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신유통물류story

이런 저런 사회 전반적인 이슈로 인해 설 명절 분위기가 그렇게 썩 좋은 것 같지는 않다.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시기의 설 명절이 훨씬 더 각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명절은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 통화 제대로 하지 못했던 가족이나 친지, 지인들에게 ‘일 년에 두 번은 꼭 안부를 묻고 관심을 가지라’는 조상들이 후손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번 설에는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가 우리가 취해야 할 자세를 아주 적절하게 표현한 속담 인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묻어 나오는 말과 그렇지 않은 말은 하늘과 땅 차이일 수밖에 없는 것은 자명하다.

말 한 마디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매우 작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작은 실천이 가져다주는 먼 훗날의 파생 효과를 생각해 보면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

세계가 동시다발적으로 경기 침체를 겪는 것이라든지, 경기 침체로 인해 양극화가 더욱 더 심해지고 있는 등의 문제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이런 트렌드의 동조화가 스마트폰으로 인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파생되면서 그 파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때’를 알아보는 안목
트렌드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어느 때에 해당하는가?’를 보는 안목이다. 봄에 씨를 뿌려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씨를 뿌리는 사람이 지금 봄인지 겨울인지 알지 못하고 씨를 뿌린다면 그 씨가 어떻게 되겠는가?

겨울에 뿌린 씨는 한파를 이겨낼 수 없다. 그런데 한파를 이기기 위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한다고 해서 결과가 조금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잘못된 투자는 오히려 엄청난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는 이미 겨울을 지나고 있는 시기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경제가 추운 겨울인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다시 찾아오는 봄을 위해 기초 체력을 다지며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경기 불황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올해부터는 온라인쇼핑으로의 집중화 현상은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택배물동량지수의 변화 추이
필자가 2012년부터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단초로 활용하는 명절 택배물동량지수가 이번 설에 어떻게 나타났는지가 지금 시점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택배물동량지수는 2012년 설의 택배 물동량을 기준치 1로 보고 다음 명절의 물동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측정한다. 필자가 2015년 추석 때 2016년 설 명절의 택배물동량지수가 1.6을 넘지 못할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는데, 이번 설의 택배물동량지수는 1.61이다. 필자가 예상한 수치보다는 0.01 높지만 거의 예상대로 나왔다.

택배물동량지수를 측정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수치로 보면 괜찮다. 2013년 설 이후로 6번의 명절을 보내는 동안 계속해서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번 설의 택배물동량지수 1.61은 전년 설과 비교해서 9.5%, 지난 추석과 비교하면 5.2% 상승했다.

그런데 2015년과 비교해 보면 2015년 설은 2014년 설보다 26.7%, 2014년 추석보다는 12.2% 상승했기 때문에 두 해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그 상승폭이 7%P~17.2%P나 줄었음을 알 수 있다.

2015년 추석 때 2016년 설을 기점으로 경기가 확연하게 나빠졌다는 것을 우리가 체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예측을 한 바 있는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 같다.

2012년을 기점으로 경기 침체의 우려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경기 침체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온라인쇼핑의 상승세도 함께 나타났다. 또한 2014년 이후에는 모바일 쇼핑이 급성장하면서 택배물동량지수로만 보면 경기와 상관없이 계속 증가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2016년 추석 택배물동량지수는 1.7을 돌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쇼핑의 집중화 현상이 상반기부터 강하게 나타날 것이고 그로 인한 치킨 게임의 악순환은 심해질 수밖에 없는 2016년이 될 것이다.

결국 치킨게임의 악순환이 일정 한계에 다다를 때까지 택배물동량지수는 계속해서 상승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게 볼 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택배물동량지수의 이면에 숨어 있는 일정 한계를 지나는 시점이 올 때 ‘어떻게 그 난국을 헤쳐 나갈 것인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봄에 씨를 뿌려야 가을에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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