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Ⅰ. 대한민국 콜드체인, 현주소와 미래 과제 ①

기고자 : 최시영 물류경영연구원 원장

식생활 변화에 따라 우리 식탁은 과거보다 과일, 육류, 생선 등 농수축산식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기후는 변화되어 여름철은 온도가 급상승하고 여름철도 길어지고 있어 식품 유통과정에서 안전관리를 위한 식품의 온도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2013년 8월 9일 이언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경기 광명을)은 녹색소비자연대와 녹색식품연구소와 공동으로 토론회를 개최하여 안전한 먹거리 유통을 논의한 바 있다.

이언주 의원은 “우리나라의 콜드체인시스템은 매우 후진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며,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냉장 및 냉동 차량, 저장창고 등 저온물류 관련 산업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위한 선별적 지원 방안 마련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토론 결과를 종합해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의 정책적 지원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입법은 아직 마련되지 못하였다. 이에 본고를 통해 국내 콜드 체인의 오늘과 내일을 살펴보고자 한다.

1. 콜드체인이란?
먼저 콜드체인의 유래부터 살펴보자. 우리 조상들은 서빙고를 두어 얼음을 이용하여 음식물의 온도 및 신선도를 유지하였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에서의 콜드체인은 19세기 초 냉동기의 발명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콜드체인이란 냉장과 냉동물품의 생산, 배송, 저장 및 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상호 관련되는 작업을 표현하는 전문용어로써 각 기관마다 다양하게 정의하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온도를 제어하는 공급사슬(A cold chain is a temperature-controlled supply chain)로 정의한다(위키피디아).

그래서 콜드체인은 콜드체인물류(Cold chain logistics)로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콜드체인은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를 지향하여 원재료 획득 및 냉각 → 냉장보관 → 냉장가공 → 냉장운송 → 냉장 판매의 과정으로 수행된다. 이때 냉장이라 함은 냉장·냉동을 포함한 넓은 의미이다.

최근에는 스마트 콜드체인관리(SCCM : Smart Cold Chain Management)라는 용어도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저온의 냉장 및 냉동 물류에 있어서 RFID/USN을 이용하여 원자재, 제조, 물류, 유통 등의 밸류 체인(Value chain) 전반을 지능화하여 물류 안전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콜드체인은 일반적인 공급사슬과 달리 취급물품의 특성이 고려되어 시효성, 복잡성 및 고원가성 등의 특징을 지닌다. 시효성은 부패하기 쉬운 물품은 저장성이 낮기에 콜드체인에서는 유효기간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고, 복잡성은 콜드체인의 전 과정에서 제냉기술, 보온기술, 상품품질 메커니즘 및 모니터링 등에 다양한 기반기술이 필요하고 취급되는 물품은 물품 종류에 따라 상이한 온도제한 및 저장시간의 요구가 있어 콜드체인 관리는 복잡하다는 의미이다.

고원가성은 콜드체인 설비부분에서 냉장창고의 건설과 냉장차량의 구입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또한 운영할 때에도 지속적으로 전기 등의 에너지를 활용하여야 하기 때문에 운영 원가 또한 상온 물류보다 높다는 의미이다. 실제 요금기준으로 운송의 경우 30%, 창고의 경우 130%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표 1> 참조).

콜드체인을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하여 ‘3P 원칙(=Product quality, Process, Package)’, ‘3C 원칙(= Care, Clean, Chilling)’, ‘3T 원칙(= Temperature, Time, Tolerance)’, ‘3Q 원칙(= Quantity control, Quality standard, Quick operation)’ 및 ‘3M 원칙(= Means, Methods, Management)’ 등의 콜드체인 원칙이 제시된다.

콜드체인에서는 물품의 온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설비에 대한 기준이 통일되어 있으면 좋으나 그러하지 않다. 예로서 국내 보관의 경우 냉장창고를 F급(-20도 이하), C1급(-10도〜-20도), C2급(-2도〜-10도), C3급(10도〜-2도)로 4등분하는데 일본은 F급 4단계, C급 3단계로 총 7단계로 구분한다. 반면 콜드체인 업계에서는 Banana(13도), Chill(2도), Frozen(-18도), Deep frozen(-29도)로 구분한다. 따라서 콜드체인물류업체들은 화주와 계약할 때 품온 및 관리방식을 하나하나 정하여야 한다(<표 2> 참조).

콜드체인 구축의 기대 효과는 크게 식품안전, 신선도 유지 및 쓰레기 등 폐기물 감소의 3가지로 볼 수 있다. 즉 식자재를 냉장 관리하고 청결하게 관리함으로써 식자재로부터 발생하는 식중독 등의 질환을 감소시키고 냉장 상태로 식품을 유통하여 식품의 신선도를 높이는 한편 이를 통해 폐기물을 줄인다. 홈플러스의 경우 시금치를 농장에서 채취한 후 바로 예냉 처리하여 유통함으로써 신선도를 유지시켜 판매를 증가시키고 폐기물을 감소시키고 있다(<표 3> 참조).

