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택배산업, 시끌벅적한 상황에서도 4조 원대 시장을 열다

택배산업이 본격적인 4조 원대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거래 규모가 4조 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

2015년 택배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4년 3조 6,261억 원보다 약 12.3% 성장한 4조 59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 이후 한 자릿수에 머물던 성장률도 5년 만에 반등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모바일 쇼핑의 증가와 올해 초 발생한 메르스 등의 여파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한 실속형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인터넷쇼핑 등을 이용하는 이들이 더욱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외직구족 증가 역시 택배물동량 증가에 일조했다.

택배단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전체 택배단가는 지난해 2,250원보다 약 20원 정도 낮아진 2,230원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최초로 시장점유율 40%를 넘어선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업계 부동의 1위로 올라선 CJ대한통운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올해 CJ대한통운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38.1%보다 약 3.1% 증가한 4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토요일휴무를 실시했다 최근 이를 중단한 우체국택배와 동부택배와 KG옐로우캡택배의 합병과정에서 혼란을 겪은 KG로지스의 시장점유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택배업계는 그 어떤 때보다 시끌벅적했다.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야기된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행위에 대한 논란은 결국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도 어김없이 택배업계 M&A는 뜨거운 관심사 중 하나였다. 2015년 있었던 택배업계 이슈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2015년 택배 이슈 1. 택배진출 추진했지만 중단한 농협
지난해 택배업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 이와 관련해 택배업계의 반대는 예상보다 거셌다. 성명서를 내고 차량에 현수막을 부착하는 등 업계는 농협의 택배사업 진출 계획 철회를 강하게 주장했다.

거대공룡기업인 농협이 택배시장에 진출할 경우 단가경쟁을 부추겨 민간택배시장에서 중소택배기업의 줄도산과 공멸이 우려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었다. 또 농협법의 테두리에서 사업을 진행할 경우 화물운수사업법 아래에 있는 민간택배기업들과 불공정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의 반대 목소리가 커서인지 농협은 추진하던 택배사업 진출 계획을 잠정 보류했다.

2015년 택배 이슈 2. 중견택배업체 간 M&A 활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견택배업체들 간 M&A가 활발히 진행됐다.

지난해 12월 말 동부택배를 인수한 KG이니시스(구 KG옐로우캡택배)는 올해 초 새로운 브랜드 ‘KG로지스’로 새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양사의 운영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들은 아직도 원만하게 처리되지 않은 상태로, 지속적인 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을 성수기 이후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로젠택배가 경쟁업체인 KGB택배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의 70%이상을 취득, 경영권을 획득했다. 로젠택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KGB택배가 실시한 유상증자에 참여해 KGB택배 지분의 70%이상을 획득했으며, 5월 19일 시너지 창출과 택배업계 발전을 위해 함께 힘을 합쳐 나가기로 최종 협의했다. 유상증자 시 로젠택배가 투입한 금액은 약 165억 원 수준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양사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투 트랙 형식으로 운영 중이며, 로젠택배의 성공신화를 써내려온 최정호 대표이사가 KGB택배의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5년 택배 이슈 3. 쿠팡 VS 택배업계, 법적 공방
택배업계는 지난 10월 쿠팡을 상대로 ‘로켓배송’ 자가용 유상운송에 대한 행위금지가처분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택배업계는 쿠팡의 로켓배송서비스는 화물자동차운송사업 허가를 받지 않은 자가용 차량을 통해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를 하는 행위라며 화물운송시장 질서를 교란시키고 시장 내 공정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택배업계는 올 한해 쿠팡의 로켓배송을 불법배송으로 규정하고 지속적으로 대응해왔다.

반면 쿠팡은 로켓배송의 경우 서비스 시작 전부터 법적인 검토를 충분히 확인하고 시작했으며, 단순 배송이 아닌 고객 만족을 위한 통합서비스일 뿐 유상운송행위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2015년 택배 이슈 4. 커진 당일배송 니즈, 부담스런 택배업계
당일배송서비스를 비롯한 고객 차별화 전략을 물류서비스에서 찾는 화주기업들이 크게 증가하며 택배업계의 고민도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물류서비스 요구조건은 갈수록 증가하고 까다로워지는데 이를 구현해야 할 택배업체들 입장에서는 비용과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일부 택배업체에서는 화주기업이 제시한 서비스 구현을 위해 프로세스 개선과 많은 금액을 투자했지만 예상과 달리 적게 창출되는 물량으로 인해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5년 택배 이슈 5. 택배업계, 네트워크 확보 위한 경쟁 가열
올 한해 택배업계는 각종 네트워크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특히 택배터미널 확대에 많은 역량을 집중했다.

터미널 증축을 추진한 택배업체들은 CJ대한통운, 한진, 현대로지스틱스, 경동택배, 대신택배, KGB택배, 천일택배 등으로, 한진과 현대로지스틱스는 1일 30만 개 이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동남권터미널을 오픈했다. 두 회사는 이곳을 통해 수도권 당일택배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을 수립 중이다.

현대택배와 한진택배와 함께 장지동 물류단지에 입점을 추진한 경동택배는 수도권 서쪽에 위치한 김포고촌물류단지 내 새로운 사옥과 함께 터미널을 구축했다.

CJ대한통운은 잠시 보류됐던 수도권 메가허브터미널 건설을 다시 재개했다. 1일 100만개 이상의 처리능력을 보유하게 될 CJ대한통운의 수도권 메가허브터미널은 택배업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도 KGB택배와 로젠택배, 대신택배, 천일택배 등도 수도권을 비롯한 주요 거점에 터미널 증축을 추진했으며, 일부 업체들은 내년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6년 택배물동량 20억 개 시대 열릴 듯
2016년 택배시장은 올해 대비 최소 7%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물동량도 20억 개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기존 오프라인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기업들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채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시장은 2016년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토바이 등을 활용해 배송서비스를 전개하는 잠재적 경쟁사가 늘어나고 있다. 택배업체들이 이들과 경쟁을 선택할 것인지 협력을 선택할 것인지 여부에 따라서도 시장의 판도는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2~3시간 배송서비스 구현을 위해 일부 업체들은 이들과의 협력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택배단가는 일정부분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일배송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는 화주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그에 합리적인 택배요금을 받고자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쿠팡과의 법적 싸움의 결과에 따라 택배업계는 큰 기로에 설 가능성도 있다. 만약 법원이 쿠팡의 손을 들어줄 경우 택배업계는 대혼란을 겪게 됨은 물론 대형거래처들의 물량 이탈 가속화로 이어져 시장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로젠택배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다. 내년 상반기쯤 결정될 이번 매각 건에는 많은 유통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의 택배사업 진출이 과연 이뤄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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