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중소 제조기업과 물류업체들이 정부에게 보다 강력한 엄벌체제를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대형 유통업체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중소 제조사와 매번 대기업과 유통업체들로부터 비용을 지급받아야 하는 물류업체들이 받는 불공정 행위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 중소 운수기업 대표는 “기름값과 차량 감가상각비용 및 관리비용, 그리고 인건비와 통행료등 물류비 원가가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매번 비용인하를 요구 받는다”며 “경쟁에 따른 가격인하가 산업 가장 하부에 있는 노동자들을 영원한 을에서 못 벗어나게 하는 요인”이라고 하소연했다. 유통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형유통업체, 최소 비용으로 최대효과 얻는 특약매입 선호

29일 중소기업 창조경제확산위원회는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제20차 전체회의를 개최, “대규모 유통업의 과도한 수수료와 비용전가로 여전히 중소납품업체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으며, 원인은 특약매입 방식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중소기업연구원 정수정 연구위원은 “대형유통업체가 운영하고 있는 특약매입은 반품이 가능한 외상 매입방식”이라며 “이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만들어 내는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백화점의 경우 지속적으로 문제지적은 받은 높은 특약매입 비율(73%)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들의 경우 대형 유통업체들은 직매입을 보편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거래는 보편적 형태로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지만 위반 시 강력하게 제재함으로써 불공정 행위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갖춰야 한다한다”고 말했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와 물류기들의 불공정행위에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우리와는 대조적인 셈이다.

대기업, 자신들 연봉은 올리고, 물류비는 낮춰라 강요

물류시장도 마찬가지다. 물동량을 갖지 못한 물류기업들의 경우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매번 제조사들에게 휘둘리며,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영원한 갑으로 자리한다.

특히 일부 대기업 산하 물류자회사들의 경우 물류서비스의 중간에 자리해 수수료를 떼먹는 형국일 뿐 아니라 이들 산하 중소 협력 물류업체들에게 운임은 줄이면서 자신들의 임금은 업계 최고로 인상해 3년 연속 연봉 최고기업으로 등극하는 이율배반적인 행위로 비난을 사고 있다.

문제는 유통시장의 경우 상생위원회를 만들어 적극적 대화의 장을 열어 공생관계를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반해. 물류산업시장에서의 불공정행위는 유통시장보다 더할 뿐 아니라 이에 대한 문제제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대형 유통기업들에 대한 불공정해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정수정 연구위원은 “유통업의 불공정행위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유통업체 스스로 체질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민간 기구를 중심으로 점진적인 시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물류시장 역시 물류비에 대한 세부항목이 오픈된 시장에서는 일정수준의 운임 가이라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대기업들의 운임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재제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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