교육으로 16.5%를 차지했고 식료품·비주류음료, 음식·숙박 등은 1인 가구와 마찬가지로 지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 교통, 통신 등에서 4인 이상 가구의 비중이 높고 보건, 가정용품, 기타상품·서비스 등의 지출은 1인 가구 비중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소비지출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가 추세를 보여 소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20~30대 1인 가구는 오락·문화서비스업, 이·미용서비스업,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업, 우편서비스업 등에서 4인 이상 가구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여 여가 및 취미활동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고령층의 1인 가구는 기타의료서비스업, 복지시설 이용, 기타서비스업 등에 소비지출이 높다.

산업연구원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소비행태는 개인화·간편화·다양화의 성격이 강하며 다인 가구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관련 산업들의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품종 소량화물을 신속히 배송해야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 ‘싱글 슈머(Single+Consumer)’ 등의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1인 가구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뜨거운 관심만큼 그 영향력도 클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는 물류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화·간편화·다양화 등의 소비성향으로 유추해볼 수 있듯이 1인 가구는 편리한 인터넷·모바일쇼핑을 즐기며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물량과 마찬가지로 1인 가구에 의한 물량 역시 다품종의 소형화물이 주가 될 것이 틀림없다.

앞으로의 물류시장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소형화물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배송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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