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초겨울로 접어드는 요즘, 화창한 날보다는 비가 오거나 구름이 끼는 날이 더 많다. 그래서일까 이번 겨울에는 비나 눈이 많이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예감이 맞는지 여러 자료를 찾아보니 올 겨울 날씨를 결정하게 될 변수는 엘니뇨라고 한다.

엘니뇨는 페루와 에콰도르의 바닷물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의 겨울은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엘니뇨는 슈퍼엘니뇨라 눈폭탄을 걱정해야할 것 같다.

눈폭탄에 가장 민감한 분야는 아무래도 온라인쇼핑과 택배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바깥활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쇼핑의 주문이 늘게 된다. 폭설이 내려서 차를 가지고 나갈 수 없는데 대형마트나 오프라인매장에서 장을 보겠는가?

당연히 집에서 TV홈쇼핑이나 모바일로 이것저것 장을 보게 된다. 온라인쇼핑의 가장 큰 변수는 그 어떤 마케팅보다도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크다. 여하튼 택배하기 힘들수록 오히려 택배물동량은 늘어난다.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이점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이나 사고 등의 현상을 무심코 지나치지 않고 하나의 징조로 해석하고 가설을 세운 후 관련 퍼즐을 맞춰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그 퍼즐이 엉뚱하게 전개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퍼즐을 맞출 때까지의 과정에서 해당 현상에 대한 상호연관성이나 인과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2015년 TV홈쇼핑은 ‘7+10시대’가 되었다. 기존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이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별반 다르지 않다. 그냥 TV를 보다가 상품이 마음에 들면 주문하면 되기 때문이다. 생방송인지 아닌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TV를 통해 집에서 편하게 쇼핑’을 하는 개념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극장에 가면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들 중에서 골라봐야 하지만 IPTV나 인터넷에서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것처럼 TV홈쇼핑과 T-커머스의 차이도 그러하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 즉 고객이다. ‘채널을 돌릴 때마다 홈쇼핑을 하네’라는 인식은 자연스럽게 ‘홈쇼핑이 정말 많구나’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소비자의 인식으로부터 출발되는 파생여파는 20살이 된 홈쇼핑이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기보다는 생존과 직결되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은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TV홈쇼핑은 이제까지 외부 시선에서 보면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앞이 훤히 보이는 6차선 고속도로를 저마다 한 차선씩 꽤 차고 달려 왔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더니 눈 폭풍마저 내릴 기세로 날씨가 나빠진데다가 6차선 고속도로에 차들이 잔뜩 몰려오는 바람에 병목현상이 심해져서 앞으로 나가기가 매우 힘든 상황이 되었다.

목적지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우회해서 국도로 갈 것인지, 그냥 그대로 고속도로로 갈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온라인쇼핑을 이끈 홈쇼핑의 미래는?
마냥 기다리고 있으면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은 기존 환경에서는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은 기다린다고 등 떠밀려서 앞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앞으로 가는 것은 고사하고 목적지까지 갈 수조차 없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17개 채널이 된 올해를 기점으로 홈쇼핑이 앞으로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인지 눈여겨봐야 한다. 뭐니 뭐니 해도 지금까지 온라인쇼핑을 이끈 것은 홈쇼핑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그런 지위를 유지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년도와 비교해 보면 외형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전년도 6개사의 매출은 13조 7,000억 원이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는 14조 5,000억 원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 성장은 옛말이 되었다. 전년도 7.9%라는 성장률도 이제 힘든 상황이다.

올해 성장률은 대체적으로 5% 이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올 초 예상 성장률 3.2% 보다 높기는 하지만 왕년을 생각해보면 무색해진다.

판매채널을 보면 우선 TV는 전년에 비해 6.6%P 감소했다. 전년도는 월 평균 7,550억 원 정도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7,000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 기준으로 9조 원 시대를 마감하고 8조 원 시대로 감소한 것이다.

인터넷 역시 전년에 비해 3.9%P가 감소했다. 홈쇼핑에서 TV 이외의 판매채널로 인터넷에 집중했지만 그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인터넷이 아닌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역시 앞으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은 올해부터 4조 원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TV홈쇼핑이 모바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그렇게 급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5년 9월 소매판매 및 온라인쇼핑 동향’을 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 비중이 47.2%를 차지하는 것에 비하면 TV홈쇼핑의 모바일 비율은 이제 27% 수준이기 때문이다.

카탈로그는 이제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 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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