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휘 박사의 물류키워드 흐름과 이해

글로벌시대에는 국내외의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지게 된다. 오늘날 한국에서의 소비는 오랜 저성장으로 인해 충동구매보다는 가격대비 품질과 가치, 기능을 고려한 합리적인 구매가 필요하다. 경박단소(輕薄短小)의 시대로,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 것을 선호하고 불필요한 것을 지양하는 흐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국내 유통시장, 포화상태의 돌파구 필요
유통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점포를 오프라인이라 하고 전자상거래의 수단을 온라인, 스마트폰을 이용한 구매와 결제수단을 모바일이라고 한다. 요즘은 다양한 상품과 종류, 기능, 용도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한국의 소비는 10인 10색의 소비자 지향으로, 개성화, 차별화, 다양화, 맞춤형의 사회로 변해가는 중이다.

한국의 유통시장은 대형마트가 44조 원을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백화점도 34조 원의 시장규모에서 줄어들기 시작하였다. 이에 비해 전자상거래시장은 45조 원 규모에 해외 직구시장은 1.5조 원으로 매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체가 생산하는 상품은 이미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에서 다품종, 소량, 다빈도, 고 출하의 흐름으로 변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적재적소에서 배송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미 제조업체는 다양한 상품의 생산라인에서 국내외로 상품 종류별로 생산라인을 구분하여 보유, 해외에서는 현지화 전략을 진행 중에 있다. 또한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매장을 가보면 상품이 넘쳐나고 있다. 판매부진이 지속되면서 부동 재고에 과잉 재고가 늘어나게 되어 1+1, 2+1 등 묶음판매와 같은 판촉행사를 통해 제조업으로부터 발주한 상품을 소진하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세월호의 여파로 모임과 행사를 자제했고 올해는 메르스로 인해 전자상거래 주문이 늘다보니 매장에 남아도는 과잉상품이 백화점의 80-90% 대량방출 세일로 이어지는 상황이 되고 있다. 소비자는 갈수록 현명해져 불필요한 상품은 구매하지 않으려 하고, 제조자의 상품을 유통기업이 재고로 보유하면서 판매하는 시점에 매출이 발생하는 VMI(Vendor Management Inventory)를 비즈니스 모델로 진행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일본 유통시장은 포화시장이 돼 급속하게 대형마트의 매출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하였고, 1990년대 백화점은 전성기에 10조 엔이상의 매출에서 요즘에는 5조 엔대로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

2000년대 들어 백화점 간의 경영 통합과 매수 합병이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유통, 물류, 산업계에 있어서 업계 1위 기업이 되기 위해 상위집중 흐름으로 사업규모의 파이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다. 대형점포는 우리 생활에 밀착된 온라인, 모바일 등 전자상거래를 통한 주문량의 증가에 시간, 장소, 구매의 편리성을 강점으로 살린 편의점의 지속성장으로 점점 시장 규모는 줄어들어 경영혁신의 탈출구를 찾기 시작하였다. 지금 한국의 유통은 이와 유사한 흐름에 와 있다.

수익성 있는 빠른 배송이 필요
한국의 유통매장에 가보면 브랜드상품(National Brand, NB)에서 다점포화의 강점을 활용하여 소비자 니즈에 맞춰 유통기업이 발굴하여 판매한 PB(Private Brand)상품을 다양하게 볼 수가 있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할 때 사용빈도가 높은 상품 중에서 생수, 휴지, 기타 상온상품은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기보다는 적정한 타이밍에 발주한 상품을 재배송 해주기를 원하는 시대로 전환하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라인에서 만든 상품은 유통채널을 줄이는 만큼 상품가격은 저렴해질 것이고 재고 부담의 리스크와 반품 문제의 어려움은 줄어들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구매빈도가 높은 상품을 중심으로 2시간 안에 배송한다는 로켓배송을 시작하였고 티몬은 묶음배송을 추진하였으며 이베이코리아의 옥션과 G마켓은 스마트배송을 제공하겠다고 나서며 고객 접점에 가까운 배송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오프라인의 다점포화를 구축해온 유통기업 이마트도 수도권에 가까운 곳에 입점해 배송하는 당일과 시간대 배송을 추진하였고 롯데마트도 강남의 중심가에서 여러 점포에서 주문받은 것을 빠르게 배송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온오프라인, 소셜사이트, 오픈마켓 등에서 스피드배송은 한국에서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한국은 인구 5,000만명시대로 수년 후에는 약 5,200만명을 절정으로 인구는 줄어들게 되고, 매년 44만명이 출생해 65세 이상의 실버인구는 13% 650만명으로 매년 늘어만 갈 것이다.

