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의 일본 신유통업태 전략 (3)

연재 1~2회에서는 일본 의류계 SPA기업의 최신동향, 업계구조, SCM구축사례, 혁신 성과와 국내 의류시장으로의 적용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3~4회에서는 가구·인테리어, 신발, 안경 등의 업계에서 의류계 SPA의 비즈니스모델을 응용해 업태를 변경(확충), 사업영역을 확대해나간 업계 횡단형 SPA기업의 혁신사례에 관해 설명한다.

일본 가정용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선두주자
가정용 가구·인테리어(Home Furnishing) 소매업계는 고령화, 핵가족화, 1인가구 증가, 신축주택 착공의 저조 등으로 인해 가구시장의 규모가 축소 경향을 보이지만 대형가구전문점이나 홈센터(Home Center)를 중심으로 저가격·고품질 상품의 매출 호조로 인테리어분야는 매출액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가정용 가구 시장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상업통계’에 의하면 2015년 기준으로 1조 1,000억 엔 규모로, 상위 6개사의 매출액이 7,297억 엔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업계1, 2위인 니토리(Nitori, 3,876억 엔), 료힌게이카쿠(良品計劃, 2,206억 엔)가 SPA사업 모델로 업계를 리드하며 가정용 가구 시장의 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참고로 IKEA JAPAN은 772억 엔).

업계 1위인 니토리의 영업이익률은 철저한 비용 관리로 15%를 넘고 있다. 상품을 조달하고 판매하는 통상적인 소매점 모델의 평균영업이익률인 5%와 비교했을 때 높은 이익율을 나타내고 있다(료힌게이카쿠는 9%, 2015년 2월 결산).

니토리식 SPA운영으로 비용 절감
일본의 가구·인테리어 시장은 업계 전체의 규모 축소, 경기변동의 민감함, 수요 예측의 곤란함 등을 이유로 비즈니스 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 니토리가 28분기 연속으로 매출 증가를 이뤘다. 니토리의 이와 같은 성과는 상품기획에서부터 제조, 물류, 판매를 자사에서 수행하는 가구업계의 SPA모델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다.

니토리 제품은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자회사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태국, 말레이시아, 중국, 인도 등의 해외자회사가 수입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중국 하이저우, 상하이에 위치한 2개 물류센터에 모여 일본 국내의 물류센터로 분산된다. 이러한 가치사슬 전체 공정을 자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은 특이한 비즈니스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니토리의 자재조달프로세스는 자사의 바이어가 해외 전시회에서 신제품이나 소재의 품질, 기능, 비용 조건 등을 점검하고 해외 7개국, 15개 조달거점을 통해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외의 외부위탁공장에서는 자사 사원이 상주하며 도요타(TOYOTA)의 품질관리기법을 응용한 제조공정의 효율화 방안을 운영하며 재고 최적화와 비용 삭감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물류기능은 자회사인 홈로지스틱스(Home Logistics)가 담당하고 독자적으로 전국에 구축한 물류센터를 통해 점포와 소비자에게 각각 배송되고 있다.

니토리식 SPA운영의 강점은 인원 배치, 육성 등 인원 관리에 있다. 제조, 물류, 판매에 관련한 인원을 균형 있게 배분하고, 부서와의 수평적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해 본 업무에 투입되기 전에 충분히 타 부서의 업무를 경험하게 한 후에 실전 투입한다.

교육예산에도 비용을 아끼지 않아 매년 파트사원을 포함한 800명 정도가 미국 체인스토어에 관련된 선진기업을 시찰하며 최첨단 유통을 학습하고 있다. 또한 체인스토어연구기관인 ‘Pegasus Club’에 사내 선발한 사원을 참가시켜 체인스토어의 경영기법이나 전략, 운영기법을 교육시키고 있다.

니토리는 중장기경영계획에서 ‘유럽의 생활의 풍부함을 전 세계인에게 제공한다’는 사명을 실현하기 위해 ‘2022년 1,000점포, 2032년 3,000점포’라는 점포전개를 목표로 ‘①변화에 대응한 상품개발과 개발력의 강화, ②고객에 지지받는 점포 구축, ③상품 공급체제의 개혁, ④기업 브랜드 구축을 향한 품질 개혁, ⑤글로벌사업의 추진, ⑥글로벌육성사업의 확대 및 추진, ⑦인재육성과 조직 태세의 재구축, ⑧ 전사적인 관리능력의 개혁과 CSR의 실천 등을 중점과제로 삼고 있다.

재고관리능력을 극대화한 무지(無印良品)
료힌게이카쿠의 무지(無印良品)는 슈퍼마켓 세이유(SEIYU)의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에서 독립해서 지금은 전 세계적인 파워 브랜드(Power Brand)가 되었다. 그러나 유니클로, 니토리, 다이소, 야마다전기 등 경쟁기업이 등장하면서 경쟁력을 상실, 2001년에 38억 적자를 기록했고 주가가 4만 원에서 2,000원으로 폭락했던 적도 있다.

그러던 중 현 회장인 마츠이다 다미츠(松井忠三)가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대규모 개혁을 단행했다. 상품개발전략에 있어서 ‘상질본위(實質本位)의 상품을 보다 싸게 판매한다’는 정신으로 소재를 개선하고 생산공정의 효율성 증대, 포장의 간소화 등을 통해 재고관리능력을 극대화했다.

매출동향을 고려해 생산량을 조정하고 품질수준을 높여 적정재고를 유지한 결과, 정가판매비율은 70%까지 상승하고 고객의 클레임건수도 크게 감소했다. (다음 호에서 계속)

저작권자 © 물류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