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한국은 1년에 2번 민족대이동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구정과 추석이 되면 도심에서 지방으로 이동하는 사람도 늘고 해외로 여행을 가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한국과 비슷하게 중국도 음력을 사용하니 더 많은 인파가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고향으로, 해외로 이동하게 된다. 일본의 경우는 양력을 사용하고 있어 8월 15일에 휴가철까지 겹쳐 이 또한 민족대이동으로 혼잡한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에는 사람의 대이동과 상품의 이동이 있는데 택배에 초점을 두고 트렌드와 다른 한국물류의 현실을 살펴보고 향후 방향도 제시해 본다.

한국 택배의 현실
이번 추석에도 변함없이 가장 바쁜 물류업종이 무엇인가 보면 역시 생활 속에 밀착 되어 있는 택배업종을 들 수 있다.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을 통해 다양한 추석 상품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 지방 특산물과 농수산물, 장 종류, 일반상온 상품 등을 포함하여 전년대비 가격은 낮아졌으나 상품 종류는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구정에도 택배 물량은 폭증하여 CJ대한통운 택배의 1일 취급량이 511만 개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더 많은 물량이 예상되고 있다.

필자는 택배와 관련하여 일본의 야마토, 사가와는 물론이고 한국 택배기업 중 반 이상의 기업에 들어가서 물류현장, 경영과 마케팅 전략 등을 살펴보고 회의한 적이 있다. 오랜 시간 지켜보니 국내택배도 이전보다는 많이 좋아 지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우선 물류현장에서 배송하는 영업소장의 복장과 접객 서비스에 안전과 친절이 좋아지고 있다. 아직도 현실은 ‘○○택배입니다’라고 배송하는 사람은 적지만 외모에서 나오는 복장과 신발, 말투는 이전보다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

택배상품의 포장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이번 추석에 과일과 저온상품, 상온상품 등을 수령해 보니 비닐포장을 하여 상품을 보호하고 적당량의 냉매제를 넣어 상품에 손상되지 않도록 상품을 배송하고 있어 파손 된 상품이 이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을 알 수가 있었다. 택배는 상품을 영업소 또는 지점에서 집하해 택배터미널(허브 또는 수도권)을 거치게 된다.

상품을 분류할 때는 컨베이어 사용하게 되며 이때 물량이 많아지면 집어 던지게 되는 경우가 있다. 상품의 파손이 줄어든 이유는 상품의 상태가 유지되도록 새로운 박스를 사용한 것도 있지만 상품을 취급하는 방법이 이전보다는 많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택배기업의 대응상황과 태도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이전에는 택배의 오배송, 화물사고, 분실 등이 발생해 택배 콜센터에 전화가 폭증하면 이에 대응하는 인력들의 태도와 응대에 고객이 불만을 쏟아내는 사태가 있었으나 이것 또한 개선되고 있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물류서비스 전반에 관해 생활 속에 택배도 중요한 산업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택배상품의 크기가 많이 변해가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택배상품 중에는 이형화물 상품이 끼어 있어 택배터미널에서 분류할 때에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택배기업들이 작업 현장에서 위험물 상품과 크기가 다른 대형 상품을 분류하여 취급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상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종래의 중후장대(重厚長大)인 무겁고 두껍고, 길고, 큰 상품 종류에서 휴대하기 편리하고 받기 용이한 경박단소(經薄短小)인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상품으로 선택이 변해 가고 있다.

구정과 추석이 되면 물량은 폭증하여 택배기업들은 추석을 전후하여 2주~4주전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하게 되고 예상 외의 상황이 벌어지면 본사 인원을 각 지점과 터미널 등에 투입하여 안전하고 확실하게 택배상품의 처리를 완수하게 하고 있다.

여기에서 필자가 이전부터 강조해온 것은 멈추지 않는 물류의 흐름으로 고객은 일요일에도 상품이 배송되면 받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미 선진국 물류에서는 인력을 교대해서라도 토요일, 때로는 일요일에도 택배상품을 배송하고 있어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리성과 안전, 안심감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체국택배가 토, 일요일 배송을 안 한다고 했을 때 택배기업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으로부터 필자에게 연락이 와서 ‘우체국이 쉬면 일반택배기업도 같이 쉬어야 하나요?’라고 문의가 있었는데 여기에 나는 명확하게 이렇게 회신해 주었다. 여러분이 볼 때 고객이 왜 택배기업의 상황에 맞춰 토, 일요일에 상품을 받을 수 없어야 되나요. 상품을 수취하는 것은 고객의 범위입니다.

