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생활거점 ‘편의점’,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 제공

전자상거래(Electronic Commerce, 이하 EC)시장이 성장하면서 늘어난 택배물량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편의점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택배기업은 편의점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 비용이 줄어들고 고객의 집이 아닌 편의점까지만 배송하기 때문에 배송거리 역시 줄어든다. 또한 고객 부재로 인해 재배송할 필요도 없다.

고객은 택배가 도착하기를 마냥 집에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가까운 편의점에서 물건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 고객의 경우 안심·안전하게 택배 물품을 받을 수 있다.
편의점은 택배 물품을 찾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 덕분에 매상이 늘어나고 택배사로부터 보관비용, 수수료 등의 부가수익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3자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지 편의점택배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택배 건수는 2014년 1,029만 4,200건을 기록, 2011년에 비해 75%가량 늘어났다. 2015년에는 1,20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편의점 수만큼 편의점택배 건수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편의점을 배송거점으로 활용한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택배, 편의점배송 등의 물류서비스가 일상생활이 되고 있다.


2015년 편의점택배 약 1,500만 건
편의점 왕국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등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편의점 3사가 각기 다른 형태로 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물류신문 2016년 2월 15일자 ‘EC시대 택배, 편의점에서 ‘라스트 1분’ 줄여라! ①’ 참조).

우리나라 편의점택배시장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편의점 3사가 공동 회사를 설립해 택배사, 온라인 쇼핑몰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편의점택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주)GS리테일, CU(구 패밀리마트)를 운영하는 (주)BGF리테일, 바이더웨이를 운영했던 (주)바이더웨이가 지난 2001년 공동 출자를 통해 CVSnet(주)을 설립했다. 이후 CJ대한통운과 업무협약을 맺고 ‘포스트박스’라는 편의점택배서비스를 선보였다.

포스트박스는 ‘국내택배’, ‘국제택배’, ‘쇼핑몰거래’, ‘편의점 Pick Up’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국내 편의점택배시장의 기반을 만들었다. 2010년 (주)바이더웨이가 세븐일레븐에 통합되면서 현재는 GS25와 CU에서만 ‘포스트박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편의점 3사의 택배(배달)서비스 운영 전략 - CU


편의점택배에 가장 적극적인 편의점은 BGF리테일의 CU이다.

지난해 6월 배달전문업체 ‘부탁해’와 손잡고 본격적인 배달서비스를 시작한 CU는 지난 1월에는 업계 최초로 ‘택배 보관함 서비스’를 도입했다.

2월부터는 모바일 소셜커머스 대표 기업인 ‘티켓몬스터’에서 구입한 상품을 24시간 수령할 수 있는 택배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택배사 제한 없이 수수료 1,000원만 지불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택배 보관함 서비스’이다.

이 서비스는 혼자 사는 여성, 부재 등으로 택배를 직접 수령할 수 없는 고객들이 택배기사에게 배송을 원하는 CU 점포명을 알려주면 택배기사가 매장을 방문해 사물함 형식의 택배 보관함에 상품을 보관하는 것으로, 보관 즉시 수령자의 핸드폰으로 보관함 번호와 비밀번호가 전송된다.

고객은 편한 시간에 매장을 방문해 수수료 1,000원을 지불하고 물건을 찾아가면 된다.

‘택배 보관함 서비스’는 기존 편의점에서 제공하는 택배 픽업 서비스와 달리 업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고 비밀번호가 있는 사물함에서 보관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다.

편의점 3사의 택배(배달) 서비스 운영 전략 - GS25


GS리테일의 GS25에서도 포스트박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국내택배, 우체국 EMS의 국제택배, 쇼핑몰거래, 편의점 Pick Up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GS25는 편의점 매장과 모바일 앱에서 구입한 편의점상품을 집까지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페이나우 샵(Paynow Shop)’의 배달대행사를 통해 O2O형 신 유통 배달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페이나우 샵’은 LG유플러스가 구축 중인 전국 배달대행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근거리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대행 통합 플랫폼’으로, 편의점 매장에 전화 주문하거나 앱으로 주문 후 배달을 요청하면 배달대행사가 상품을 고객에게 배달해준다.

상품 수령 시에는 LG유플러스의 이동형 결제기 ‘페이나우 비즈’를 통해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로 결제한다. 배달대행 통합플랫폼과 간편결제서비스를 통해 안방에서도 손쉽게 편의점 상품을 배달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편의점 3사의 택배(배달) 서비스 운영 전략 -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에서는 ‘포스트박스’를 이용할 수 없다. 대신 한진택배와 함께 24시간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요금은 최저 2,500원으로, 수도권과 광역시는 17시 이전 접수하면 익일배송해준다. 그 외 지역은 15시 이전 접수분까지 익일배송된다.

세븐일레븐은 2014년 말부터 서울지역 4개 점포에서 배달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배달전문업체 ‘부탁해’와 연계한 CU와 달리 각 점포 직원이 자전거나 카트로 직접 배달하는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 계열사 내 유통채널과 함께 롯데닷컴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온라인 상품의 편의점 반품과 근거리 배송도 옴니채널 전략의 일환으로 시행 중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전국 유통망을 갖춘 편의점을 통해 보다 빠르고 편리한 반품이 가능해져 고객 만족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생활편의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은 무엇을 원하는가, 속도인가? 친절인가?
그동안 많은 택배사와 화주들은 고객 최접점인 택배기사의 서비스 관리에 많은 공을 들였다. 고객에게 보다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교육을 하거나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 조사를 진행해 우수 친절 택배기사를 포상하기도 했다.

EC 이용 경험이 많은 고객들. 하루가 멀다 하고 택배 물품을 받고 있는 그들은 친절한 택배기사도 반갑지만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 택배물품을 가져다주는 택배기사가 더욱 반가울 수 있다.

백화점을 방문할 시간이 없어 온라인 쇼핑몰로 쇼핑을 한 직장여성은 친절한 택배기사가 아무도 없는 우리집 문 앞에 물품을 가져다 놓는 것보다는 집 근처 편의점에 맡기는 것을 더 선호한다.

더욱이 편의점택배는 택배기사가 각 가정을 일일이 방문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배송속도도 빠르다. 편의점택배시장이 커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쁜 현대인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O2O시대, 온라인으로 인해 오프라인이 죽어간다고 하지만 편의점과 같이 다른 사업과 협업하고,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나간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유통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편의점을 이용해 고객까지의 거리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택배를 비롯한 다양한 배송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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