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업계의 법적 소송에도 불구하고 쿠팡 측은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자신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은 지난 3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쿠팡의 혁신과 변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범석 쿠팡 대표는 “로켓배송은 서비스 시작 전 법적인 검토를 충분히 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작한 것”이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택배업계와의 분쟁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은 택배서비스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다. 로켓배송은 단순 배송이 아닌 고객 만족을 위한 통합 서비스”라고 설명하며 “향후 3PL 물류사업을 하거나 물류기업을 인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켓배송’은 물류서비스 아닌 고객 만족 서비스
김범석 대표는 “2017년까지 1조 5,000억을 투자해 전국 21개 물류센터 설립, 로켓배송 관련 인력 등 일자리 4만개 창출 등을 통해 전국 당일배송을 확대할 것”이라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쿠팡은 현재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이커머스기업 국내 최대 규모의 인천물류센터(99,173㎡) 등 2개의 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며 대구, 인천 등 전국 주요거점에 물류센터 14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최근 김천, 광주시 등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범석 대표는 “쿠팡은 전국 당일배송을 목표로 초대형 물류센터를 오는 2016년 18개, 2017년 21개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21개 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전국 당일배송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전국 당일배송이 가능해지면 온라인 마켓의 한계였던 즉시성을 완벽하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김 대표는 “쿠팡은 배송인력 강화를 위해 직접배송인력인 ‘쿠팡맨’을 올해 말까지 5,000명, 2016년까지 1만명, 2017년에는 1만 5,000명까지 늘릴 것”이며 “쿠팡맨은 대부분 20~30대 청년이다. 이들의 연봉이 평균 4,000만원~4,500만원에 달하고 다양한 사내 복지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청년 고용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물류센터와 CS직군에서 근무하는 직원을 포함해 2017년까지 4만 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완벽한 고객 서비스를 위해 자체 배송”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범석 대표는 앞으로 로켓배송을 책임질 인물로 헨리 로(Henry Low) 수석부사장을 소개했다.

헨리 로 수석부사장은 아마존 중국 물류 총괄 부사장과 알리바바 물류부문 대표를 거친 물류전문가로, “로켓배송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혁신적인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로켓배송에 지속적으로 투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알리바바나 아마존이 물류업무를 물류기업에 맡겨 배송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과 달리 쿠팡은 자체 배송망으로 단시간 배송을 실현하고 있다”며 “쿠팡은 상품 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는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을 구축해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적자는 단기적인 문제일 뿐…투자는 계속된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계속되는 적자와 투자금 조달 문제, 택배업계와의 갈등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범석 대표를 비롯한 쿠팡 관계자들은 대규모 투자-대규모 채용-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만을 바라보고 그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올 초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1조 투자금의 행방에 대한 질문에도 묵묵부답이었다.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반면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지적에 김범석 대표는 “로켓배송 투자로 고객 경험에 혁명이 일어나고, 이는 곧 고객 증가로 이어져 쿠팡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에 19조가 넘는 돈을 투자했다. 우리는 고맙게도 장기적인 투자를 지지해주는 투자자들이 있다. 현재의 단기적인 적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김 대표가 예를 들어 말한 ‘아마존 프라임’의 경우, 프라임 회원에게 100달러에 달하는 연회비를 받은 후 무료배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무료 배송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연회비를 받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욱이 김 대표와 쿠팡이 말하는 대규모 투자-채용-물류 인프라 구축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투자에 의존해 이루어지고 있다. ‘쿠팡의 혁신과 변화’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