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수의 콜드체인과 적정물류온도

며칠 전 경제신문이 유통회사의 신선야채 상추가 콜드체인 관리와 공기조절(CA) 방식으로 1주일 유통기간을 한 달 이상 장기화시킨 결과를 보도했다. 유통기간을 4배 확장한 효과이다. 한 달 지난 상추의 상품의 품질이 더 싱싱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경제적 이익이 확실하면 우리나라의 콜드체인에 대한 관심과 투자도 자연히 활발해지리라는 낙관적인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는 좁아서 콜드체인관리가 필요없다?
흔히 우리나라의 물류 최장거리는 450Km를 넘지 않고 배송시간은 하루 정도로, 좁은 국토에서는 콜드체인 관리 없이도 큰 문제는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각 매장, 업체마다 나름대로 콜드체인 포장관리를 하고 있다.

동해안 포항이나 영덕에서 잡은 수산물은 다음날 오전 중에 배달된다. 저녁 늦게 고속버스로 보낼 때 스티로폼(styrofoam) 박스 안에 수산물을 넣고 얼음 또는 냉매 두어 개를 넣은 채 다음날 오전에 배달하니 12시간 내 배송비 5,000원 더 주어야하지만 비교적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 수산물보다 온도에 덜 민감한 농산물은 12시간이 지나도 포장만 잘하면 신선함을 유지한다.

그래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소위 콜드체인 관리를 손쉽게 산지에서 포장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투자시설도, 기계장치도 필요없다. 스티로폼 박스의 두께와 외부온도, 식품의 종류에 따라 냉매 개수를 조정하여 선도를 유지한다. 매장 스스로 원거리 매출액을 늘리기 위한 개별 콜드체인 작업방식을 쓰고 있고 상인들의 경험에 의한 실전교육을 종업원들에게 실시하고 있는 현실이다.

품질이 떨어지면 인체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품의 경우에는 식품위생법이 강력해 축산물의 경우는 해썹 등에서 정한 기준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품의 안전은 상인들의 자발적이고 개별적 기준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기준이 없어 식품 품질 유지에 대한 전반적인 개도나 교육을 할 수 없다. 선진국처럼 국가적 기준과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적인 표준이 없다하더라도 적어도 식품 산업군에서 통용되는 일정한 단체의 기준이 정해져 있어야 식품의 안전과 품질이 유지되는 게 아닌가. 본인이 속해있는 사단법인 한국식품콜드체인협회는 이 문제를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삼고 있다.

콜드체인의 온도 관리는 적정온도 유지
상품마다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보관온도는 다르다. 아이스크림은 영하 25도, 사과 0도, 바나나 13도, 감자 10도, 새우 영하18도 등 식품마다 다르다. 유지해야 하는 온도는 외부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해야 한다.

콜드체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므로 냉동이나 냉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추운 겨울 외부온도가 영하 20도라면 차량이나 창고의 온도를 올려주어야 적정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우는 냉각장치가 필요한 게 아니라 보온장치가 필요하다. 얼어버리면 부패방지는 될지 몰라도 품질유지는 안 된다. 냉장차량의 내부온도 조절이 용이해야하고 다른 온도대 식품과 혼합운송하는 경우에는 온도차단막이나 별실 운영 등에 관한 요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콜드체인 관리는 시스템이다. 공급사슬 전 과정에 중단 없는 이행이 필요하다. 생산지에서부터 소비자까지 가는 5~6개의 공급채널 중에서 한군데만 잘못되어도 식품의 품질은 손상된다. 이 공급과정의 책임과 역할 분담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품질에 손상이 생겨도 누구의 잘못인지 불분명해지고 상품의 가치는 떨어진다.

운송과 보관의 일률적인 적정온도 유지와 그 중간과정의 급격한 온도변화를 막기 위한 상하차 요령, 하역방식, 예냉설비, 차단막 설치 등 전체적인 연속과정을 총괄하는 관리시스템이 있어야 완벽해질 수 있다.

발전된 전자통신장비로 인해 온라인으로 식품의 현재 보관온도, 운송 중 온도를 모니터하고 오류를 즉시 시정하는 관리적 발전이 가능해졌다. 이때 기기설비 비용과 설치비용, 관리비 등이 발생하는데 상품품질의 대외 신임도에 의한 판매량 증가와 클레임 감소에 의한 비용 절감 등을 고려해서 경제적 이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친환경적인 단열재, 도구, 용기 제작이 필요해
2016년부터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각종 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 시설의 소유자 또는 운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하게 된다. 콜드체인용 차량 단열재나 보관창고 벽재에 쓰이는 스티로폼 즉 폴리스티렌은 생산 시에 국제적 오존파괴지수나 지구온난화지수에 문제없으며 재활용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다만 화재에 취약해 화재가 발생하면 진압이 어렵고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므로 취급주의를 요하고 있지만 콜드체인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단열벽재인 샌드위치 패널의 중간부분에 사용되며, 매장에서는 냉장용기나 일회용 식기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뉴욕 시에서는 발포폴리스티렌을 환경유해물질로 보고 올해 7월부터 식기(일회용 컵, 접시 등) 제공을 금지시키고 있으며,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1월부터는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근원적으로 자연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이 어려워 쓰레기 발생의 주원인인 환경유해물질로 보고 있다.

대만에서도 일회용 컵에 고열액체가 담긴 경우 발암물질인 벤진 등이 용출되어 식기 등의 사용을 제한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냉장용 식품운송에 많이 쓰이고 있는 스티로폼의 사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 대체 재질인 발포우레탄 계열은 일반적으로 쓰고 있는 발포제 HCFC 141b의 사용이 지구온난화 및 친환경 규제기준에 위배되고 있어 선진국은 이미 생산을 중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10%이상 생산을 감축하는 등 조만간 생산금지품이 될 전망이다.

이에 시클로펜탄(Cyclo Pentane)으로 전환하고 있으나 생산 시 폭발우려가 있어 방폭시설 등에 막대한 시설투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콜드체인 시설 측면에서는 사용이 편하고 경제적인 또 다른 단열재의 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 사회적 캠페인으로 음식물 줄이기 성공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서 지구환경을 청결케하고 식품 자원의 보존으로 가격과 공급을 원활히 하자는데 콜드체인의 궁극적 목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식당에서 평균 20%이상의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쓰레기로 나온다(우리나라 하루 음식물 쓰레기량은 1만 4,000톤). 콜드체인물류의 확산으로 신선한 재료를 제공해 신선한 맛을 유지하면 쓰레기양이 줄어지지 않을까?

무엇보다 먹을 만큼만 메뉴로 공급하는 문화적인 소박함도 함께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콜드체인물류가 인류발전에 앞장서야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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