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기업 1년 영업이익보다 높아 물류부동산 개발에 군침 흘리는 기업 늘어

물류산업은 과거부터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손꼽혀 왔다.

물류기업들은 물류센터를 비롯한 물류장비 등의 인프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물류업계에서는 과거와 다른 목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즉, 물류서비스 향상과 비용절감, 운영 효율 극대화 등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물류센터 등에 투자했던 물류기업들이 최근에는 물류부동산을 개발한 뒤 매각을 통한 차익을 기대하며 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 번의 개발로 엄청난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물류부동산시장이며, 부동산 비즈니스를 성공한 바 있는 기업들일수록 본업인 물류서비스보다 부동산에 더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류기업에게도 달콤한 유혹같은 물류부동산시장
일부 물류기업들이 본업을 뒤로 하고 물류부동산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물류서비스 제공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만큼 물류부동산을 개발한 뒤 매각하면 상당히 큰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물류부동산을 직접 개발한 후 매각에 성공한 물류기업들은 거래 건당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수백억 원의 이익을 얻은 것을 전해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본지에서 살펴본 매출액 상위 20위권 물류기업들 중 당기 순이익 100억 원을 넘긴 기업은 50%에 불과했다. 업계 간 치열한 경쟁 등으로 인해 물류기업의 평균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물류기업들에게 물류부동산 투자는 달콤할 수밖에 없다.

1년 내내 수백, 수천 명의 직원들이 피땀 흘려 번 돈과 불과 몇 명이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의 규모가 같으니 물류부동산 개발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한 물류부동산 전문가는 “이자 등 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대형 물류기업이 아닌 바에는 물류부동산으로 얻는 수익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매각 후 그동안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을 새로운 투자를 통해 물류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도 마련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본연의 사업인 물류사업도 물류센터를 매각 후 재임대(Sales & Lease back)를 통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물류기업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시장이다”고 말했다.

일확천금 노리다 큰 코 다친 기업도 여럿
물류부동산 개발로 큰 이익을 챙긴 기업들이 있는 반면 이로 인해 큰 위기에 처한 물류기업들도 적지 않다.

특히 물류부동산 투자가 광풍처럼 일어나자 은행권 등에서 공사비 대출 등의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하며 더욱 큰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물류센터 개발 후 매각을 통해 큰 수익을 취한 한 중견 물류기업은 또 다른 물류센터를 건립하다 은행 대출이 이뤄지지 않아 수차례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에 처해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물류센터 공사를 담당해온 건설업체 역시 덩달아 자금 압박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도산할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에도 한 중견 물류기업이 회사의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큰 물류센터에 투자했다가 회사의 경영권을 대형 물류기업에게 빼앗긴 사례가 있다.

물류센터를 개발해 매각하는 방식으로 높은 수익을 얻은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또 다른 물류센터를 개발에 나서는 사례가 증가, 공급과잉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금융권에서 물류부동산에 대한 대출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 추진되는 일부 물류센터들은 불용시설로 전락할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물류센터 개발을 시작했는데 은행권의 대출이 막히면 그대로 불용시설이자 흉물스러운 건축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물류기업이라면 투기 목적보다는 서비스 강화를 위한 부동산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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