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테면 사고, 아니면 말고’식 영업, 고객 불만 커

고객과의 신뢰강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경영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 ‧ 기아차 판매 현장에서의 고객 불통이 여전,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번 내용을 접한 또 다른 고객은 “국내 자동차 독과점에 따라 현대 ‧ 기아차 인기차종에 대한 고객 대처 속내가 고스란히 들어난 예”라며 “ ‘손님은 많으니 살 테면 사던지, 아님은 말고’ 식의 국내 고객 대응으로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기아차의 대 고객서비스의 전말은 지난해부터 소비자 인기몰이에 나선 기아차 대표 SUV 차량 쏘렌토 판매에서 일어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시장 독과점 1톤, 2.5톤 상용 화물차 시장의 차주 이 모씨 역시 “얼마 전 차량 출고 때 대리점의 독과점에 따른 고압적 대응에 속수무책 이었다”며 “다양한 차종이 있는 승용차 시장은 그나마 대안을 찾을 수 있지만, 화물차의 경우 대체차량이 없어 고스란히 현대 ‧ 기아차의 갑 판매행위를 묵인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 기아차 쏘렌토 차량. 사진-기아차 홈페이지

■영업현장 변명 일관, 신차 구입 고객만 분통

지난해 11월 국내 대기업 P상무는 임원 회사차량을 반납하고, 신차 구입을 위해 가까운 기아차 대리점을 통해 시승까지 마쳤다. 어떤 차량을 구입할지에 대한 가족회의까지 가지며 신차구입에 나섰던 P상무가 최종 차량으로 낙점 한 차량은 신형 쏘렌토.

P상무는 마침 집근처 기아자동차 대리점이 있어 곧바로 가족들과 함께 차량 시승을 마치고, 계약금을 지불한 뒤 곧바로 구입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2월말 P상무는 쏘렌토 차량구입을 위해 했던 최종 계약을 철회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11월 대리점을 찾은 P상무는 차량 색깔과 각종 옵션을 선택하고, 계약금을 지불한 뒤 신차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P상무가 구입하려던 쏘렌토 차량은 기아차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차량이어서 영업사원 김 모씨는 최소한 2개월 가량을 기다려야 원하는 차량을 인도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게 신차를 기다길 2개월. 연말연시를 보내고 1월말 차량 인도를 기다리고 있던 P 상무는 영업사원으로부터 뜻하지 않았던 연락을 받게 된다. 기아차 영업사원 김 모씨는 “차량 인도 시점을 몇일 지난 뒤 차량 색깔을 잘못 신청해 다른 색 차량이 나왔다”며 “큰 문제가 아니면 그냥 차를 인도할 수 있겠냐”고 했다. 이에 P 상무는 “무슨 일을 그렇게 하느냐”며 “원래 신청했던 색의 차량으로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P 상무는 “애초에 신청한 차량이 영업사원 실수로 다른 차량이 출고된 만큼 사과부터 하는 것이 우선인데, 사과는 고사하고 잘못 신청한 차를 그냥 인도하라는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기아차 영업사원은 “그럼 할 수 없다”며 “1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 외엔 다른 말없이 또 다시 한달이 흘렀지만, 쏘렌토는 2월말이 돼서야 겨우 출고됐다. P 상무는 출고가 한달 늦어지면서 차량 선팅과 블랙박스까지 장착해 깨끗한 상태로 인도하겠다던 영업사원에 말만 믿고 차량을 기다렸지만 차량 인도일 몇일 지나도 연락이 없어 직접 전화를 한 후에야 대리점 인근 공터에 주차되어 있으니 와서 한번 보라며 그제야 차량 출고를 알렸다.

그러나 새로 출고된 신차는 몇 일째 비바람에 노출, 뽀얀 먼지만 쌓인 채로 주차돼 있었을 뿐 아니라 블랙박스 장착과 썬팅 등의 서비스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신차 같지도 않았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 기업을 표방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고객 대응조차 못하는 기아차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서비스 받고 싶어 하는지 조차 모른 채 손님은 얼마든지 많으니 살 테면 사고, 아니면 말고 식의 영업방식은 경영진의 신뢰회복 노력을 현장에서 헛수고로 만든 셈이다.

■ 상용차부문 독과점 … 판매자가 '갑' 맘대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절대 점유율을 보이는 현대 ‧ 기아차. 승용차 부문에선 글로벌 신차들의 공세로 점유율은 하락세다. 앞서 언급한 승용차부분의 경우 오래전부터 고객 소통을 위해 경영진들의 노력에도, 현장 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술력은 높아졌지만, 독과점에 따른 배짱 영업방식과 진정성 없는 서비스가 뒷받침 되지 못하면서 고객 불신은 커지고 있다.

▲ 1톤 일반 화물차량.
그럼 상용차 부분은 어떨까? 특히 택배서비스와 생활물류서비스에 주로 사용되는 1톤 이하 화물차 판매의 경우 독과점의 횡포는 차량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형 운수회사와 개인별 차량출고 상황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국내 택배서비스 A사 관계자는 “1톤 화물차 출고의 경우 현대 기아 자동차에서 애초 탑을 제조해 출고되는 차량의 경우 탑 제작 시간에도 불구하고, 출고일자를 정확히 지키지만, 일반 화물차의 경우 출고기일이 늦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 한다”고 전했다.

한편 개별 화물차 출고의 경우, 출고일자는 제조사 마음대로 다. 지난해 신규 택배영업소를 개설한 화물차주 김 모씨는 “영업사원이 일반 차량보다 가격이 높은 사전 제작 탑차의 경우, 지정 출고 일을 지킬 수 있지만, 일반 화물차는 날짜 확정을 못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탑이 제작된 화물차를 구입했다”며 “독과점에 따라 화물차 시장에서 주객이 전도된 영업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화물차주 이 모씨도 “승용차 시장의 경우 대체 차량이 있어 그나마 선택의 여지가 있지만, 1톤 화물차의 경우 가격뿐 아니라 출고일과 차량 옵션조차 고객 선택권이 없어 주변 동료들인 신규 화물 차주들의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이처럼 지속적인 고객 소통부재로 현대 ‧ 기아차 최고 경영진들은 수년전부터 지속적인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부 소비자들의 수출용 차량 강판을 내수용 강판보다 두껍게 만든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해명과 더불어 수출용 차량에만 더 좋은 에어백을 달고 있다는 오해 등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급기야 지난해엔 차량 충돌시현까지 벌이는 등의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각종 고객 불만에 대해 최고 경영진까지 직접 나서 해명하고,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최고 경영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판매 현장에서는 여전히 절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독과점에 따른 배짱 영업이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 ‧ 기아차의 한 고객은 “오랜기간 소통부재가 낳은 고객 불신이 하루아침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경영진의 진정성 있는 계속되는 노력과 더불어 고객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판매 현장 직원들의 마인드 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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