2. 국내외 콜드체인 시장
세계 식품 콜드체인의 시장 규모는 2013년 978억 4,000만 달러 수준에서 2019년 2,334억 8,000만 달러 수준으로 연평균 15.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marketsandmarkets).

지역별로 보면 2014년 기준으로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태평양, 기타 지역 순으로 시장 규모가 크다. 2019년 이후에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유럽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시아에서는 중국 시장이 연평균 25% 성장하여 콜드체인 시장의 성장을 주도한다. 그 결과 2017년 중국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4,700억 위안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olandberger).

우리나라의 식품 콜드체인 시장 규모는 6조〜9조 원 규모로 추정되며, 식품콜드체인의 대상인 식품 유통업은 연평균 9.7% 성장한다(물류신문사, 2015 물류총람). 이를 정리하면 식품콜드체인 시장은 GDP의 1% 미만의 작은 시장이나 매년 15% 이상 고속 성장하는 시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의 냉장·냉동유통 비율이 평균 22.4%이다. 평균 이상으로 콜드체인 처리하는 품목은 쇠고기 98.3%, 돼지고기 98.1%, 닭고기 97.7%, 계란 76.4%, 명태 78.7%, 물오징어 88.6% 등으로 축산물과 수산물이 대부분이다. 반면 콜드체인을 하여야 하는 엽채, 채소류, 과채류, 과실류의 경우 콜드체인 하는 비율은 마늘 12.2%를 제외하고 모두 3%〜7%에 불과하여 농산물의 경우 아직 콜드체인이 미진함을 나타낸다.

콜드체인을 지원하는 물류설비 현황을 보면, 콜드체인 운송을 담당하는 냉장차량은 2014년 기준 총 11만 357대로 화물차량 335만 3,683대 중 3.3%를 점유한다. 그중 자가용이 9만 7,406대로 88.3%를 차지하고 영업용은 1만 2,472대에 불과하다(e-나라지표). 냉장창고는 2013년 기준으로 기업체 232개사, 냉장창고의 면적은 야적장 포함하여 221만 8,213㎡, 매출액은 4,826억 원이다.

식품 콜드체인의 대상인 농산물은 다단계 유통구조를 갖고 있어 유통이 효율적이지 못하다. 2012년 기준으로 유통비중이 53%인 전통적 경로인 도매시장의 경우 생산자 → 산지유통인(1) → 산지유통인(2) → 도매시장법인 → 중도매인 → 소매점 → 소비자로 연결되어 유통단계가 7단계이며, 도매 유통비중이 28%인 생산자단체 계열화한 경우도 생산자 → 산지단체 → 농협도매조직 → 소비자단체 → 소매점 → 소비자의 6단계에 이른다. 반면 직거래 비중은 4% 수준으로 미미하다(연합뉴스). 그 결과 농축산물의 유통비용이 공산품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 무, 배추 등 엽근채류는 69.6%에 이르고 과일류도 50.4%, 축산류도 41.9%에 이른다.

3. 국내 콜드체인의 문제점
먼저 콜드체인관리 목적 차원에서 문제점을 살펴보자. 콜드체인을 구축하는 까닭은 식품안전, 식품의 신선도 유지 및 폐기물 감축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식품을 안전하게 생산하고 유통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HACCP(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또는 ISO 22000 기준을 권장하고 있다. 축산물의 경우 산지에서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HACCP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나 농산물의 경우 유통단계에, 수산물의 경우 전 단계에 아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에 이르는 전 단계에HACCP 기준이 마련된 축산물의 HACCP 기준 적용 실태를 보면 HACCP 인증업체는 2015년 4월 10일 현재 축산물안전관리인증원에서 중복제외하고 7,983개소이다.

단계별 HACCP 인증업체 비율은 한우사육업 31.1%, 돼지사육업 15.0%, 식육포장처리업 16.6%로 비교적 높은 편이나 식육판매업(5.5%), 축산물보관업(0.1%), 축산물운반업(0.5%)의 경우 보급이 미진하여 축산물 콜드체인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콜드체인은 공급사슬임으로 어느 한 사슬이라도 끊어지면 전체 사슬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 공급사슬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못한 농산물 및 수산물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신선도 유지를 위한 제도 또한 미진하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는 식품별 신선도 유지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같은 포도라도 품종, 온도, 습도, 소비자의 맛에 따라 보관 유통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뒷받침할 학문 연구 및 기준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기준이 없다. 안전차원에서의 기준만 마련되어 있을 뿐이다. 홈플러스에서 시금치 유통개선을 꾀한 것과 같이 개별 기업들이 사업차원에서 일부 품목에 대한 콜드체인 개선을 연구하고 있는 수준이다.

