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물류업계는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소식들이 끊이지 않고 등장했다. 그동안 물류산업에서는 어떠한 일들이 주목을 받았을까? ‘물류신문 기자들이 꼽은 2015년 물류산업 10대 뉴스’를 통해 확인해보길 바란다.

1. 떠들썩했던 ‘농협택배’, 브레이크 밟다
농협은 택배사업 추진을 사실상 보류하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리했다. 당초 농협은 우체국택배의 ‘주 5일제’로 농산물의 토요일 발송에 차질을 빚자 농민들을 위해 택배에 뛰어들겠다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지난 9월 우체국이 토요배송을 재개하면서 힘을 잃었다.

여기에 농협중앙회 최원병 회장이 갑작스레 검찰조사를 밟으면서 사업을 추진하기에 부담을 느꼈다는 말도 나왔다. 검찰은 최 회장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으나, 최측근 인사가 물류업체 등에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기소한 바 있다.

2. 해운업계에 내린 한 줄기 빛, 세계해양대통령 당선
역대 최악의 불황으로 우울증을 앓던 해운업계에 낭보가 전해졌다. 지난 6월 영국에서 개최된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선거에서 임기택 전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당선됐다.

IMO는 전 세계 해양산업계의 기술과 안전규범을 총괄하는 유엔 산하의 국제기구로 171개 회원국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IMO 사무총장은 세계해양대통령이라고 불린다. 해운업계는 임기택 사무총장의 당선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 해외 대형 M&A는 흥행대박, 국내는 흥행부진
지난 4월 FedEx는 TNT익스프레스 인수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인수가 만약 48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M&A를 성사시킨 FedEx는 TNT를 통해 유럽 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중동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빠른 배송체계를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대형물류기업의 M&A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우로지스틱스는 실적 개선에 대한 우려로, 동부익스프레스는 단독 입찰한 현대백화점과 가격이 맞지 않아 해를 넘기게 됐다. 올해 물류업계 M&A는 팬오션만이 가까스로 새 주인(하림)을 찾는데 그쳤다.

4. 중소택배의 왕, 로젠택배 매물로 나와
지난 5월에는 로젠택배는 KGB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KGB택배의 유상증자에 참여, 70% 이상 지분을 획득하며 경영권을 가져갔다. 튼튼한 재무구조를 자랑하는 로젠택배는 KGB택배를 별도 법인으로 운영에 나서면서 대형 택배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불과 6개월 만에 로젠택배가 M&A 시장에 나왔다. 지난 11월 로젠택배의 대주주인 베어링PEA가 보유지분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베어링PEA가 로젠택배를 인수할 때 들인 비용은 약 1,600억 원. 이후 성장을 거듭한 끝에 현재 가치는 3,000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5. ‘한진해운-현대상선 강제합병설’로 뒤숭숭했던 해운업계
지난 10월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강제합병을 추진한다는 설이 업계에 퍼지면서 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정부가 해운산업 구조조정을 위해 국내 최대선사들에게 합병을 권유했고, 일부 긍정적인 의견이 오고갔다는 소문이 금융권에서 흘러나왔다.

파문이 확산되자 당사자들은 서둘러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양수산부는 장관이 나서 양사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소문의 진원지로 지목된 금융위원회도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해명에 진땀을 뺐다.

6. ‘사물인터넷’ 접목 시도 본격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관련 기술이 속속 개발되면서 이를 물류산업에서 활용하려는 시도들이 꾸준히 진행됐다.

로지포커스와 엠큐로지스틱스는 각각 개방형 플랫폼과 스마트 글래스 기술을 공개했고, KT와 우정사업본부는 IoT를 활용한 물류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IoT 기반의 교통·물류 관제 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IoT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거운 한 해였다.

7. 물량 떨어진 우체국택배, 결국 ‘토요배송’ 부활
‘주 5일 택배시대’를 열었던 우체국택배가 1년 만에 백기를 들었다. 지난 9월 우체국택배는 토요일 배송을 부활시켰다. 택배물량 감소로 적자폭이 커진 점과 토요일 배송에 대한 민원이 급증했다는 것, 즉, 수익성과 고객만족이 이유가 됐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우체국택배가 물량을 회복하는데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토요배송 폐지를 주장하는 전국집배원투쟁본부가 출범하면서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8. 풀무원과 화물연대, 끝없는 갈등
풀무원의 물류자회사 엑소후레쉬물류의 지입차주 40여명은 지난 9월 전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불씨는 작은 차량용 화물연대 스티커였다.

화물연대 소속 지입차주들이 스티커를 부착하려하자 사측은 도색유지서약서를 들어 불가 방침을 전달했고, 양 측은 운임과 복지불이행, 백지 차량운행, 도색 프리미엄, 근로조건 등을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급기야 풀무원과 화물연대 간 문제로 비화되면서 노조원들이 여의도 광고탑에 올라갔고, 구속과 화물연대 사무실 압수수색으로 번지면서 사태의 봉합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9. ‘도심물류단지개발’ 법적근거 마련됐다
지난 9일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개정안은 국토부가 발표한 ‘도시첨단물류단지 제도’의 법적 근거로 작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기능을 상실하고 낙후된 물류시설이나 유통시설을 재정비할 수 있도록 했다.

도심물류단지개발은 주요 도심지에서 물류 효율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물류·유통 등 융복합 개발과 R&D시설, 민간기업의 투자유치, 일자리 창출 등 성과도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시범단지 5곳을 지정할 계획이다.

10. 유통업계, 배송전쟁 나서다
올해 유통업계의 최대 화두는 ‘배송’이었다. ‘로켓배송’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쿠팡은 2017년까지 1만 5,000명의 쿠팡맨을 고용하고, 물류센터 투자에 1조 5,000억 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티켓몬스터는 ‘슈퍼마트’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면 24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슈퍼배송’서비스를 시작했고, 옥션을 운영 중인 이베이코리아는 여러 판매자들에게서 산 물건을 묶어 배송비를 한 번만 부담하는 ‘스마트배송’을, CJ오쇼핑은 전국 당일배송서비스 ‘신데렐라’를, 롯데슈퍼는 서울 동부권에 3시간 내 배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간이 갈수록 유통업계의 배송전쟁은 더욱 가열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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