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관점으로 본 이들에게 물류산업은 ‘블루오션’

최근 다양한 관점과 창의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새롭게 제시하는 비즈니스 모델 중에는 물류와 관련된 것들이 상당수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업체가 신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물류 비즈니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금융수수료로 수익을 창출시키던 전자결제업체가 물류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경쟁자들이 산업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왜 물류사업에 뛰어드는 것일까. 앞서 얘기했듯 물류는 전 세계 경제는 물론 인간의 삶에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산업으로, 많은 기업들이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사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수많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들이 물류회사를 만들고 성장시켜 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 많고, 과다한 물류비를 지출하고 있던 기업들이 아웃소싱이 아닌 직접 회사를 만들어 운영해왔던 것이다.

오늘날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 역시 이러한 형태로 시작한 곳이 대다수다. 최근에도 이러한 형태로 설립되는 물류회사들은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

고정관념 없는 이종산업 경쟁자들 등장
과거 물류사업에 뛰어든 업체들은 대부분 제조업체였지만 최근 새롭게 물류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은 다양한 산업군에 포함된 업체들이라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이는 물류업체들의 경우 운송이면 운송, 보관이면 보관 등 산업 자체를 단편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반면 물류에 대한 고정관념이 없는 이종산업의 기업들은 기존 물류업체들과 달리 입체적이고 다양한 관점에서 산업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A지점에서 B지점까지 어떻게 하면 가장 빨리 상품을 전달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을 때 물류기업들은 자신들이 아는 가장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답을 할 것이다. “상품을 집하해 이를 다시 분류터미널에 입고시킨 후 도착지점으로 보내 발송한다. 이때 보다 빨리 발송하기 위해서는 물류거점은 어디로 이동시키는 게 좋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미 머릿속에 고정관념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류에 대한 전문 지식이 많지 않은 이들의 경우는 “드론을 활용하면 A에서 B까지 가장 빨리 보낼 수 있다”는 식의 답을 내놓을 수 있다.

누구의 답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 당장의 운임과 현실 등을 고려하면 물류기업들의 답이 정답일 수도 있으나 황당해 보이는 답을 제출한 이들 역시 틀리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그러나 이 대목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바로 물류기업의 답은 매번 같거나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진 않을 수 있는 반면 다른 이들의 답은 매번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관점을 한 곳에 집중할 경우 새로운 것을 놓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드라마 ‘미생’에 등장한 이들을 출연시킨 한 보험회사 광고에서 신입 여직원은 매우 저렴한 자동차보험료를 찾아 상사에게 보고한다. 그러나 보고를 받은 상사는 말도 안 된다며 소리치고 부하직원들을 내쫓는다. 그러곤 혼자 인터넷을 검색해보고 자신이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으며 광고는 끝이 난다.

이처럼 고정관념은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진실로부터 귀를 막고 눈을 감아버리게 한다. 그런 사람들이 많은 시장은 누군가에게는 기회의 장, 즉 블루오션의 시장이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이들에게 물류시장은 새로운 기회의 장 ‘블루오션 시장’이지만 물류기업에게는 물류시장이 ‘레드오션 시장’처럼 느껴지는 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틀에 갇혀 새로운 것을 전혀 보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관점을 SCM으로 옮기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것인지를 항상 고민한다. 과거 기업들의 이런 고민은 기술과 제품 혁신에 집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품과 기술의 혁신이 아닌 더 영속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에 집중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가장 먼저 생산 등 한 분야에 머무르던 관점을 SCM으로 확대, 다양한 관점에서 사업을 재해석하고 있다. SCM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바라보다보니 공급사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유형의 콘텐츠가 오가는 물리적인 공급망 사슬을 넘어 무형의 상품이 주를 이루는 디지털 공급망 사슬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전체 공급사슬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다보니 보이지 않던 분야에서의 사업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SCM을 기업의 핵심가치로 삼고 있는 기업들의 사업영역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물류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신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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