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물동량 견인할 ‘카운터펀치’ 없었다

올해 항공특송시장은 지난해 소폭 상승했던 기류를 이어가지 못한 형국이다. 상반기 물동량은 호조세를 이어갔으나, 잠시 하락세를 겪으면서 올해 항공화물 물동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하락 효과가 예상보다 미미했으며, 물동량을 견인할 신제품이 많지 않았다고 올해를 정리했다. 또한 기대를 모았던 해외직구와 역직구 물량도 기대만큼 큰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초반 호조세, 메르스에 꺾여
올해 1분기 우리나라 항공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증가한 95만 톤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반도체 등 전자제품의 수출입 화물 수송량과 여객 수요의 확대로 인한 수화물 처리량이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미서부 항만의 파업으로 인한 대체효과와 제조장비 수입 증가, 아이폰6S 등 첨단 스마트기기의 수요가 꾸준했던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메르스가 발생하면서 6월(-2.4%)부터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7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3.2%나 하락했다. 8월이 되어서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물동량을 기록하며 회복했는데, 9월과 10월에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6%씩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선 운항 증가와 항공물동량의 킬러 콘텐츠인 갤럭시와 아이폰의 신제품 효과 등 새로운 스마트기기가 연달아 출시된 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국적항공사들이 체감하는 올해 항공물동량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들은 올해 전체 항공물동량이 2~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중국시장과 미주시장의 경우 각각 성장둔화와 운임하락 등으로 수익이 줄었는데, 특히 지난 7월 인천-LA 노선의 경우 800달러 이상 운임이 급락하면서 큰 영향을 끼쳤다. 전문가들은 3~4분기 국적 대형항공사의 올해 화물 매출은 지난해보다 4~8%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항공사들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루프트한자는 6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으며, 에어프랑스 등도 물동량 확보에 애를 먹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지난 11월 물동량이 전년 대비 2.1% 감소하는 등 연말로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유가하락·해외직구, “수익에 큰 도움 안 돼”
항공업계에서는 올해 유가하락과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 큰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실제로 유가가 40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하반기에 유류할증료가 0에 수렴하면서 실제 운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해 비용개선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것.

또한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우 외부에서는 해외직구의 성장과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항공사 수익을 증가시켰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난해처럼 TV 등 고부가가치 화물이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크기가 작아 운임이 낮은 상품의 비중이 많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신제품 이후 항공물동량을 견인할만한 제품이나 호재가 발생하지 않았던 점에서 근본적인 물동량 창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주요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수익 창출을 위해 물동량이 줄어든 화물의 비중을 줄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특송사·포워더, 중국 성장 둔화에 타격
토종 특송사와 포워더들은 올해 저단가 영업을 불사하며 물량 확보에 전력을 다했으나 여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특히 중국 수출 물량의 감소가 타격이 컸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수출은 13개월째 마이너스를 이어가고 있는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함께 미수금으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았는데, 미수금 문제를 둘러싸고 화주와 갈등을 벌이다 계약이 깨지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면서 이를 포기하는 업체들이 늘어나 업계 전반적으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중반부터 일부 업체의 폐업이나 사업축소, 구조조정으로 주요 인력들이 빠져나가 새로 자리를 잡는 일도 많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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