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측면에서의 물류운영 고려하지 않고 투자했다 손해 볼 수도

물류부동산 투자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물류센터의 매매 가격이 올라가고, 무조건 사고보자는 식으로 달려드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투자사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공급량은 점차 늘어나고 있고, 이것이 또 공실률 증가로 이어지면서 투자 당시 기대했던 수익률이 나오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투자사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물류센터를 매입한 한 자산운용사는 최근 깊은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자산운용사가 구입한 물류센터는4,000평 규모로 입주기업만 10개사가 넘고, 이들의 임대 계약기간은 모두 제각각으로 체결되어 있다. 관리 자체가 힘들고 1개 업체가 이전하게 될 경우 그 규모에 맞는 업체를 영업해야 하는데, 그 규모에 맞는 고객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아 오랜 기간 공실이 발생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자산운용사가 매입한 물류센터의 평균 임대료는 3만 원대 후반이지만 입주 기업 10개사 중 80%의 임대료는 2만 원대 중반에서 3만 원대 초반으로 계약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부동산투자사들에게 물류센터 전체 임대료 수준을 높이기 위해 특정기업의 임대 단가만 높게 측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한 마디로 누군가 꼼수를 부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산운용사는 평당 임대료를 낮춰서 영업을 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정해진 수익을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높은 임대료를 받기만을 바라고 있다.

물류에 대한 전문 지식 없이 투자하면 위험성 커져
물류부동산의 가치는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 위치할수록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업체 간 빠른 배송서비스 경쟁이 심화될수록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지방에 있는 물류센터보다는 땅값 상승률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것만 보고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오히려 큰 손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일반 주택이나 사무실과 마찬가지로 물류부동산에 투자할 때에는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물류시장의 환경 변화를 예상하는 것은 물론이고 물류센터의 설계가 어떤 업체들이 들어오더라도 운영 효율화를 실현시킬 수 있는 구조인지 여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만 물류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부동산 투자사들은 위치와 사업 타당성만 검토한 후 투자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물류부동산 투자사들은 현재 물류센터의 공급이 얼마나 되어 있으며, 앞으로 공급되어야 하는 총량을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개별적으로 리서치를 해야 한다. 또 물류창고업 등록제를 통해 등록된 물류센터들이 있지만 이는 운영 중인 물류센터의 숫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재 공급된 물류센터의 총량을 알기는 쉽지 않고, 수요를 예측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한 물류부동산 전문가는 “물류부동산 투자 시에는 물류시장 환경과 위치적 특성, 시장성 등은 물론 물류센터 설계 선호도, 운영 최적화 구조 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진행해야 하나 그렇지 못해 투자 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류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만들 때 공식적인 데이터가 없어 부동산 리서치 페이퍼를 각 기업이 따로 제작하고 있다. 그마저도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는 보고서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솔직히 투자할 때 마음에 드는 자료를 본적이 없다. 오피스의 경우 여러 곳에서 자료를 받아도 기본적인 정보는 동일하고 각자의 의견을 첨부하기 때문에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물류는 기본적인 정보조차도 각각 다르다. 물류센터에 대해 전문적인 애널리스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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