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新유통물류 Story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비가 내리면 그 다음날은 확연하게 기온 차이가 난다. 올해도 어김없이 여름에서 가을로 전환되는 시기에 비가 내렸고 비가 온 후 온도가 큰 폭으로 내려갔다.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된 것이다.

만추가 되기 전에 그냥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길이나 알록달록 단풍이 아름답게 드리운 산길을 걷거나 자동차로 드라이빙하고 싶어진다. 그냥 가을이라는 예쁜 화폭에 무념무상으로 자연과 하나가 되고 싶다는 느낌 정도라고 해야할 것 같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가을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있는 것 같다. 남자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모든 걸 다 떠나서 코트 하나 걸치고 분위기 한번 잡아 보는 것도 일상에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여하튼 10월 1일부터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가 주도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나고 이런 저런 말들이 많다. 경기가 계속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틀림없이 박수도 쳐 주고 응원도 해야 한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벤치마킹해서 시작한 것이지만 제대로 정착해서 우리의 쇼핑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첫 걸음을 뗀 것인만큼 뒤뚱거리고 넘어 지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앞으로 전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첫 술에 배가 부를 수 없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대한민국의 화이트프라이데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뛰어넘다.’
가까운 미래에 이런 기사가 나길 기대해 보고 그렇게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근사하고 마음이 뿌듯해진다. 그렇게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밑바탕에는 언제나 최고를 지향하는 우리의 국민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해도 1등을 해야 하고 올림픽을 나가도 금메달을 따야 하며 늘 새로운 것을 가장 빠르게 추구하는 성향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DNA가 아니다.

60~70년대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하나라도 빨리 만들겠다는 열정이 지금 시대에 많은 분야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긴 하지만 최고를 지향하는 열정만큼은 지금 시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여하튼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처럼 되기 위해서 조언을 하자면 단순한 가격 할인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단순한 가격 할인은 다른 나라가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다른 나라가 절대 따라 할 수 없는 것을 해야 한다.

그건 다름이 아니고 바로 우리만의 감성과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SNS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절대 잊으면 안 된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보며 때론 열광하고 때론 슬퍼하며 함께 눈물을 흘리는 것은 사람 냄새나는 감성이 있는 진솔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그런 이야기 하나하나를 차곡차곡 쌓아 가는 우리의 화이트프라이데이를 기원한다.

여러분도 아시는 것처럼 추석이 끝나고 바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시작되었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우리 경기 흐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번 추론해 볼 필요가 있다.

추석도 경기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연중 택배 물동량이 가장 많은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필자는 2012년부터 경기 상황을 체크하는 지수로 명절 택배물동량지수를 측정해 왔다. 2012년 설 물동량을 기준치 1로 보고 다음 명절의 물동량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택배물동량지수를 측정한다.

현재까지 보면 2013년 설 이후로 1이하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추석의 택배물동량지수는 1.53으로 택배물동량지수를 측정한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수치로만 보면 괜찮은 성적이다.

2013년 설 이후로 5번의 명절을 보내는 동안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택배물동량지수로만 분석해 보면 2013년 설이 현재까지 우리의 체감 경기로는 최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올 추석은 전년 추석과 비교해서는 16.4% 상승한 수치이며 올해 설과 비교하면 3.9%가 상승 했다. 경기가 불황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나름대로는 여전히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2014년과 비교해 보면 조금 다른 점이 보인다. 2014년의 추석은 2013년 추석보다 23.3%, 2013년 설보다는 12.7% 상승했다. 2014년의 추석과 비교해 봤을 때 그 상승폭이 6.9%P~8.8%P나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래프를 보더라도 상승 추세 폭이 꺾어진 것이 보인다.

이 추세라면 2016년 설 명절의 택배물동량지수가 1.6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보면 2016년 설을 기점으로 경기가 확연하게 나빠졌다는 것을 체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2012년 추석을 기점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졌고 이로 인해 온라인쇼핑 집중 현상이 나타났다.

2014년 이후에는 모바일 쇼핑의 급성장이 더해지면서 택배물동량지수는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계속 증가했다. 하지만 그 한계점을 지나게 되면 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상관없이 계속해서 성장해 온 온라인 쇼핑도 더 이상 자유로울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보면 지금 온라인쇼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명제는 바로 ‘생존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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