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Y씨의 실전 물류 컨설팅

회사의 운영 프로세스를 발전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다른 회사를 벤치마킹(Benchmarking)하는 것이다.

C. McNair 교수는 벤치마킹이란 ‘지속적인 개선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 내부의 활동과 기능, 그리고 관리능력을 외부 기업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할 만큼 회사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특히 회사의 운영조직(물류팀 포함)은 끊임없이 효율적인 운영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때 선택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벤치마킹이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 효과적이라고 검증되었기 때문에 도입에 따른 위험 부담도 적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 발생 시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록스는 1970년대 일본조직의 진출로 시장점유율 하락의 위기를 맞았으나 230여 개 업무분야에서 벤치마킹을 수행해 업계 선두로 복귀했다. 1910년대 포드는 도살장의 고기 운반과정을 보고 세계 최초의 조립라인(Conveyor Belt)을 발명, 근대 제조업과 자동차의 역사를 바꾸었을 만큼 벤치마킹은 근대 산업혁명과 역사를 같이 해오고 있다.

특히 물류분야는 벤치마킹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물류센터 운영, 물류 조직, IT 관련 등 많은 분야에서 기업 간 벤치마킹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막상 벤치마킹을 한다고 하면 아무런 준비 없이 상대기업을 방문해서 ‘수박 겉핥기 식’으로 벤치마킹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방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현재 업무에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 실제로 00회사 컨설팅을 할 때, 오후에 벤치마킹 일정이 계획되어 있었는데 당일 오전에 컨설턴트에게 벤치마킹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모든 것에는 준비가 필요하듯이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얻기 위해서는 벤치마킹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번호에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벤치마킹은 보통 PDCA의 4단계로 이루어진다.
1. PLAN(조사 계획 수립) → 2. DO(자료 정보 수집) → 3. CHECK(비교 분석) → 4. ACTION(변화 실행)

1. 조사계획 수립(PLAN)
벤치마킹 시에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조사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즉 무엇을 보고 올 것 인가에 대한 체크리스트(Check-List)를 작성하는 것이다. 물류센터 운영 프로세스를 예로 들자면 피킹(Picking) 전략, 레이아웃(Lay-out) 전략, 물류 신기술 적용 범위 등 현재 우리 회사에서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리스트(질의서 포함)를 만들고 다른 사람들과 토론해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현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점이 나타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벤치마킹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필요한 요소들을 빼먹을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효율적인 벤치마킹이 가능하다.

2. 자료 정보 수집(DO)
자료 정보 수집은 실제 벤치마킹을 시행하는 것이다. 물론 대상회사에 대한 공개된 자료도 포함해야 한다. 현장에서 열심히 정보를 얻어 왔는데 인터넷상에 이미 공개되어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는 최대한 많은 질문을 해 많은 정보를 이끌어내야 한다. 그들도 현재의 프로세스를 하루아침에 이룬 것이 아니고, 안 되는 이유를 극복해 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현상만 봐서는 절대로 안 된다.

특히 국외나 다른 산업을 벤치마킹할 때는 더욱 이러한 점에 유의해야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AS/RS(자동화 창고)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일본의 물류센터는 도심에 있기 때문에 공간효율을 극대화해야 된다. 따라서 작은 면적에 많은 제품을 보관하기 위해 최대한 높게 창고를 건설해야 하고, 이런 경우에는 AS/RS가 효율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경은 산업별로 다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오히려 AS/RS를 설치해 효율이 저하되는 경우(고장 시 출고 불가, 공실률 향상)를 많이 경험했다. 일본이나 유럽의 물류 신기술을 국내에 잘못 들여와 실패한 사례는 AS/RS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바로 “왜 하는지 조차 모르고” 하기 때문이다. 어떤 운영방법이나 제도는 눈으로 보는 현상 뒤에 반드시 원인이 있다. 따라서 벤치마킹을 실제로 할 때는 최대한 많은 질문을 통해 이러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3. 비교 분석(Check)
벤치마킹 종료 후에는 반드시 비교분석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상대 회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방법이 과연 우리 회사에 적합한지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벤치마킹 시에 경험했던 것을 한번 정리한 다음 발표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봤던 것을 공유하는 자리도 될 수 있다.

우선 벤치마킹 시에 경험했던 것을 모두 나열하고 이 가운데 우리 회사에 적용 가능한 항목을 정리해야 한다. 적용이 불가능한 제도라면 왜 그런지 이유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비교분석의 또 다른 이점 중 하나는 벤치마킹 시에 경험했던 것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다.

상대 회사의 물류시스템과 우리 회사의 시스템을 비교하다 보면 각각의 장점만을 가진 방법이 탄생할 수 있다. 따라서 자료 정보와 수집을 한 이후에는 반드시 비교 분석(Check)을 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4. 변화 실행(Action)
‘실행력’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컨설팅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 하나가 “옛날에도 다 검토 했는데요”이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 TFT에서 잠깐 언급되었다든지 말(言)만 나오고 실제로는 행(行)하지 않은 방법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말이 나왔을 때 “해 보셨어요?”라고 반문하면 대부분 대답하지 못 한다. 실행력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회사의 규모가 급격히 커지거나 오래된 회사일수록 더욱 심하다. 경영층에서 무언가 변화를 요구하고 있어 TFT를 만들어 몇 번 활동은 했지만 현업이 너무 바빠서 또는 타성에 젖어 있어서 새로운 제도를 받아들이지 못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앞의 3단계를 걸친 확신 있는 제도라면 반드시 실행해 볼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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