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특별하지 않은 물류서비스, 말뿐인 차별화

앞서 알아봤듯이 물류기업들의 대다수는 자신들이 제공 중인 물류서비스의 경쟁력이 그리 높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 자신 있게 내세울만 한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류기업들의 대다수는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말하는 차별화 서비스란 과연 무엇일까? 그들은 진정으로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 중이긴 한 걸까?

어떤 기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또 다른 기업은 차량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내세우며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때론 최대 규모의 물류센터와 수많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차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뛰어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면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있는 건 맞다. 그러나 다른 누군가와 확연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식시켜주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물류기업들이 말하는 차별화 서비스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서비스 그 이상을 제공해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다른 경쟁업체보다 조금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여겨왔다. 물류기업들의 관점이 고객이 아닌 경쟁상대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남들보다 조금만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는 식의 관행에 머물게 하고, 고정된 관점으로 경쟁자보다 더 나은 거점 등 인프라 확대 전략을 추진하게 하고 있다.

경쟁자가 아닌 고객으로 관점을 이동시켜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기는 비즈니스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표적 대상이 당연히 경쟁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관점을 경쟁자에 집중해 저 업체만은 이기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택배업체들은 자신들이 더 많은 물동량을 처리했다고 치열한 경쟁을 일삼았다. 인터넷에 자신들의 서비스에 대한 비난의 글이 도배되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오로지 경쟁자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만 열중했던 것이다. 그리고 언론에서는 그를 바탕으로 순위를 매겨 업체들을 더욱 자극했다.

그들의 관점에서 고객은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다. 오로지 경쟁사보다 앞서야 한다는 생각에 일부 업체에서는 자신들의 물동량을 부풀려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고 업체들은 정확하지도 않은 데이터에 대해 서로를 비난했다. 일부 업체들은 아직도 이를 반복하고 있다.

또한 다른 기업에서 골프택배, 바캉스택배 등의 택배상품을 만들어 발표하면 다른 업체에서 비슷한 상품을 발표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일삼았다. 그러나 그들이 발표한 이러한 상품들은 현재 대부분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고객이 아닌 경쟁사보다 더 많은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시작되다 보니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건 당연한 일.

경쟁업체는 인지의 대상이 되어야지 집중의 대상이 되어선 안 된다. 관점이 경쟁자에 맞춰져 있으면 서비스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틀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윤을 찾아낼 것인지에만 초점이 맞춰지게 되는 것이다. 이는 또 비슷한 정서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자기만의 확실한 무기는 가질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다.

이제부터라도 고객을 바라보는 눈으로 관점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경쟁업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가 빛나는 자신들만의 서비스나 상품이 만들어질 것이다.

한 물류전문가는 “다른 기업 제품을 깎아내리고 저가 경쟁으로 돈줄을 죄고 고객을 빼앗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며 “교만하고 건방진 기업은 망하기 일쑤나 고객들에게 차별점이 각인된 기업은 사랑받아 절대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짝퉁이 아닌 진정한 명품 서비스를 만들어야
일부 물류업체들에서는 자신들은 명품 물류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넘어 더욱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자신들이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한다. 만약 고객들이 물류기업이 말하는 명품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면 매년 입찰을 통해 업체를 바꾸려고 할까?

물류업체들은 매년 고객들이 자신들의 물류비를 낮추기 위해 업체 간 경쟁을 부추긴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자신들이 명품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과연 이런 하소연을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대체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답은 달라졌을 것이다.

명품이란 ‘누군가 얼마를 지불하던 지불한 가격보다 만족감이 더 큰 것’, ‘이용자들이 의문도 갖지 않을 사소한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제품’, ‘다른 것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것’ 등을 말한다. 물류기업들은 스스로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과연 우리가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대체할 수 없는 것인가?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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