폐기물 관점에서 보면 음식폐기물은 20〜50%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Kader, 2012). 음식폐기물은 수확단계에서부터 소비단계에 이르기까지 발생되는데 주원인은 온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 있다. 즉 예냉처리를 하지 못함으로써 유통단계 및 소비단계에서 부패하는 것이다. 예냉설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규모의 물량이 있어야 하는데 농가의 생산이 소규모 단위로 되어 있어 애로를 겪고 있다.

유통구조면에서 살펴보면 다단계 유통, C2C 콜드체인 미비, 국제 콜드체인 미비 등이 제시된다. 다단계 유통문제는 앞서 지적한 바대로 6〜7단계로 유통되어 유통비용이 엽근채류의 경우 70%에 이르는 수준이다. C2C 콜드체인 미비는 점증하고 있는 농산물 직구시장에 대응하는 택배서비스에서 냉장택배서비스가 없다는 것으로, 일본 야마토 택배의 경우 냉장택배가 전체 택배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을 고려하면 냉장택배서비스 개발이 절실히 필요하다.

농수축산물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수입이 대부분을 차지하나 우유의 경우 축산농가의 생산량은 일정하게 유지되나 소비자들의 우유소비 둔화로 원유가 남아돈다. 반대로 중국에서는 한국의 우유 및 분유를 선호한다. 그러나 대 중국 콜드체인물류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수출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4. 합리적 콜드체인 구축을 위한 과제
합리적인 콜드체인 구축을 위한 과제는 합리적인 SCM 구축과제와 유사하다. 따라서 우선 표준화, 공동화, 정보화 등의 과제가 제시된다. 먼저 표준화를 살펴보자.

표준에는 프로세스 표준, 용기 표준, 관리 표준 등을 검토할 수 있다. 작업 프로세스 표준을 위해 식품안전차원에서의 기준인 HACCP, ISO 22000 등이 있으나 축산물을 제외하고는 전 과정의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HACCP, ISO 22000마저 인증 후 관리차원에서 관리비용이 발생하여 농수축산업의 생산, 유통에 종사하는 소상공인들은 이를 준수하기가 현실적으로 곤란하다. 따라서 소상공인들도 준수할 수 있는 식품콜드체인 표준 프로세스가 정립되어야 한다. 프로세스를 지원하기 위한 용기, 포장 등의 표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신선도 유지를 위해서는 식품별 관리 표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보관 과정에서는 1도 단위로 식품을 보관하도록 하면서 운송단계에서는 냉장과 냉동으로 구분하여 관리하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따라서 식품별 보관 온도 및 운송온도를 정확하게 마련하여야 한다.

공동화는 예냉단계부터 필요하다. 폐기물 감축을 위해서 산지에서 예냉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서는 예냉설비의 경제적 작업물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러나 생산자는 농민들로 소농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소농의 작물들을 집단화, 공동화하여 예냉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현재 정부에서 APC, FPC, 대형패커 등의 확충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이러한 활동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정보화는 농장에서 식탁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관리하기 위해 모니터링할 때 필요하다. 단계별로 저온관리를 잘하고 있다 하더라도 어느 한 곳의 사슬에서 제대로 온도관리가 되지 못하는 경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농장에서 식탁까지 온도, 습도 등 필요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콜드체인 모니터링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다음으로 제기되는 과제는 다단계 유통의 축소이다. 6〜7단계로 되어 있는 농수축산물의 유통을 생산자 → 산지유통센터 → 소비지 유통센터 → 소비자로 연결하는 유통구조 혁신이다. 이를 위해서 산지유통센터의 확충과 소비지 유통센터의 확충이 필수적이다. 산지유통센터는 농어민 및 축산농가 보호차원에서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소비지 유통센터는 개별 기업들이 물류합리화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소비지 유통센터의 확충에 대한 민관의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로 민관이 콜드체인 합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합리적 판단을 하여야 할 때 콜드체인 DB가 필요한데 DB 구축이 미흡하여 애로를 겪고 있다. 따라서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콜드체인 DB 구축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콜드체인에 대한 기초 정보뿐 아니라 콜드체인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영 상태까지 파악하여 콜드체인 산업의 실태를 정확하게 파악한다.

넷째로 콜드체인물류의 글로벌화에 대비한 물류거점의 정비이다. 수입농산물의 경우 수입항 → 소비지 물류센터 → 소비지 시장 → 소매상→ 소비자로 유통되는 다단계 유통을 수입항 → 물류센터 → 소매상 → 소비자로 정비하기 위해 수입항 배후부지에 콜드체인 물류거점이 마련되어야 하며 수출의 경우 단위화하기 위해 콜드체인 물류거점이 필요하다.

다섯째로 콜드체인물류에서 사용되는 단열재, 모니터링 장비 등의 개발이 필요하다. 같은 소재라도 더 경제적이며 효과가 좋은 소재를 개발하여 글로벌 표준제품으로 인정받는 경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개발 및 표준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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