택배기업은 멈추지 않는 물류를 기본으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하고 여기에 영업소장의 친절한 접객서비스를 향상시켜야 된다고 어드바이스한 적이 있다. 시간이 흘러 9월 들어 다시 우체국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지난번에 금요일 배송을 마감하려면 저온상품 등은 목요일 마감처리 해야 하니 고객은 우체국택배를 점점 떠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국 택배의 현실은 아직도 넘어야 할 과제가 많다고 본다. 쿠팡이라는 기업이 주목 받고 있는데 유통과 물류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로켓배송의 경우 상품 가격이 9,800원 이상은 무료, 그 이하는 유료배송으로 서비스하는 중이다. 종래에 일본에서 아마존이 2,500엔 이하를 유료배송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전 상품을 무료배송 한 시기도 있었으나 판매가격이 너무 저렴한 상품은 종류와 가격에 따라 배송료를 별도로 추가해서 받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고객지향적인 배송서비스로 인해 부가가치가 창출되었다면 배송시간, 품질, 서비스에 관해 차별화 된 가격 설정은 당연히 고객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고 가치를 제공해도 무방하다. 도심과 밀집지역에서 1시간 내 프라임 배송, 당일 배송, 오전 배송, 쿠팡의 특정상품에 한정된 로켓배송 등은 고객의 편리성에 가치를 둔 물류서비스의 제공이다.

한국의 택배도 올해로 23년을 맞이하여 영업소장이 배송하면서 고객의 전화에 응대해야 하고 당일배송 예상 시간대를 사전에 보내는 것은 많이 좋아졌다고 하겠다. 물론 현 상황에서 택배상품을 관리인에게 맡기거나 집 앞에 놓고 가는 사정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을 통해서 주문한 상품 또는 개인과 개인 간에 주고받는 택배상품 등에 있어 소중한 상품을 당일택배, 시간대 배송 등을 통해 고객 편리성을 고려한 택배로 전환 되어야 할 시기에 와있다.

지난 1992년에 야마토 택배가 시간대 배송을 시작하였고 중국의 순풍 등 주요택배기업 들이 당일택배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택배는 언제까지 익일배송이 주류가 되어야하는지 같이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한국 소비자의 현실
한중일 시장의 택배 취급 개수를 비교해 보면 한국은 2014년도에 16억 개 이상, 일본은 36억 개 이상, 중국은 135억 개의 택배상품을 취급한다고 한다. 2자리의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택배시장, 이미 6~7% 성장으로 성장이 멈추어진 한국택배, 거의 36억 개에서 매년 5천~1억 개 이상 증가가 예상되는 일본택배의 상황을 보면 한국택배는 이제부터는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의 시기에 와 있다.

물량을 이동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시대는 끝났고 고객이 안전하게 택배상품을 원하는 시간대에 어느 장소에서든 지정하면 받게 되는 택배가 탄생한다면 한국택배는 더 좋아질 것이다.

글로벌시장에서 배달문화가 가장 앞서는 것이 한국이라고 한다. 자장면, 피자, 족발, 치맥 등 뭐든지 주문하면 달려가는 한국의 배달문화에 택배문화도 방향과 속도를 낸다면 더 소비자가 원하고 사랑받는 생활밀착형의 택배로 나갈 것이다.

고객은 눈에 보이는 것에 민감하다. 영업소장의 배송에 있어 아무리 배송건수가 많고 달리면서 배송한다고 해도 ‘택배요’하는 것보다는 ‘○○택배입니다’라고 말해 주어야 고객은 문을 열기도 좋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게 될 것이며 택배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고객은 주문한 상품이 안전하게 배송될 때에 만족하며 감사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본사와 터미널, 지점, 영업소와 관련된 택배사업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할 것이다. 이번 추석에 쉬지 않고 배송해준 택배기업 영업소장과 관계자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한국택배가 더 선진화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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