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신유통물류story 87

‘어느 새 봄이 왔구나!’라고 기지개를 켜고 봄을 준비하는 순간 꽃샘추위가 다시 몸을 웅크리게 만든다. 마치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봄을 맞이할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지 되묻는 느낌이다. 그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꽃샘추위는 우리가 기다리는 봄을 조금이나마 늦게 보여주려고 시샘을 한다.

봄은 겨울 동안 보지 못했던 들판의 새싹들과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볼 수 있는 계절이라 봄이라고 한 것 같다. 눈으로 볼 수 있는 봄은 언제나 자연의 순리대로 찾아온다. 그런데 눈으로 볼 수 없는 마음의 봄은 자연과 달라서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찾아오고 그렇게 찾아온 봄을 알아보면 다행인데 그나마 알아보지도 못하고 마음의 봄을 찾아 헤매기도 한다.

봄이 오는가 싶으면 어느 새 여름이고 날이 더워 힘이 들면 가을이 오고 그렇게 단풍을 즐기려 하면 겨울이 온다. 이렇게 순환되는 자연의 사이클은 세상만물에 모두 적용된다. ‘왕년에 내가 말이야’라고 하는 그 때가 추수를 하는 가을에 해당하고 ‘내 소싯적에는’이 바로 봄에 해당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국가나 민족의 흥망성쇠도 그러하고 산업의 흥망성쇠도 그러하며 기업의 흥망성쇠도 동일하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어느 계절에 해당하는지 내가 다니는 회사는 어느 단계에 접어 든 것인지 또한 나는 현재 어느 사이클인지를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세기의 대결이라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뜨겁다.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윌 스미스의 아이 로봇이 정말 탄생 할 수 있겠구나’ 라는 확률이 점점 더 고조되어 인간이 로봇을 이길 수 없다는 불안감이 만연하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의 롤모델은 우리 인간이다. 그 분야에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는 사람들에 의해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보통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발전되어 있는 상황을 보게 되면 문화적 충격을 받게 된다.

E-커머스 분야에서도 E-커머스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보면 깜짝 놀랄만한 이벤트가 하나 일어났다. 온라인 쇼핑이라고 하면 여태까지의 고정 관념은 PC를 통해서 쇼핑을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고 불과 9년 만에 E-커머스에서 더 이상 PC기반의 온라인쇼핑이 대장이 아닌 세상이 되었다. 온라인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의 51.2%가 모바일을 통해서 온라인 쇼핑을 즐기고 있다는 역사적 통계가 나왔기 때문이다.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절반 이상의 고객이 PC를 통해서 온라인 쇼핑을 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그 기세가 완전히 역전되었다.

그래서 2016년 1월은 E-커머스에서 가장 역사적인 달인 것이다. 2015년 1월 41% 수준의 점유율이 2016년 1월에 드디어 51.2%로 PC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이 추세라면 2016년 12월에는 최소한 60% 수준까지는 갈 것으로 예상이 된다.

PC기반의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는 모든 회사에게 던지는 메시지이자 앞으로의 채널은 이제 모바일이 될 것이라는 선전 포고의 순간이다. 궁극적으로 PC를 통한 온라인쇼핑은 아주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불과 9년 만에 PC를 뛰어 넘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PC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이미 완성되어 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PC가 기반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즉시 그 생각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다. 모바일 기반의 플랫폼 세상이 E-커머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다 해당이 된다. E-커머스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물류는 그 어떤 산업보다도 더 절실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미 SNS를 통해 전 세계의 모든 개인이 상호 실시간으로 연결이 가능한 초연결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데 실상 정말 필요한 현장은 아직도 단절되어 있다.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택배기사, 설치기사, 3PL 종사자, 상품을 공급하는 공급사, 제조사와 원스톱으로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초연결시대의 핵심은 상호 원스톱으로 연결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너무도 많다. 뒤집어서 보면 누구나가 그렇게 찾고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의 기회가 무궁무진한 것이다.

특히 E-커머스 분야에서는 정말 두말하면 잔소리다. 결국 E-커머스의 최종 승패는 그래서 SCM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금 E-커머스에서 일어나고 있는 배송 전쟁보다 더 중요한 SCM을 제대로 보는 안목이 그래서 중요하다.

초연결시대는 이제 겨우 9살이다. 인간으로 하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이제 겨우 봄을 시작하기 위해 기지개를 살짝 켠 상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다가올 엄청난 변화와 혁신의중심이 그래서 모바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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