이와 같은 타이밍에 해외의 대형유통과 전자상거래기업인 이케아는 작년 말에 광명시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크게 주목받으며 매장을 오픈하였다. 가격이 비싼 편이고 구매상품의 선택에 있어 라이프스타일에서 조금 빗나갔지만 5년 후에 중장기 목표인 1조 원 매출을 향해 전략 방안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의 소비자에게 인식되어온 무료배송이 근·원거리 배송과 규격, 중량, 배송의 리드타임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있으니 어느정도 정착하고 전환될 것인가를 생각해야만 한다.

1990년대 일본의 저성장시기에 이케아는 진출하여 소비자의 니즈에 응대하지 못해 철수하였다가 2000년대 들어와 안정적으로 정착해오고 있다. 한국에는 한샘이 조립배송의 강자로 1조 3,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올리고 이케아 대응의 소규모 주방용기, 생활필수품 등 상품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요즘도 계속 화두가 되고 있는 아마존은 글로벌 14개국 이상에 80조 원이상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고 프라임 배송, 키바로봇, 후레쉬차량 등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대형물류센터에 최대의 SKU를 재고해서 고객 주문 시에 계약된 배송거래처에 의해 빠른 배송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에는 2000년대 초에 진출하여 일본인구 1억 2,780만 명 중에 5,000만 명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국에 약 13개의 대형물류거점을 확보하고 배송물류는 일본 택배 넘버원의 야마토택배를 사용하고 있다.

수년 전으로 기억되는데 아마존이 2,500엔이상 무료배송을 실시했을 때 택배기업과 전국의 소화물운송기업에게는 위협의 존재가 되었으나 작년부터 아마존 관련의 전국배송은 야마토와 계약함으로써 시간대 배송, 당일 배송, 익일 배송, 점두 수취 배송 등이 시행되고 있다. 야마토의 배송품질과 서비스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로 인해 2013년도 택배물량은 36억 개 중에서 야마토는 16억 개이상으로 전년대비 2~3억 개가 늘었고 사가와큐빈은 1억 개이상이 줄어들었다. 2014년도에는 4월에 소비세 8% 인상의 영향도 있어 2014년은 35억 7,000만 개로 전년대비 0.7%가 줄어든 상태이다.

요즘 들어 일본의 물류는 미국과 비슷하게 물류인력이 부족한데, 고령화에 후계자 부족, 장기운전자 부족으로 물류단가가 상승하고 있다. 물류서비스와 가격, 품질에 따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쿠팡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대형물류센터를 덕평에 3만평 규모를 내년에 오픈할 예정이고 김천에 1,000억 규모를 투자하여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미 소프트뱅크로부터 1조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아마존, 이베이코리아와 달리 자사의 물류센터에 정직원 ‘쿠팡맨’을 통해 고객이 집중된 지역에 배송망을 구축하는 고객지향서비스 비즈니스모델도 돋보인다.

규모의 경제로 인해 물량이 많다보니 다빈도 주문과 수요예측이 가능한 상품군은 경쟁 타사보다 저렴하고 매주, 매달 등록된 일자에 정기적으로 상품을 배송해준다. 이렇게 빠른 배송서비스는 소비자에게 반가운 소식이지만, 지금까지 2~3천억 원대의 적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어느 시점에서 수익구조가 발생할지도 의문이다.

참고로 야마토는 1976년부터 택배를 투자해 5년 만에 투자 수익을 회수하기 시작하였고 아마존은 지금도 새로운 인프라에 물류거점, 인력 등에 지속적인 투자로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쿠팡의 물류서비스를 야마토는 이미 진행해온 것인데 쿠팡은 유통과 물류를 움직이고 있어 강점이 될 수도 있으니 한국 택배기업과 유통기업들도 이제는 품질과 서비스 경쟁시대로 가치 있는 물류혁신의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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