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선사들, 불황 넘기 위해 몸부림쳤다

해운시장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운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올해 해운업계는 국적선사 Big2의 강제합병설 이슈가 부상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였으며,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한 금융지원은 좀처럼 확대되지 않고 있어 속만 타고 있다.

세계시장도 어렵긴 마찬가지.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는 3분기 실적이 절반으로 줄면서 감원 등 구조조정에 나섰고, 대형 선사들은 생존을 위한 M&A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현재 해운시장을 두고 운임이 바닥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좋아지지 않고 있으며, 대형 선사들조차 합병에 나서면서 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었다고 진단했다.

금융지원, 기약 없는 목소리
올해에도 해운업계는 금융지원을 목 놓아 외쳤다. 그러나 여전히 이렇다 할 돌파구는 마련되지 않고 있다. 성과가 없진 않았다.

지난 10월 한국선주협회는 한국해양보증보험과 출자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해운업계는 한국해양보증보험에 약 150억 원을 출자했으며, 올해 말까지 100억 원의 추가 출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보증보험 측은 후순위 채권을 중심으로 보증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에는 다양한 보증상품을 개발해 업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선주협회는 지난 11월에는 중소선사의 지원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에게 건의하는 내용의 서류를 전달했으며, 선박금융지원금을 국적선사 지원에 쓸 것을 요구했다.

해운업계의 금융지원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의 태도는 미온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는 보증보험으로 바뀌었으며, 화사채 신속인수제도도 10% 이상으로 금리가 높아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선사들 생존 위한 합병 러시
세계 1위 머스크가 3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세계적인 선사들의 수익이 하락세에 있고, 1만TEU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올해 100척 수준으로 늘어나 공급과잉의 심화는 물론 내년에도 큰 폭의 운임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사들은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적선사인 COSCO와 CSCL의 합병을 승인했으며, 세계 3위 선사인 프랑스 CMA CGM은 싱가포르의 NOL을 2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강제합병설로 홍역을 치렀던 국내 선사들도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양대 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3분기 매출액은 각각 8.9%, 11.7%나 하락했다. 양 사는 강도 높은 자구안을 통해 적자폭을 크게 줄여왔으며, 한때 흑자전환 등 성과를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급격한 하락세에 실망하는 눈치다.

또한 양 사는 최근 불거진 합병설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며, 그 외 국적선사들의 합병 움직임은 현재까지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대형 컨테이너 선사와 달리 동남아시아 등 근해를 기반으로 한 중소 선사들은 소폭의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벌크와 가스선사들도 장기계약 비중을 늘리면서 적자를 줄이거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항만 물동량은 증가…부두운영사는 통합 바람
상황이 어렵지만 그나마 항만 물동량는 소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해운업계의 큰 위안거리다. 특히 지난 10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 경쟁 항만인 홍콩항을 앞선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부산항이 10월 한 달 간 처리한 컨테이너는 163만 4,000TEU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 증가했으며, 1월부터 10월까지 처리한 양은 1,625만TEU로 전년 대비 4.8% 늘어났다.

전국 단위로 살펴보면 1~3분기 물동량은 10억 7,022만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컨테이너는 3.9%, 벌크는 1.8% 늘어났다.

또한 부두운영사를 통합하려는 항만공사의 노력도 올해 결실을 맺었다. 부산항만공사는 내년 7월까지 북항 컨테이너부두운영사 4곳을 단일 회사로 통합한다고 밝혔다. 인천항만공사도 지난 9월 내항 부두운영사 통합을 위한 워킹그룹을 제안했으며,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5월 컨소시엄 형태였던 부두운영회사 2곳의 단일화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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