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사려고 줄서는 투자사들, 팔 물건 부족한 물류부동산 시장
올해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도 이와 똑같진 않지만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투자사)은 몰리는데 제품(물류시설)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면서 대기수요가 하는 상황까지 생겼다.
Sub Market에서 유망 투자 상품으로
그동안 물류센터를 포함한 물류시설은 부동산 시장에서 Sub Market으로 분류되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주요 마켓이던 오피스나 빌딩의 수익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그동안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던 물류센터가 높은 수익률과 안정적인 운용실적을 보이면서 투자의 규모가 늘어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오피스빌딩의 경우 4~5%의 수익률이 나타나고 있는데 반해 물류센터는 7~13%대 수익률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유통채널의 변화로 인한 물류거점 확보 전쟁, 소셜커머스의 물류부분의 확대, 국내외 투자사들의 공격적인 투자가 맞물려 단순한 Sub Market에서 벗어나 유망 투자 상품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는 펀드방식 혹은 직접 매입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물류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국내 주요 투자사로는 KB자산운용, KTB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 엠플러스자산운용, 하나투자신탁 등이 있으며 해외 투자사는 GIC, 메이플트리, 알파, 아센다스, 도이치자산운용, 라살 등이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올해에는 일본 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의 자본이 JR투자운영을 통해 투자대상을 물색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초기 국내 물류부동산 시장을 주도해왔던 싱가폴을 비롯한 미국, 독일, 중국, 일본 등의 다국적 자본이 국내 물류시설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국내 투자사들의 물류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있어 오는 2016년은 더욱 ‘핫’한 물류부동산 시장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2015년 물류부동산 공급 거의 없어2015년에는 많은 투자 자본들이 몰리는 것에 비해 투자 대상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매입하기 위해 돈을 가지고 있는 투자사들은 줄을 서고 있는 상황인데 팔 물건이 부족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물류시설 자체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다만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물류센터들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
업계에 따르면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1만평 이상 되어야 하며 건물 컨디션도 좋은 물류센터라야 매력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이러한 조건에 부합한 물류센터는 많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물류시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물류센터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급 많아지는 2016년, 물류시설 정점 찍나
올해 매력적인 물류시설이 많지 않았던 것에 비해 오는 2016년부터는 조건을 충족하는 물류시설들의 공급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선 내년에 준공될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물류센터들이 상당수 있다. 물론 이미 주인을 찾은 물류센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물류센터들도 있다. 업계에서 2016년 물류부동산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는 물류센터는 수도권 지역에서만 약 25만평(연면적)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동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이천지역 5~6만평, 덕평 인근 4~5만평, 양지에 5~6만평, 일죽에 3~4만평 정도 예상되고 있으며 서울 인근의 김포에 3~4만평, 경부축의 오산·화성지역이 3~4만평 정도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통과된 실수요 검증 물류단지들도 속속 착공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시장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까지 실수요검증제를 통해 검증된 물류단지는 총 10개 단지지만 그중 경기도의 성남 운중단지가 사업을 중단함에 따라 9개 물류단지가 추진 중에 있다.
검증을 완료하고 추진 중인 물류단지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는 5곳(광주 직동·오포, 안성보개·공도, 남여주)으로 총 부지규모는 2,202,460㎡(약 66만평)이며 전북에 2곳(군산, 익산 왕궁)을 합산한 총 부지규모는 809,145㎡(약 24만평)이다. 경남은 1곳(김해 풍유)으로 323,000㎡(약 9만 7천평)이며 울산도 1곳(울산 삼남)으로 136,988㎡(약 4만 1천평)이다. 10개의 물류단지의 전체 부지 면적은 3,558,517㎡(약 107만평)에 이른다.
이와 함께 지난 12월 9일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에 대한 내용을 담은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토부에서 지난 5월 발표한 시범단지 5곳이 조속한 시일 내에 지정될 것으로 보여 투자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이번 도시첨단물류단지의 선정 대상은 일반물류터미널 34개와 유통업무설비(도시계획시설) 124곳 중 5곳만 선정 될 예정이다. 현재 서울과 제주도에 경우 1곳씩 도시첨단물류단지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나머지 지역의 도시첨단물류단지는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 된다. 때문에 지자체, 물류기업, 유통기업, 건설사 등 모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도 예상된다.
물류부동산의 키는 결국 물류
물류부동산의 가격을 산정하는 기준은 규모, 지가, 위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보다 우선하는 것이 그 물류센터를 사용하는 우량화주의 확보 여부다. 보관 공간의 부족으로 움직이는 수요와 소비지 인근으로 물류센터 통폐합에 대한 이슈가 결국 물류부동산에서 건물의 가격을 정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이다.
즉 물류부동산의 키는 결국 물류가 쥐고 있는 것이다. 세빌스코리아의 우정하 부장은 “물류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건물을 실제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할 임차자, 즉 물동량을 가지고 있는 우량 기업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임차인을 보유하고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각 건물의 가치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우량의 임차인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물류센터 임대시장을 살펴보면 우선 물동량의 이동에 대한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에 대한 수요를 보면 우선 소량 다빈도의 배송을 위해 소비자가 많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를 선호하게 되는 상황이어서 임대료가 다소 높더라도 서울 인근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도심 가까이에 위치한 물류센터로 물동량 유입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유통기업들의 공격적인 인프라 확충과 물류기업들의 물류센터 통합 확장 등으로 대형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해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제로 물동량이 늘어난다고 보기 보다는 물류 거점의 이전에 대한 수요로 어느 정도 임대차 시장이 정리된다면 대형물류센터의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한 이로 인해 규모가 작고 오래된 물류센터일수록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2016년의 전체적인 경기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2016년 산업경기의 5대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세계 및 국내 경제 모두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황을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물동량이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지만 이와 반대로 경기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에 늘어나는 보관 수요가 있다는 점이 약간의 위안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