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를 통해 한·중 기업 간 협업 모델 창출하겠다”

중국 물류시장은 급격한 성장으로 현지 물류기업과 외국기업의 각축장으로 변모했다. 연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상당수 국내 물류기업들은 중국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는 중이다. 반대로 한국인이 중국에서 물류기업을 설립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워낙 현지 기업들이 많아 눈에 잘 띄지 않는데다 제도부터 경영환경까지 국내와 많은 차이가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둥지를 튼 에이펙스로지스틱스인터내셔널코리아(Apex Logistics International Korea, 대표 김두수)는 한국인이 중국에 설립한 물류기업과 중국기업이 M&A 후 국내시장에 역진출한 첫 번째 사례다. 김두수 대표이사는 국내와 중국을 오가는 화물은 물론 국내기업의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재화를 미국과 유럽, 남미 등 제3국으로 운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한국계 물류기업 첫 국내 역진출
에이펙스로지스틱스인터내셔널코리아(이하 에이펙스코리아)의 설립 배경을 살펴보면 독특한 점을 찾을 수 있다. 1995년부터 중국 상해에서 국적 항공사 주재원으로 일했던 김두수 대표는 임기를 마친 뒤 중국 물류시장에 뛰어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사업체를 세웠다. 이후 10년 간 중국시장을 누비며 회사를 키운 김 대표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던 차에 에이펙스로지스틱스와 인연이 닿았다.

2001년 설립된 에이펙스로지스틱스(이하 에이펙스)는 중국 상해에 본사를 둔 순수 중국물류기업으로, 항공·해상운송, 통관, 내륙운송, 보관,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삼성, 애플, GE, 나이키, 베르사체, 현대모비스, 폭스바겐, BMW, 아마존 등 다양한 사업군에 걸쳐 우수한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 실적을 살펴보면 2015년 항공물동량은 전년 대비 11%, 해상물동량은 12% 증가했으며, 4.9%의 성장률을 기록한 현지 업계 4위의 기업이다.

에이펙스는 에이펙스차이나(중국 본사법인)와 에이펙스USA(미국법인)를 필두로 중국과 미국, 유럽 등에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우 중국과 홍콩, 대만을 제외하면 네트워크가 전무한 실정이었다.

“나는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한 돌파구를, 에이펙스는 아시아 지역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한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었다. 우연히 만남을 가졌는데, 성장이라는 공통점을 찾았고 교감할 수 있었다. 마침 국내 자본인 MBK파트너스가 에이펙스에 투자하면서 한국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김두수 대표는 자신의 사업체와 에이펙스 간 공동투자를 통한 M&A 후 한국시장 진출에 뜻을 모았다. 중국시장은 기존 에이펙스 경영진이, 한국시장은 김두수 대표가 맡는 조건이었다.

 
중국 전역 네트워크 통한 종합물류서비스 강점
에이펙스코리아는 에이펙스의 21개 글로벌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국내 고객들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중국 본토 곳곳에 위치한 13개 네트워크는 큰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륙 운송망과 대형 물류센터 등 풍부한 인프라와 첨단 IT솔루션까지 갖추고 있으며, 현지 규정이나 인센티브 제도는 물론 시장 정보에 밝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김두수 대표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중국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업들과 동반성장을 도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에서 중국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는 공항과 항만에 집중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내륙 개발 정책으로 상당수 공장과 기업들이 내륙으로 이전하고 있다. 에이펙스차이나는 공항과 항만뿐만 아니라 내륙운송 인프라에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에이펙스코리아는 이미 중국에 진출했거나 준비 중인 국내 기업과 협업에 집중할 것이다.”

김두수 대표가 구상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다양하다.

우선 중국시장에서의 물류서비스의 경우 수출입부터 통관과 물류센터, 컨설팅까지 물류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내 업계 4위인 에이펙스차이나의 풍부한 인프라와 노하우를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빠르고 안전한 운송이 가능하다.

또한 한국과 중국, 미국, 유럽 등 3개 이상의 국가를 연결하는 복합운송서비스도 선보인다. 에이펙스코리아는 중국 내 생산시설을 가진 국내 기업이 현지에서 미국 등 제3국으로 직접 수출하는데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IT솔루션에 취약한 다른 중국 물류기업과 달리 에이펙스는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 높은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도 약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이펙스는 전자상거래 전문기업인 ECMS익스프레스를 두고 있는데, 이번에 에이펙스코리아와 함께 국내에 진출했다. 김두수 대표는 ECMS를 통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CMS는 현재 미국 아마존과 계약을 맺고 중국과 미국 간 전자상거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서비스 품질 관리가 무척 중요하고, 현지 관련 규정이나 환율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ECMS는 현재 중국 내 미국 아마존 물량 중 다수의 운송에 관여하고 있을 정도로 서비스의 우수성을 검증받았다. ECMS를 통해 국내 전자상거래 고객들의 만족도를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웃소싱 없는 글로벌 일관 물류서비스 구축
김두수 대표는 에이펙스코리아의 최대 강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웃소싱을 거치지 않고 모든 글로벌 물류서비스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을 꼽았다. 중국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당수 기업들이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효율이나 비용절감 측면에서 득이 될 수도 있지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중국시장의 특성상 자칫 통관지연이나 분실 등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에이펙스는 중국 본사를 포함한 각국의 경영진 대부분이 40대로 구성된 젊은 기업이다. 사업 추진에 있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걸 즐긴다. 덕분에 의사결정과 대응이 빠르고 거침이 없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관시’ 대신 순수하게 비즈니스에 집중하며, 모든 내용은 조직 구성원들에게 공개되는 투명한 기업문화를 지녔다.

에이펙스코리아도 같은 기조를 가졌다. 젊은 직원들은 전통적인 수출입물류부터 콜드체인과 중계무역,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형태의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영업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고객사들과 접촉 중이다.

“단순히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물류서비스를 통해 국내기업과 중국기업이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에이펙스코리아의 근본적인 목표다. 개인적으로 ‘음수사원(飮水思源)’이라는 말을 항상 마음에 두고 있다. 경쟁사라도 겸손하게 도움을 청하고, 보답하며 사업을 해나가고 싶은 것이 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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